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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은퇴준비: 주거 _박찬중의 금융상식 52
 
지난번 칼럼에서 은퇴 후 11만 시간을 언급하면서 평균수명의 증가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캐나다 요크대학 모시 밀레브스키(Moshe Milevsky) 재무학 교수의 최근 연구논문에 의하면 60세 캐나다인의 경우 생체나이가 동일하다면 예상 잔존수명이 24.95년이지만 생체연령이 다를 경우 예상 잔존수명이 최장 31.68년(생체나이 45세)에서 최단 4.31년(생체나이 95세)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즉 동일한 해에 태어났더라도 생체연령에 따라 은퇴 후 예상 잔존수명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법적 연령과 무관하게 생체연령은 높거나 낮을 수 있으며 이에 맞게 은퇴설계를 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노후 조기사망이나 잔존수명 초과 리스크를 감안하여 은퇴자금 지출비중을 조정해야 하며 기본적인 황금률인 ‘4%의 룰’을 지킨다면 은퇴자금이 고갈되지 않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생체나이가 높거나 위험선호도가 높을수록 은퇴자금 인출비율을 늘리라고 하는데 생체나이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생체나이를 추정하는 바이오마커(biomarker)중에서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인체의 노화시계로 밝혀진 텔로미어(telomere)라는 물질은 염색체 양쪽 끝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의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세포가 분열할수록 길이가 짧아지는 특성이 있어서 생체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젊을 때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환경의 영향으로 점점 차이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생체연령이 젊을 경우 나이가 들어도 ‘액티브 시니어’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데 기대수명을 예측하려면 현재 나이에 0.75를 곱하여 예전의 연령과 비교해 보면 된다고 합니다.
전세계 200만명을 상대로 연령별 행복도를 조사해 본 결과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40대 중반의 행복도가 가장 낮고 어릴 때와 은퇴 후의 행복도가 상당히 높은 U자형 구조가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어릴 때 행복도가 가장 높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하향하는 구조인데 한국인의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입시, 취업, 주거, 보육, 노후 불안이 근본원인이라고 합니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이었던 강창희 소장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 장애물 다섯 가지가 ‘장수, 건강, 자녀, 부동산,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은퇴준비를 생각할 때 돈 문제부터 걱정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며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노후준비란 집에서 시작해서 집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활반경이 집을 중심으로 좁아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주거지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주거환경에 따라 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고 적절한 주거비용, 제반시설 및 접근성, 입지조건 등을 기준으로 주거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먼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은퇴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한적한 곳에서 전원생활을 할 것인지, 현재 주택을 처분하고 작은 콘도로 이사할 것인지, 실버타운, 시니어홈이나 영구 임대주택, 요양원에서 은퇴생활을 할 것인지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후에 주거지를 선택하는 기준을 7가지로 분류하는데 첫째, 경치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주거지로 적합하지 않고 온화하고 건조한 날씨를 가진 곳이 노년의 건강에 좋습니다. 둘째, 인근에 편의시설(교육, 문화, 상업시설 등)이 많은 곳이 좋습니다. 셋째, 거주비용(재산세, 임대료 등)이 적게 들고 휠체어 가 다닐 수 있도록 계단이나 문턱이 없어야 하고 욕실, 부엌 등을 개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나이가 들면 범죄자들의 범행대상이 되기가 쉬워서 집을 장시간 비우거나 여행을 가실 때 문제가 없도록 관리가 가능해야 합니다. 다섯째, 주거비용 외에도 여러 가지 비용이 발생하므로 가급적 생활비가 적게 드는 지역이 좋습니다. 여섯째, 나이가 들면서 긴급한 의료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병원이나 의료시설이 인근에 위치한 곳이 좋습니다. 일곱째,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으면 생활이 편리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왕래하기가 좋습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은퇴자 3대 바보 시리즈’가 있다고 하는데 손자들을 돌봐주기 위해 은퇴계획을 변경하는 사람, 자식에게 생전에 모든 재산을 미리 상속, 증여해서 자식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사람, 자식이나 손자가 머물고 갈 경우를 대비해 큰 집에 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에 살게 되면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장점이 있는데 일단 목돈이 생겨서 노후 기초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주거비(재산세, 유틸리티 등)가 절감되며 집이 작아진 만큼 청소 등 가사노동이 줄어 여가활동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도 과거에는 중대형 아파트가 한 때 인기였지만 요즘에는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소형주택을 많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의 선두주자인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전체 인구의 26.7%인 3,342만명(2016 총무성)으로 일본 전체 6천만 가구 중 빈집이 820만 가구나 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거액의 레버리지 효과와 물가상승에 따른 착시현상에 기인합니다. 수급이 비탄력적인 자산이고 경기회복과 인구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해리 덴트가 말한 ‘인구절벽’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운사이징을 고려해 볼 시점은 막내가 마지막으로 결혼해서 집을 나갈 때라고 하며 기존 주택을 처분한 후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매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많은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앞으로 임대소득이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여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하거나 주택연금을 받을 경우 저금리 상황에서 여유자금을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하실 경우보다 유리합니다. 참고로 노후에 부동산은 가격이 하락할 위험도 있고 유동성이 취약하며 공실이나 임차인 관리의 어려움과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은 단점이 있어서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 신탁(REITs)이나 인프라, 모기지 펀드 등을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은퇴 후의 소비곡선을 세 가지 국면으로 나누는데 활동기, 회고기, 간호기 라고 합니다. 보통 은퇴시점을 60세라고 가정하면 활동기에는 왕성하게 은퇴 후 하고 싶었던 다양한 활동(여행, 여가, 취미, 봉사활동 등)에 집중하면서 소비도 함께 늘어나는 시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70대에 접어들면 다양한 활동보다는 과거의 지인들을 만나고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갖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지출은 초기단계보다 줄어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간호기는 보통 80대부터 시작되는데 한국 남자분들의 경우 여자분에 비해 평균수명이 7년 가량 적으므로 먼저 간병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죽음을 앞두고 생을 정리하는 단계이면서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병원비용 외에 처방약, 의료기구, 요양비용 때문에 질병보험이나 간병보험이 없으신 경우 상당한 은퇴자금을 조기에 소진할 위험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남편분들은 부인분의 도움으로 간병기를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홀로 남겨진 부인분들은 자녀들로부터 간병을 받지 못하고 요양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에 바쁜 성인자녀들에게 간병을 요구하기도 어렵지만 남편 간병기간에 은퇴자금을 대부분 사용한 경우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편분들은 반드시 본인의 간병기까지만 계획을 세울 것이 아니라 본인 사후에 부인분이 홀로 남겨진 기간을 감안하여 은퇴 및 상속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기사 등록일: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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