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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생과 함께 사는 법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834 작성일 2017-02-16 18:23 조회수 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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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까지 

싸르니아는 유학생 모녀 + 고양이와 함께 살았었.

따로 사는 와이프가 나한테 통고만 하고 재작년 여름 말미에 갑자기 들여보낸 객식구였다.

편의상 유학생의 어린 이름을 옥희라고 하자.


사람들과 공간에 있는 거에 민감한 편이지만

싸르니아는 옥희네 모녀와  지냈다.

사는 동안 나는 옥희맘에게 필요한 이외에 먼저 말을 적이 없다.

그게 서로 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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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모아줌마가 우리집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데 그 행복이라는 게 뭔지요? (옥희 어록 중)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으므로 불편할 없었는데,

문제는 주방이었다.

주방에서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나의 주방사용시간을 다음과 같이 적어서 톡으로 알려줬었다. 


1. 아침에 제가 주방을 사용하는 시간은 Mon –Fri 0600 부터 0630 까지 30  입니다. 

2. 집에서 나가는 시간은 Mon – Fri  0730 이고 1700 집에 들어옵니다 (출필고 반필면

3. 주말에는 아침식사를 나가서 하므로 언제나 주방을 사용하셔도 상관없습니다

4. 저녁식사 역시 거의 나가서 먹거나 사서 먹으므로 상관없습니다

5. 제가 라운드리와 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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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7 시에는 여기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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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7 시에는 여기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옥희맘으로부터 ,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답을 받은  아무 문제없이 지냈다.


작년 봄, 

한국에서 옥희맘의 어머니, 옥희 할머니가 오셨다.

할머니라고 해서 호호백발 꼬부랑 할머니는 아니고

나이로 따지자면 그저 싸르니아의 큰 누님 되는 연배였다.

(정확한 연배를 알아보기 위해 김신조 사건이 났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참고로 싸르니아는 당시 전투현장의 한복판에 있었다.) 


옥희 할머니는 딸과 손녀를 위해 하루종일 주방에서 손이 마를 날이 없는 같았다.

주중 낮에야 내가 집에 없으니 모르겠지만, 

내가 집에 있는 동안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주방에서 보냈다.


할머니는 

한국에서 가져 녹두를 믹서기에 갈아 빈대떡을 만들기도 하고 

김밥을 말기도 하며 뭔가를 오랫동안 끓이기도 했다.

안에 널리 퍼진 냄새로 보아 사골국이나 꼬리곰탕임이 분명했.


싸르니아에게도 차례에 걸쳐 빈대떡 합계 여섯 장과 김밥 네 줄이 돌아왔다.

싸르니아는 옥희에게 허니버터칩 한 봉지, 오징어땅콩 한 봉지, 짜왕 두 봉지, 마이쮸 두 개를 줬다. 

(이 과자나 라면은 내가 산 게 아니고 한국의 팬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들 이었다) 

 

그런데

오신 지 일주일 쯤 만에 사단이 벌어졌다.

아침 여섯 시부터 출근 직전까지 주방에서 할머니가 열심히 뭔가를 만드시는 바람에 

나는 평소보다 일찍 나와 회사 근처 맥카페에서 베이컨 에그 머핀과 커피 잔으로 아침식사를 때웠다.

사실 할머니가 주방에 있다고해도 나는 옆에서 먹을 요리 만들어 먹으면 그만이긴 했지만,   

생활의 룰이 깨지고 있다는 생각에 맘이 불편해져서 그냥 일찍 나온 거다.


아침 바로 옥희맘에게 지적사항을 담은 톡을 날렸다.

재작년 8 말 옥희맘네 식구들이 입주할 때 알려줬던 주방사용시간을 상기시키며 

옥희 할머니에게도 주의사항을 말씀드려달라고 전했다.


, 알겠습니다 ^^” 라는 문자가 바로 왔다.

옥희맘이 옥희 할머니에게 뭐라고 전달했는지 모르지만,

이후부터 옥희 할머니는 주방에서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근데 이상한 것은

내가 제시한 시간에만 보이는 아니라  

옥희 할머니가 아예 싸르니아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는 거다.


이후 옥희 할머니는 주방에서도 보이지 않고, 거실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매일 저녁 일곱 시면 나가시던 산책을 나가시는 기미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주방에 들어갔다가,  

옥희 할머니가 온 이후 전혀 적이 없는 색다른 광경을 목격했다.

옥희맘이 몸소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거였다.


궁금해서 물었다.


옥희 할머니는 한국으로 돌아가셨나요?”


옥희맘은 평소와 별로 다름없이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아뇨, 방에 계세요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봤다.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옥희 할머니 삐졌군 ! 


그 사건이 있은 후 

한국 할머니에게 컴플레인을 전달하는 방법을 따로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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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쩐 일인지 기분이 너무 좋아서 ^^

소소한 에피소드 하나 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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