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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한 농구 경기 _김영애(캘거리 교민)
우리가족이 이민온지도 벌써 두해가 되었다. 그 동안 생활하면서 여러가지 힘든 일들이 많았고 지금도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 학교 교육에 대한 좋은 점을 느끼게 되었던 CATHOLIC JUNIOR HIGH SCHOOL의 농구경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우리집 아이가 농구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기는 여기 온 지 8개월이 되었을 무렵이다. 처음 6개월동안 아들녀석은 학교에 대해 좋다 나쁘다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대처방안을 세우며 적응하는 눈치였다. 물론 한국에 있을 때보다 말수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우리부부는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하기 위한 아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거라는 믿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아들은 사회성이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좀더 적응이 빠를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더불어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다.
너무 늦게 이민 온 게 아닌가?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지는 않을까? 등등 우리부부는 작은아이보다 큰아이 걱정을 더 했었다. 하지만 아들은 나름대로 적응을 잘 해나갔고 우리부부는 대견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런는 사이 아들은 드디어 무언가를 느낀 것 같았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에서의 생활을 위해 그리고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것,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 여기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영어를 배우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 등 나름대로의 이점을 얘기하며 YMCA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아들은 한국에서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고 운동을 하라고 친구와 함께 내보내면 이내 어떤 핑계 거리를 대서라도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리고 주로 컴퓨터게임, 레고, 책 읽기가 아들의 주 활동이었고 우리부부는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여 강제로 태권도 학원에도 보냈었고 또 수영 강습도 받도록 하였다. 그러던 아들의 생각이 바뀐 것에 우리는 소리 없는 박수를 보냈고 1년 회원권을 등록해주었다.
그 후 아들은 그 나름대로의 목표를 세운 것 같았다. 그것은 거의 매일 농구 연습을 하고, 농구를 잘하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TV 의 농구게임을 보며 열심히 나름대로 연습 하였다. 작년 가을 마침 학교에서 배구선수를 뽑는 공고를 보고는 학교 배구팀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고 하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혀 해보지도 않았던 종목이었고, 규칙도 몰랐던 아들은 친구와 아빠 그리고 이모부께 조언을 구하며 짧은 기간이나마 열심히 연습을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아들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아들은 착실하게 연습하고 게임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아들을 보며 우리부부는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그렇게 변한모습을 보며 즐거웠고 아끼지 않고 지지하며 조언하고 끝까지 게임을 함께 하였다 배구게임은 짧게 끝났지만 게임을 계속하면서 아들과의 대화의 창문이 열리며 조금씩 아들의 닫혔던 마음이 열려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적응의 단계를 한 단계, 한 단계 높여 가게 되는 것이리라...
한가지 충격 받은 것은 어느 날 거실에 앉아서 말하기를 "전에는 학교생활이 암흑기였지만 지금은 정말 학교생활이 재미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다"며 즐거워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부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암흑기> 라는 표현까지 쓸까 안타깝게 생각하며 우리자신을 반성했다. 실제 우리 부부는 이민을 오기 전 큰아이 걱정을 많이 했었다.
중학1년을 마치고 오게 되면 힘들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별문제 없이 잘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너무 걱정을 했구나 생각했고, 아들에게 너희의 교육이 중요해서 왔다며 열심히 하라고 중압감만 더해주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니 아들은 나름대로 우리에게 힘든 모습을 감춘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아이들의 정신적인 성장의 과정을 거쳐가는가 보다.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이 깊어져 있고 성숙해져 간다. 그런 아들을 느끼며 우리부부는 아들이 캐나다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하기로 했다. 아들의 힘든 부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구게임이 끝난 며칠 후 겨울방학전 농구선수 뽑는 공고가 났다.
아들은 그 동안 연습한 것이 지금 이때를 위한 것이었다며 선수 뽑는 전날까지 열심히 꿈까지 꿔가며 연습을 하였고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대가이기라도 한 듯이 아들은 농구팀 선수로 발탁이 되었다.
여기에서 캐나다 교육의 장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좋은 점은 선수로 뛰고 싶은 모든 학생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농구게임을 위해 학교에서는 12명의 선수를 뽑았다. 선수선발 시 키가 작든 크든 뚱뚱하든 농구팀 담당선생님들이 정한 규칙에 의해 뽑았다.

여기에서 캐나다 교육의 장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좋은 점은 선수로 뛰고 싶은 모든 학생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농구게임을 위해 학교에서는 12명의 선수를 뽑았다. 선수선발 시 키가 작든 크든 뚱뚱하든 농구팀 담당선생님들이 정한 규칙에 의해 뽑았다. 드리 볼 기술 슛 등등...
약식 게임을 통해서 아들학교에 농구선수들은 우리 작은 딸 만한 키를 가진 선수도 3-4명이 되었다. 키가 작다고 해서 제외 되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주는 배려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몫을 충분히 행하리라는 선생님의 판단에서 였다. 더욱이 연습은 선수들이 학교수업에 지장이 없게끔 주일에 1-2회, 수업 전 7시 30분 시작해 1시간 연습을 하게 되고, 아니면 수업 후에 1시간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는 뽑힘과 동시에 연습과 게임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약 2개월 가량 캘거리시내 카톨릭 학교를 를 돌며 게임을 하였다. 게임을 통해서 연습도 하고 배움도 얻고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웠다.
한국과 달리 각 학교 대항이어도 웃음과 즐거움 속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을 보면서 이민 와서의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고 게임에 빠져들게 되니 너무나 좋았다. 매 게임마다의 벌어졌던 해프닝들을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즐겁고 재미난 시간들이었다.
어느날은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바로 시작되었는데 자기 링인줄 알고 슛하고 박수를 치다 이내 자살 골임을 알고 선수모두가 자기선수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고 경기장안의 선수들과 관중들 모두 한바탕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잘못한 선수에게 야유를 보내지도 않았고 모두들 여유 있고 생기 넘치는 모습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날 아들학교는 간발의 차이로 졌다.
게임이 끝난 후 아들은 그 자살 골만 아니어도 이기는 건데 하며 아쉬워하였지만 아들은 그래도 그때 그 상황을 생각하며 웃곤 했다.
만약 아들이 여기서 화를 내며 짜증을 냈다면 나는 따끔하게 충고를 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란 아주 어렵다는 것과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자연스러운 해프닝은 잠시나마 모든 이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또 한번은 상대편 선수 엄마와 같은 좌석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응원을 하다 보니 똑 같은 이름은 서로 부르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우리 둘은 서로 마주 쳐다보게 되었고, 그 순간 웃음을 나누며 너의 아들이름이 <브라이언>이냐며 내 아들도 같은 이름이라 했고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경기 내내 우리의 아들들은 우연치 않게도 서로의 짝꿍이 되어 수비와 공격을 서로 바꾸어가며 게임을 하게 되었다. (상대편 팀이 공격을 하면 우리 팀은 수비를) 우리 둘은 각자의 아들이 득점을 하게 되면 이름을 부르며 격려하였고 누구의 아들이든 상관없이 열심히 응원을 하였다. 또한 서로의 아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엄마는 경기내내 우리 아들이 너무 잘한다며 나의 손을 잡기도 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엄마와 난 경기 내내 즐겁고 재미나게 열심히 응원을 하였다. 게임이 끝난 후 그녀는 자기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나에게 굿 바이 인사를 했다
나는 나대로 아들에게 이 상황을 신이나서 말해주었고 아들은 자기와 이름이 같은 녀석이 너무 자기를 수비하는 바람에 득점을 얼마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나는 아들에게 그래도 그 엄마는 게임내내 너를 얼마나 칭찬했는지에 대해 말해주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말해주었다.
또 어느날은 아들이 경기중에 슛을 했는데 링과 보드 사이에 공이 끼어 나오지를 않아 경기장에 모든 사람들은 웃음의 도가니로 변했는데 아들의 황당한 표정을 보니 더욱 웃음이 나왔다. 이내 그 볼은 키 큰 선생님이 점프해서 꺼냈다.
경기 후 아들은 득점할 수 있었는데 하며 하필이면 공이 왜 거기 왜 끼었는지 모르겠다며 그 순간을 비디오에 찍었냐고 나에게 물었다. 경기를 통해 아들은 여유와 운동의 참 맛을 확실하게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과 부모들 모두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들을 바래다 주는게 힘들었지만 농구경기를 관람하는건 아들과 우리부부에게, 그리고 모든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우선 경기를 통해서 처음에는 거의 모든 선수가 개인적으로 혼자서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려다 보니 득점의 기회는 더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혼자만의 게임은 득점을 얻기에는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선수들 모두가 느끼는 계기가 됐고 차츰 선수들은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조언을 받아들이며 배우며 또한, 게임을 하는 동안 선수들의 직접체험은 서로 단결하며 한마음으로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배우는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단결하며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 게임을 통한 간접교육이 주는 효과를 느끼게 된다. 또한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 져가는 모습도 보게 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 게임 같이 다니면서 개개인의 성숙해감을 느꼈다. 처음 시합 때 거칠고 예의 없는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태도에서 차츰 예의도 배우고 상대방의 의견도 수렴하게 되며 직접 느끼며 배우는 것이다.
처음 농구 시합 때의 아무것도 모르는 천방지축의 아이들처럼 각자가 따로 따로 움직이던 모습이 게임을 통해 유대감이 끈끈해지고 상대방을 칭찬 할 줄 아는 그리고 개인적인 모습에서 전체적인 결속과 협동으로 무엇인가가 이루어짐을 느끼고 친구에게 인정 받고 호감 있게 행동하는 기술도 배워나간다.
이러한 조그만 사회 속의 유대는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들의 사춘기에 대해 우리부부는 잘 거쳐나갈까 하고 걱정했었다. 이민 온 그시기가 아들의 사춘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춘기에는 자기조절의 발달과업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신체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기 때문에 신체적 균형이 어색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시기에 적절한 운동으로 몸의 건강과 자세에 있어 균형과 조화를 이룩해야 한다 또한 신체변화와 심리적 변화를 조화 시키기 위해 정서 감정의 고조화를 막아 스스로 통제 조절하는 의지력을 키워야 한다.
아동기의 자아 중심적 동기와 사춘기의 친구들과의 유대를 갖고 싶은 사회적 동기가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적응의 기초가 된다. 사회적 흥미의 활동은 사회적 민감성을 키우는 발달과업이 된다.
스스로 통제하고 성숙된 판단을 하도록 격려하면 자율성이 발달되어 책임감과 자기 신뢰감이 기초가 되어준다. 동료의 관심과 주위에 예민하며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발전에 유익한 기회로 활용하게 된다.
게임을 통해 선수 개개인이 여러 가지를 얻게끔 하는 이모든 게임과정이 정말 직접체험을 통한 간접교육의 효과일거이라는 생각이다.
아들은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왜냐하면 자기 팀이 이겼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처음에 단결이 안되 승리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으며, 2개월 동안의 연습과 게임이 많은 것을 주었다며, 그 동안의 경험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 것 같다며, 자기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아들은 게임을 하면서 학교친구들과도 많이 가까워진 눈치다.
마지막경기는 캘거리시티컵 쟁탈전인데 각 학교 인원을 기준으로 학교를 구분한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 중간 정도의 학교, 적은 수 학생을 가진 학교를 A, B, C 조로 나누어 게임을 하게 된다. 이런 것에서도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보인다. 게임을 통해서 얻는 것을 가르치는 것, 승부에 그치지 않고 즐거움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직접체험을 통한 간접효과를 얻는 좋은 교육제도인 것 같다.
이민 와서의 어려움의 위안이 되는 한 부분이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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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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