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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간의 미국서부 여행기_2
이는 CN드림 11호(1/24일)부터 16호(4/4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연재된 기행문이며 인터넷 CN드림에서는 총 3회로 나누어 싣고 있습니다.


작성 : 캘거리 교민 신금재.

여행기_3
호텔 방은 그동안 우리가 묵었던 모텔과 차원이 달랐다. 욕실에 샴푸가 준비되어 있었고 새로 지은 호텔이라 모든 것이 깨끗했다. 아이들은 호텔 안에 스파가 있다면서 수영복을 챙겨서 내려가고 남편은 동전을 바꾸어서 카지노로 떠나고 빈 방에 나홀로 남아서 밀린 잠을 청하였다. 잠을 푹자고 나니 몸도 마음도 상쾌해졌다. 게다가 날씨도 쾌청하여 어제의 모든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 호텔 앞에서 우리는 가족끼리 사진을 찍고 다시 라스베가스 시내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이대로 그냥 떠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라스베가스 시내로 다시 들어가는 길은 어제 밤과 분위기가 좀 달랐다.

밤에 그리도 휘황찬란하게 빛나던 네온싸인 간판은 햇빛을 받아 그 기운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그 분위기가 나는 더 마음에 들었다. 밤의 그 모습이 화장을 진하게 한 창녀의 모습이라면 낮의 풍경은 세수를 막 하고 나온 소녀의 청순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다시 다운타운으로 들어갔다. 호텔마다 들어가는 입구를 무슨 대형박물관처럼 장식해 놓았다. 파리의 개선문, 이집트의 피라밋,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등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들은 모두모두 모여 있었다. 간판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 눈에 띌까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장식하였다. 오토바이가 막 튀어나오는 것도 있었고 비행기가 달려 있는 곳도 있었다.

거리마다 야자수가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고 있었고 계절을 잊은 듯 가지각색의 꽃들이 만발하였다. 도저히 12월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다보니 한국간판도 보였다. 인삼갈비. 김치, 세종관등... 나는 차이나타운을 지날 때마다 중국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한국인들도 그에 못지않게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그곳에 뿌리내리고 한국인의 기상을 높이며 살아들가고 있으니... 다른 곳을 떠날 때와는 달리 무척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15번 도로 South로 방향을 잡고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라스베가스 안에는 나무도 많고 꽃도 많아서 이곳이 사막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내를 벗어나자 Mojave 사막이 들어왔다. 나무들이 제대로 크지 못해서 거의 난쟁이 나무들이었고 가시가 무척 많았다. 아마 수분을 저장하기 위한 한 방법이 아닐까? 우리는 작은집이 살고 있는 로스아미토스로 향하였다. 우리가 21일 아침에 출발하였으니 4일 만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문득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어머니와 작은 집식구들이 얼마나 우리를 기다렸을까 생각하니 일각이 여삼추였다.

드디어 로스엔젤레스시내로 접어들었는데 닫은 창 밖에서 뭔가 이상한냄새가 들어왔다. 창문을 열어보니 그것은 암모니아 냄새였다. 아마도 근처 공장에서 내뿜는 것 같았다. 하늘에도 잔뜩 스모그가 끼어서 멀리 있는 산이 보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날씨와 맑은 공기는 노래에서도 들었는데 많이 오염이 된듯 싶었다. 그러나 거리에는 많은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 있었고 딸기,무우등 여러가지 채소들이 한여름처럼 자라고 있었다.

우리는 주소를 보면서 길을 돌아돌아 동네를 찾아들었다. 아이들이 순간 "저 집이다" 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집 안으로부터 맛있는 김치찌개 냄새와 생선튀기는 냄새가 밖으로 배어나왔다. 어머니 냄새였다. 헤어진 지 5년 만에 만나는 조카는 씨름선수처럼 변해 있었고 막내는 우리를 보자 침대 밑으로 숨어들었다. 반갑다는 표현일 것이다. 막내 시동생은 어느 덧 삼촌보다 훌쩍 더 커버린 조카를 안고 반가워했다. 5년이라는 시간의 강물도 우리 가족을 가라놓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낯익었다. 퇴근시간이 되자 둘째 시동생이 먼저 오고 이어서 동서도 왔다. 이제 한국에 있는 시누이네 식구만 빼고 온 가족이 다 모인 것이다. 우리 가족사에 찬란히 빛날 성탄절이여! 저녁을 먹은 후 우리는 로스엔젤레스 시내를 구경나갔다. 롱비치 바닷가로, 코리아 타운으로,... 태평양 바다 내음이 차 안으로 솔솔 들어오고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누었다. 밤 늦게까지 아이들은 거실에서 비디오도 보고 몸을 부딪히면서 사촌 간의 정을 나누었다. 주는 것을 좋아하는 동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이것 저것 꺼내 놓는데, LA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오늘은 성탄절이다. 우리는 10시 미사를 참석하기 전에 씰비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태평양 바다 파도가 높이 일렁거렸다.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달리기를 하며 운동하는 부부, 파도타기를 하려고 옷을 갈아 입는 소년... 너무도 평화로운 바닷가의 모습이다. 성당은 아담하고 한국적인 분위기였다.

미사가 끝난 후 우리는 유니버셜스튜디오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커다란 클로즈 안내판이 심술궂은 얼굴로 우리를 맞았다. 가족들과 사진 몇장을 찍고 다시 허리우드로 갔다.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스타거리를 걸으며 배우 분장을 한 사람들을 보았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나와서 마치 명동 한복판을 걷는 듯 했다. 우리는 다시 Griffith파크로 향했다. L.A 시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파크 안에는 천문대가 있는데 지금은 공사 중이라고 했다. 사촌형님께서 저녁을 초대하셔서 우리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의류사업을 크게 하시던 형님들이었는데 IMF가 터진 후 미국으로 오셔서 지금도 고생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우리가 차를 몰고 캐나다에서 왔다고 하자 정말 잘 왔다고 하시면서 1년에 한번씩 보자고 하셨다.

다음날 디즈니랜드로 향하였다. 입장료가 무척 비쌌다. 10명 정도 함께 갔는데 거의 400달러 가까이 되었다. 본전을 찾으려면 부지런히 보아야겠다. 제일 처음에 우리가 탄 것은 탄광열차였다. 멋모르고 탔는데 타자마자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커다란 유람선, 정글 속을 돌아오는 주라기 탐험, 디즈니 동화 속에 나오는 온갖주인공 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줄을 서느라고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 어느 덧 저녁이 다가오고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퍼레이드는 거의 환상적이었다. LA에서의 둘째날이 야자수나무 그늘 아래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샌디에고에 씨월드로 향하는 날은 전형적인 캘리포니아의 날씨였다. 아들아이는 여행보다 사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더 즐거운지 이번 샌디에고행에는 집에 남기를 원하였다. 그래, 5년 동안 못 나눈 정을 맘껏 나누려무나! 샌디에고로 내려가는 길에는 태평양 바다를 따라서 아름다운 비치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Huntington Beach, Newport Beach, Laguna Beach, Solana Beach 등 자연 그대로의 바닷가 모습이 마치 워즈워드의 시처럼 아름다웠다.

샌디에고로 떠나기 전에 남편은 멕시코 국경만이라도 넘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국경을 넘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위험하기도 하다는 동생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멕시코행은 다음 기회로 넘겼다. 남편이 가고 싶어 했던 국경도시는 Tijuana라는 곳이었다. 나중에 옆집에 사는 짐으로부터 그 도시는 아주 지저분하니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아카폴코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마터면 멕시코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안좋을 뻔 했네...


여행기_4
점심 무렵, Pacific Beach를 지나자 Sea World 안내판이 보였다. 씨월드는 Mission Bay를 끼고 아주 넓게 조성 된 해양박물관이다. 곳곳마다 Happy Holiday 간판을 달아놓아 성탄절과 연말 분위기가 흠뻑 배어나왔다.

제일 먼저 찾아 간 곳은 아쿠아리움으로 작은 수족관이었다. 아주 작은 열대어로부터 커다란 전기 뱀장어까지... 물 속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이 마치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 같았다. 다음에 간 곳은 물개쇼를 하는 곳인데 이미 출입구의 문이 닫혀 버렸다. 어머니께서 안되는 영어로, 손짓을 해가며 네 자리면 되는데...하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셨지만 ...
우리는 꿩 대신 닭이라고 그 옆에서 하는 해적쇼 영화를 보기로 하였다. 문 입구에서 영화를 볼 때 사용하는 특수안경을 나누어 주었다. 어느 꼬마소년이 섬으로 들어오려는 해적들을 물리치고 그 해적들의 두목이 된다는 조금은 황당무계한 내용이었다. 그 소년이 해적을 물리치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는 물을 쏘기도 하고, 벌을 풀어 벌침을 가하기도 하고, 비둘기 배설물로 공격하기도 하고 아주 다양하였다. 그런데 그 때마다 공중에서 물이 쏟아지기도 하고, 벌이 내 얼굴 앞으로 다가와서 내 얼굴을 쏘고, 그 모든 공격을 우리는 온 몸으로 받아야만 했다.

안경을 벗고 현실로 돌아오자 우리는 다음 쇼를 하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달리기를 해야만 했다. 모두들 느긋하게 여유만만 걸어가는데 우리만 뛰었는데 내가 내 모습을 보아도 웃음이 나왔다. 아직 돌고래쇼를 보기에는 조금 시간이 남아서 우리는 Mission Bay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우주선처럼 생긴 비행기도 탔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니 아들 생각이 났다. 돌고래쇼가 이제 막 끝났는지 사람들이 몰려 나오고 있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으니 케니 로저스처럼 생긴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국 어느 주에서 왔는지 하나하나 묻기 시작하였다. 동부 쪽에서 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러더니 캐나다에서 온 사람이냐고 물었다. 얼떨결에 소리치며 대답했는데 순간 나 자신이 참으로 황당했다. 난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캐나다인가? 코리아인가?

역시 지능이 높다는 돌고래들인지라 조련사들과 한 몸이 되어 물 속을 자유로이 오가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한 가족이 나왔는데 실수인지, 아니면 각본인지 딸이 물속으로 빠져 버렸다. 그러자 갑자기 고래가 물 속으로 들어가더니 물 밖으로 건져 내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가 들어올 때 앞자리에 앉는 사람들이 우비를 두르고 앉아 있어서 물이 조금 튀나보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조금 튀는 정도가 아니었다. 이름 그대로 'Soak Zone" 이었다.

물에 젖는 사람들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입이 아프도록 웃었다. 다음에는 Killer Whale의 일종인 샤무쇼를 보았다. 돌고래보다 훨씬 큰 범고래 종류였다. 우선 수족관의 규모가 돌고래의 그 것보다 엄청나게 크고 한가운데에 대형스크린이 있어 쇼를 동시에 중계하고 있었다. 한가지 쇼가 끝날 때마다 조련사들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먹이를 주었다. 중간에 조련사가 쇼를 끝낸 고래에게 생선 1마리를 주려고 하자 고래 3마리 모두가 일제히 머리를 흔드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2마리, 그래도 역시 머리를 흔들었다. 이번에는 생선이 든 통을 들어 올리자 그제서야 고래들은 머리를 끄덕끄덕하는 것이었다. 조련사들은 그들과 몸과 마음이 하나 인 듯 물 속으로, 공중으로 그렇게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그들의 사랑하는 모습이 우리에게도 전해오는 느낌이었다.

이제 문이 닫혀서 보지 못했던 물개쇼를 볼 시간이다. 한국에서 보던 것과 달리 물개쇼에는 수달이 등장하여 양념 역할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엄청난 돌고래와 샤무쇼를 본 뒤라서 그런지 물개쇼는 그리 큰 감동이 없었다. 예정대로라면 내일 아침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한다. 하지만 지난번에 문이 닫혀서 보지 못한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못내 아쉬워서 우리는 하루를 늦추기로 하였다.

우리가 LA에 머무는 동안에 날씨가 아주 화창하였는데 유니버셜스튜디오에 간 그 날 오후에는 약간의 비가 오락가락 하였다. LA근교에 있는 시설들의 입장료는 거의가 45불 정도로 비슷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디즈니랜드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통해서 나오는 절반 가격의 입장권이 있었다. 어제 샌디에고에서도 그랬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우리는 운좋게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을 구해서 조금 싸게 들어 갈 수 있었다.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간 곳은 영화"머미(미이라)"를 찍었던 세트장이었다. 분위기도 음산하고 무서웠지만 가는 곳마다 시체와 미이라가 벌떡벌떡 일어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우리는 종종 걸음으로 "터미네이터" 로 이동 했다. 터미네이터는 쇼를 진행하듯 미모의 사회자가 진행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사회자는 총격을 받고 사라지더니 영화와 현실이 뒤섞여 어느 것이 영화고 어느 것이 현실인 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특수안경을 쓰고 있으니 내가 마치 영화 안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총을 쏠 때마다 매케한 화약냄새가 코를 찔렀다.

겨우 두군데 밖에 가지 못하고 점심을 먹게 되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옆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우리와 함께 출발했었고 지온내셔날파크로 떠나던 날 헤어졌던 카타리나 형님네 부부였다. 우리는 동시에 "어, 이게 어떻게 된거야" "아, 어쩐 일이세요?"를 연발하며 서로 반가워하였다. 이 넓은 LA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함께 점심을 하면서 우리는 한가지 정보를 얻었다. 이곳에서는 "스튜디오 투어"가 있는데 꼭 이 코스를 돌아야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는 마음만 바뻐서 여기도 보아야하고 저기도 보아야 하는데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투어를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직선으로 서는 줄이 아니고 어디를 가도 꼬불꼬불 돌아가는 줄이었다. 버스에는 운전을 하는 기사와 영화안내를 하는 사회자가 동승하여 가는 곳마다 보이는 영화세트장을 설명해 주었다.

영화화면 속의 거리와 집들이 실제로 보이자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편 어처구니가 없었다.
난 영화들을 보면서 실제로 뉴욕의 거리 인 줄 알았고 정말 사람이 사는 집에서 촬영한 줄로 믿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지진장면, 교통사고 장면, 홍수가 나는 장면 등... 내가 가슴 졸이고 보았던 그 끔찍한 것들이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위선이여! 아들아이는 "쥬라기 파크"를 보고 싶어했다. 세트장인 줄 알고 갔는데 일종의 테마파크였다.

모두들 비오는날 입는 노란 우비를 입고 있어서 우리도 그것을 샀다. 우비를 건네면서 아들이" 엄마, 무서운거에요" 하기에 잔뜩 긴장을 하였는데 배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더니 공룡 몇마리가 나와서 소리 지르고 숲이 우거진 사이로 몇 번 지나더니 아래로 곤두박질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너무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탓인지 이제 웬만한 놀이기구는 겁이 나지 않았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 생각이 나자 마음이 급해졌는데 저녁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었다. 영화속에서 보던 주인공들이 모두 등장하여 춤을 추며 음악에 맞추어 행진하고 있었다 딸아이는 어느 인형을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스폰지밥이라나... 이름도 생소한 그 인형을 보아서 소원 풀었다며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을 무척 아쉬워하였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특히 영화를 좋아하는 아들아이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고 싶어하였다. 집에 돌아오니,어머니와 작은 집 식구들이 내일 떠나는 우리를 위해 송별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송별 파티를 하던 날 나는 우연히 여고동창을 만날 수 있었다. 작은 집식구들과 같은 본당에 나가고 있는 친구였는데 노인들을 위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날 신문에서 여고동창회를 한다는 기사도 보았다. 아마 한국을 떠나온 뒤 모두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동창회도 활발하지 않은가 싶다.
LA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날아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어머니와 작은 집 식구들이 우리를 산타바바라까지 배웅한다고 따라나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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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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