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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본 글은 CN드림 제 010호(1/1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제목 : 틈새(GAP)
작년 여름에 가족과 함께 로키산맥에 있는 Jasper National Park소재의 Colombia Ice Field 에 간 적이 있었다. Ice Field 멀리 그야말로 멋진 빙원의 만년설이 시야에 확 들어왔다. 여름에 우리 일행은 경비 절감차 그 비싼(?) 설상차 (Snowbus)를 타지 않고 늘 가는 방법대로 아이스필드 아래쪽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약 30분 소요되는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입구에는 이러한 경고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을 올라 갈 때 곳곳에 빙벽 사이사이에 있는 벌어진 틈새(gap), 즉 크레바스(deep crack)를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혹 실수하여 크레바스(deep crack)에 빠지면 수 십 미터되는 낭떠러지에 그대로 떨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아슬아슬하게 마음을 졸이며 꼭대기까지 어렵게 올라갔다 온 적이 있다. 작년에도 실제로 모 대학교 교수가 아들과 함께 이곳에 여행 차 왔다가 아들이 발을 헛디뎌 생명을 잃게 된 불행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삶 가운데에도 이러한 틈새(gap)가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모 철학자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의 모든 삶은 인간관계로 이루어진다. 또한 인간관계를 갖다 보면 별의별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부부간에, 자녀간에, 부모자녀간에, 친구간에, 상사와 부하간에,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목회자와 성도간에, 성도와 성도간에 크고 작은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소한 오해로 인하여 예전에 좋았던 인간관계가 깊은 상처가 되어 마음에 자리 잡으면서 서로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되고 점점 틈새(gap)가 벌어지게 되면 참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도 된다. 중요한 것은 오해가 생길 때 그러한 오해를 빠른 시간 내에 풀어야 한다.
부부간에도 속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하지 않으면 서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지 않으면 실수하기 쉽고 한쪽 편의 말만 잘 못 들으면 그 사람의 말이 옳은 것만 같다.
대화(dialogue) 는 독백(monologue)이 아니다. 자주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쉽게 마음이 열린다. 특히 제 3자를 통하여 비방하는 말을 듣게 되면 무조건 맞장구를 칠게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이 왜 내게 그러한 말을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어떠한 말이든 새겨들어야 실수가 없게 된다. 요즘 한국도 대선은 끝냈지만 선거내내 대선 후보간에 네가티브 전략(상대편 단점 들추어내기)으로 일관했다. 정치판에서 끝없는 흑색선전, 중상모략,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는 것처럼 이 조그만 캘거리 사회에도 비방 글이 난무하고 있다. 그것도 인터넷이란 편리한(?) 도구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본인의 이름과 메일을 밝히지 않고 이러한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비판이 아닌 비방으로 일관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잘못한 일을 그대로 덮어 두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허물을 들추어내어 정죄하는 방법보다는 서로를 용서하고 용납하는 마음이 아쉽다는 뜻이다. 만약 실제 그러한 사실이 있다면 떳떳하게 본인의 이름도 밝힐뿐더러 먼저 상대방에게 직접 알리고 조언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그래도 해결이 안될 때는 인터넷을 통한 글 이외도 한인사회에 알리거나 법대로 하는 후자의 방법이 있지 않은가?
우리말에 "이해한다"는 말은 영어로 "Understand" 이다. 그 말뜻은 아래(under)에 서(stand) 있을 때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오해한다"는 우리말은 영어로 "Misunderstand"인데, 그 사람 밑에 서 있지 않을 때 오해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 쪽 편의 이야기만 들으면 그럴싸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기 전에는 우리의 판단을 유보해야만 한다. 그래야 오해하지 않게 된다. 또한 우리는 종종 peacemaker 와 troublemaker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 조직에 가든 화목케 하는 역할(peacemaker)을 하는 사람과 불평불만을 가지고 조직을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사람(troublemaker)이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잘 알고 지내던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은 꽤 일을 잘 하는 편이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내 놓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달리 그의 입은
불평의 언어들을 자주 내 뱉곤 하였다. 이러니 대다수 사람들이 그와 만나 대화하는 것을 꺼리고 심지어는 그를 피하기까지 했다. 매사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니 troublemaker인 그 사람만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오히려 피곤해 하는 모습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다. 나는 과연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즉 peacemaker 쪽인가 아니면 troublemaker 쪽인가 스스로 판단해보자.
우리 입은 한 개이지만 귀는 두 개이다. 창조주는 우리에게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듣는 귀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혀는 일만 악의 뿌리"라고 성경은 말한다. 이민사회는 말이 많다고 한다. 오늘 누군가에게 한마디하면 내일이면 전 교민이 그 소문을 알게 된다고 흔히들 말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 는 우리 속담도 있지만 덕스러운 말, 지칠 때 용기와 위로를 주는 말, 서로에게 신뢰감을 주는 말, 사랑과 소망을 주는 말이 오갈 때, 우리 사회는 밝아질 수 있다. 즉 상대방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말보다는 기쁨과 덕이 되는 말의 사용으로 신뢰감이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허물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성경에 "사랑이 있는 자는 형제의 모든 허물을 감싸주나, 어리석은 자는 그 허물을 다 드러낸다"고 말한다.
몇 년 전에 매사추세츠 주 Boston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Plymouth 란 곳에 있는 청교도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1층과 지하에 있는 박물관 내부의 여러 소장품들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만들고 초석이 된 청교도들의 신앙을 되새겨 보게 되었다. 그들은 정말 감사할 수 없는 수많은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인내하며 오직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그들의 신앙정신과 힘이 내게 물밀 듯 감동으로 밀려 들어왔다. 감사의 깊이가 신앙의 깊이와 비례한다고 많은 이들이 얘기한다. 청교도들의 모토는 "think, thank"이다. 즉 생각하고 감사하자는 말이다. troublemaker가 아닌 thankmaker가 되어 감사할 때 원망, 불평, 불만으로 인한 마음들이 사라지고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이 어두운 세상을 밝은 세상으로 바꿔 나갈 수 있다. 생각을 바꾸자. 서로를 용납하자. 서로를 인정하자. 서로를 사랑하자. 그러면 반드시 달라진다.
우리의 틈새(gap)는 무엇인가? 즉 질투, 오해, 원망, 불평, 불만, 비방 등이 모두 크레바스(deep crack)와 같은 위험요소이다. 그와 같은 틈새(gap)는 우리의 따스한 인간관계와 우리 이민사회를 좀먹을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헐뜯고 할 때, 우리 이민사회는 발전은 뒤로 한 채 분열과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왜 유태인과 중국인들의 community는 세계 어디를 가도 자리잡으며 그들이 똘똘 뭉쳐 잘 살고 있는가?
한 마디로 잘 뭉치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얼마든지 우리민족의 저력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한국 이민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먼저 이민을 와서 자리잡은 사람들이, 이제 갓 이민 와서 초기정착 하려는 사람들과 공부하러 온 유학생들을 도와주는 가운데 우리 한인 community가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새해를 맞이하여, 캘거리 한인회를 중심으로 교민들의 단결된 모습을 이 캐나다 땅에 보여 줄 필요가 있다.
- 조셉 (캘거리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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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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