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오랜만에] 감상 - 그대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003 작성일 2017-04-28 22:21 조회수 1277

lHfVNJPS2VlLljdspCtmGCg4cuBDYJM.jpg


그대


1.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참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손목을 쥔 채
그냥 더워오는 우리들의 체온

내 손바닥에
점 찍힌 하나의 슬픔이 있을 때
벌판을 적시는 강물처럼
폭 넓은 슬픔으로 오히려
다사로운 그대

2.
이만치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내가 그대를 부른다
그대가 또한 나를 부른다

멀어질 수도 없는
가까워질 수도 없는
이 엄연한 사랑의 거리 앞에서
나의 울음은 참회와 같다

3.
제야의 촛불처럼
나 혼자
황홀히 켜졌다간
꺼져 버리고 싶다

외로움이란
내가 그대에게
그대가 나에게
서로 등을 기대고 울고 있는 것이다.



                                                           - 이형기




IE000937709_STD.jpg
李炯基 (1933 ~ 2005)

경남 진주 출생.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연합신문> <동양통신>
<서울신문> 기자 및 <대한일보> 정치부장·문화부장, <국제신문>
편집국장 등을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1950년 고등학생 때 <문예>에 시 《비오는 날》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한국문학가협회상(1956), 문교부문예상(1966), 한국시인협회상(1978),
부산시문화상(1983), 대한민국문화상(1990) 등의 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 제44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문학부문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시세계는 생의 허무를 내면화시켜 담담하게 대하는 시기와
존재의 허무를 표면화하는 시기, 그리고 비로소 안정을 찾는 시기의
세 시기로 나눌 수 있겠다.
대표작으로는 시, '落花'가 있다.
시집으로 《해 넘어 가기 전의 기도(공저)》 《정막강산》 《돌베개의 시》
《풍선 심장》 《알시몬의 배》 《절벽》 《존재하는 않는 나무》 등이,
평론집 《감성의 논리》 《자하산의 청노루》 《시와 언어》 등이 있다.




<감상 & 생각>

이형기 시인의 시편들에선...

항상 그 어떤 근원적 외로움이
주조(主調)를 이루고 있음을 엿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기다림과 그리움의 정서적 색채와 더불어
비어있는 마음의 여백을 채워주는
내밀(內密)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

시에서 말해지는 그대는...

존재의 내적(內的) 허정(虛靜)의 자리에 고요히 자리하는,
근원적 그리움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에서는 통어(統御)될 수 없는 절망 같은 그리움.

그 같은 관조(觀照)의 끝에 남겨지는, 비애로운 외로움.


정말, 그건 내가 그대에게
그대가 나에게
서로 등을 기대고 울고 있는 것임을...



                                                                       - 희선,





qkkpoOFlXaMw2XXkD.jpg
 


The Things You Are To Me - Secret Garden

0           0
 
다음글 YMCA 레밍턴에 14세 - 15세 청소년 섬머캠프 무료 프로그램이 있네요
이전글 오늘(4월 28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특별 시민 The Mayor' 영화 티켓 40장 무료로 나누어 드려요 _ 행사 마감되었어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캘거리 동쪽에서 경찰 대치 이어..
  캐나다 교도소에 구금된 이민자 ..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