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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문재인의 '운명'
작성자 운영팀     게시물번호 10063 작성일 2017-05-23 16:58 조회수 1831
지난 2011년 모국 방문시 구입해서 읽었던 책인데 내용도 재미있고 감명 깊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독후감은 개인 페북에 올리기만 했었는데 최근 문 대통령의 책들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한번 소개하면 좋을듯 해서 이곳에 올려봅니다.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분이라면 꼭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누가 저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어 읽게 된 건데 다 읽고 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은데 누가 소개를 해주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더라구요.  짐작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두들 소개해 준적이 없다고들..


김어준이 작가와 가진 인터뷰 기사 



노무현의 ‘실패’에서 문재인의 ‘운명’을 보다

문재인은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났을 때 “해방이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내내 정치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흘러왔다.

문정우 대기자 woo@sisain.co.kr  2011년 08월 18일 목요일 제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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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어떤 분은 ‘거참 판대기가 범상치 않다’거나 ‘판대기가 영 볼품없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판대기가 뭔가 했더니 얼굴을 가리키는 속어인 상판대기를 줄인 말이다. 이분 표현을 빌리자면 저자가 자기 판대기를 표지에 쓴 책은 질색이다. 특히 정치인이 선거를 겨냥해 대필 작가를 시켜서 펴낸 책들을 보면 화가 난다. 인류가 만들어낸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발명품을 살아온 이력이 빤히 드러나는 얼굴을 대문짝만 하게 인쇄하느라 사용하는 그 뻔뻔함에 질린다. 

그런 책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새것인 상태로 헌책방을 굴러다녀 더욱 애처롭다. 그중에는 얼마 전 발견한 <MB와 함께한 1500일>이란 책이 걸작이었다. 최영이란 분이 강원랜드 사장 시절에 쓴 책이다. 서울시 산업국장과 경영기획실장을 지낼 때 이 대통령의 총애를 듬뿍 받았다는 이분은 MB 리더십을 후대에 널리 알려 교훈으로 삼으려고(그리고 공천도 받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는 얼마 전  이른바 ‘함바’ 업자에게 수천 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말았다. 


  
ⓒ한성원 그림


표지 한가득 문재인 변호사의 후덕해 뵈는 얼굴을 담아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데도 최근 그가 펴낸 책 <문재인의 운명>(가교출판, 2011년)을 맘먹고 정독했다. 문국현씨가 지난 대선 전에 펴낸 <사람이 희망이다> 이후 이런 종류의 책은 거의 5년 만에 처음 정색을 하고 들여다봤다. 두 분 다 나와 같은 성이라서 특별대우를 한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 두 사람 다 아무 희망이 없어 보이는 시대에 진보의 대안으로 거론돼서다. 문국현씨의 책을 읽고, 또 나중의 행적을 보면서 크게 실망을 한 터라 문재인 변호사의 책은 보지 말아야지 했는데도 그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말았다. 

문 변호사와는 예전에 좋지 않은 일로 몇 차례 얽혔다. 전 직장의 취재팀 데스크로 있을 때 노무현 정부가 비장의 첫 조각 명단을 발표하기 바로 전날 노건평씨 문제를 터뜨려 김을 뺐다. 그때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노 대통령의 야심찬 인사를 도왔던 문 변호사는 무척 섭섭했을 것이다. 나중에 또 한 차례 민경찬씨 문제를 보도하는 바람에 그는 민정수석을 그만두고 네팔로 트레킹을 떠나기에 이른다. 책에서도 문 변호사는 진보 언론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던데 나는 나대로 대통령 친·인척 관리가 너무 무른 듯해 그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절제된 언어에서 느껴지는 힘 

청와대에 들어간 친구들이 한결같이 침이 마르게 문 변호사를 칭송하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그가 정말 노 대통령을 위하는 참모라면 많은 이로부터 저주를 받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 대통령 얼굴은 날로 수척해가는데 문 변호사만 청와대에서 인품 잡고 사는 것은 뭔가 잘못된 거라고 나는 아는 이들에게 그의 험담을 해댔다. 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때는 왜 그리 야박하게 굴었는지 알 수가 없다.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가교출판 펴냄
선입견 없이 <문재인의 운명>을 보고자 했다. 노 대통령이 나는 못 믿어도 이 사람은 믿으라고 했던 그 문재인이란 인물을 알고 싶었다. 문국현씨 책보다는 훨씬 내용이 풍부했다. 노 대통령과 달리 유머 감각은 없는 분이어서 책은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렇더라도 그의 절제된 언어에는 힘이 있었다. 그가 서문에서 말한 대로 정직하려고 무던히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노 대통령과 자신이 잘못한 부분과 억울한 면을 솔직하게 전달하려고 힘썼다. 책을 읽으면서 명색이 기자인데도 참여정부의 2인자였던 그에 대해 의외로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살아온 이력을 보면 그는 보통 사람과 함께 즐겁게 얘기할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부모는 말로만 듣던 함경도 흥남부두에서 미군 함정을 타고 월남한 피란민이다. 1952년 거제도 피란민 수용소에서 태어났고, 찢어지게 가난했다. 함경도 ‘아바이’ 가운데는 억척스럽게 돈을 번 분이 많은 걸로 알려졌지만 그의 아버지는 깨이긴 했어도 경제 능력은 별로였다. 그는 미국이 원조한 전지분유와 강냉이빵을 먹고 자랐고, 월사금을 못 내자 교실에서 쫓겨나 같은 신세인 친구들과 만화가게에서 킬킬대기도 했다. 머리가 좋아 명문인 경남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도서관에서 살 정도로 책은 좋아했지만 모범생은 아니었다. 고3 때 이미 술·담배를 했고, 술을 진탕 마시다 적발돼 정학당하기도 했다. 대학 입시에도 거푸 실패해 재수 끝에 경희대 법대에 들어갔다.

그는 어렵게 자랐지만 일구월심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고시 공부에 목맨 사람이 아니다. 어렵게 살면서도 <사상계>와 <동아일보>를 읽으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의 아버지 영향이 컸다(그는 책에서 <동아일보>가 요즘 너무 망가져서 안타깝다고 썼다). 대학에서 유신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가 급기야 제적됐고 박정희 대통령이 죽고 서울의 봄이 온 1980년에야 7년 만에 겨우 복학했다. 

전혀 그런 냄새를 풍기지 않지만 그는 뜻밖에도 공수부대 출신이다. 그가 자대에 배치돼 처음 왼 관등성명은 ‘여단장 준장 전두환’과 ‘대대장 중령 장세동’이었다. 낙하산 타고 점프를 하는 공수병이자 폭파병이었으며 수영 3.2㎞를 거뜬히 주파하는 고급 인명구조원이기도 했다. 지금도 스킨스쿠버를 즐기며 축구를 좋아하고 경남고등학교 출신이니 당연히 야구도 잘한다. 대학교 3학년 때 만난 법대 축제 파트너와 일편단심 7년간 연애하다 결혼했으며, 그 파트너는 그가 공수부대에 있을 때 치킨이나 떡 상자 대신 안개꽃을 한 아름 안고 면회를 와서 온 부대를 환호작약하게 한 ‘귀여운 여인’이다. 


‘진보 집권 플랜’보다 더 생생한…


그는 사법연수원 전체 석차 3위, 검사 부문 1위를 했는데 성격이 물러 검사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판사를 지망했지만 시위 경력 탓에 변호사로 출발해야 했다. 대형 로펌으로부터 파격적인 대우를 제안받았으나 보통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부산으로 내려가 운명적으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난다. 항상 깨끗한 변호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노 변호사는 순수한 새내기를 받아들인 것을 계기로 커미션 제공이나 판사 접대 같은 부패 관행과 일절 작별한다(이 대목에서 엉뚱하게 영화 <투캅스>를 떠올렸다). 그 덕분에 부산의 수많은 시국사범과 억울한 이들이 눈물을 덜 흘릴 수 있었다. 

문 변호사는 잠깐 사직하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때를 빼고는 노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청와대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민정수석을 두 차례, 사회문화수석을 거쳐 마지막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린 굵직굵직한 결정에 대부분 참여했다. 30년도 넘은 옛날에 어머니를 대신해 청와대 안살림을 한 것을 대단한 국정 경험인 양 내세우는 박근혜 전 대표 쪽보다는 대한민국의 21세기형 고민을 훨씬 많이 꿰는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문재인의 운명>을 보면 그는 정말 타고난 변호사이다. 그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로 남도 돕고 돈도 벌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예전에 부산 세관원 고문사건 특검을 맡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본인이 가장 미워하는 고문 사건을 다루는 일이었는데도 그때 자기도 모르게 피고를 위한 변론 사유를 자꾸 떠올리더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간 일이 일생일대의 ‘일탈’이었고 내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했다고 말한다. 노 대통령과 당이 끊임없이 총선에 나가라고 압력을 넣었으나 끝내 물리쳤다. 

그는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났을 때 ‘나는 해방이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내내 정치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휘말리는 쪽으로 흘러왔다. 그가 야권의 유일한 대안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시중에 횡행하는 ‘진보 집권 플랜’보다는 훨씬 생생한 그 무엇을 그는 가졌다. 그가 목격한,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직후 봉합하기 직전 노 대통령의 시신과 같은 그 처참한 실패의 경험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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