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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길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9862 작성일 2017-02-26 00:38 조회수 1303
어느 겨울 길

그해 겨울
한번도 먼데 바람 만져보지 못한 늦은 몸에
북극권 찬바람 헤치며 하늘길 뚫는다는 일
다섯의 가족 동아리가
미지로의 새로운 모험의 의미를
만년설 쌓인 로키산 산정 골짜기에
새발자국 쿡쿡 찍어 놓은 방점

동짓달 겨울새 깃을 내린 툰두라 땅
서툰 날개짓 위로
희디 흰 쌀알같은 폭설이 쏟아져 내린다
낯선 땅의 문자와 언어가 멀미로 흐려지는
겨울 저녁 어스름
칼바람에  밀리는 눈발의 방향은
서부 설원의 작은 마을 다운타운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텅 빈 빌딩 사이로
유령의 바람이 감기는 울음소리에
먼 땅에 두고 온 기억들이 덜컹대며 흔들린다

밤새 집체 우우대는 이명소리 이어지고
천지가 흰 군무로  정복된 설국의 밤 
구만리 하늘길 뒤따라 온
하현달 굽은 등이
담장너머 하얗게 기죽은 나무가지에 걸려 있다

날이 새면
새하얀 백지장 길을 어느 가닥 찾아 나설까
교란당한 잠자리가 숭숭한 채 긴 밤을 건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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