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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바다낚시_김국환(캘거리 교민)
 
추억하면 입가에 미소와 함께 연상되는 곳이 있다. 한국의 해변가, 그것도 총각 시절에 동료들과 함께 소금끼어린 비린 냄새가 물신 풍기는 동해바닷가 그곳이 그리워 질 때가 있다. 그때를 회상하며 이 글을 띄운다. 참고로 이 글은 조선일보 월간낚시(1985년10월호)에 본인이 투고하여 실렸던 내용임을 밝혀둔다. 수은주가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치솟고 각 매스컴에선 올해가 몇년이래 최고의 더위라고 산과 바다로 유혹할 즈음 우리학교에선 교직원 하계 해변 연수가 실시 되었다. 파주에 위치하고 있는 파주 여자 고등학교를 떠나 양평을 경유, 한계령 고개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색약수터로 향했다. 그곳 약수의 맛은 탄산수와 흡사했으나 끝맛은 야릇했다. 약수 물맛이 가실때 즈음 동해바다인 남애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우선 운동기구 설치와 각조별로 탠트를 친 후에 각자 여장을 푸는데 보니 역시 낚시꾼은 다르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배낭 옆엔 릴낚시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니 말이다. "선생님은 사모님 보다도 낚싯대를 더 꼬옥 끼고 다니시나보죠" 하고 농담으로 묻자. "허허...이사람 자네도 낚시에 좀더 미쳐보게"하며 내일 낚시일정좀 알아 본다며 일어났다. 조금후 동료 한명이 내일 새벽 바다낚시 갈 사람들을 물색하고 있었다. 중.고 교장선생님 이하 여선생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13명이 정해졌고 타고 나갈 배도 역시 미리 예약해 놓았다. 다음날 새벽 부두가로 향하는 버스 바깥 풍경은 바다를 끼고 달렸다. 차창 넘어로 보이는 경치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일행이 버스에서 내려서 10분쯤 걸어서야 오존냄새와 어물류로 가득찬 조그만한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타고 나갈 배는 아담하고 생각보다는 컸다. 마치 영화 '죠스'에 나오는 배 같다고나 할까? 하얀 페인트로 단장돼 있는 배가 깨끗했고 뱃고동 소리는 우렁차며 속도는 날쌘 제비 같았다. 한참후, 바다 한가운데서 다른 일행의 배가 먼저 도착해서 바다고기를 한창 낚아 올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그곳에서 낚시를 하기로 정했고, 준비해온 갯지렁이와 조갯살을 릴낚시와 얼래에 끼워 바다물 깊이까지 가라앉힌 뒤 들었다 놨다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같은 행동을 지속시키려니 팔이 점점 저려왔다. 이때 옆에서 ' 왔다 ~ ' 하는소리와 함께 넙적한 가자미가 크게 휘저우며 얼래줄에 매달려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그 후로 사방에서 바다고기들이 하나씩 둘씩 짝지어 낚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참동안 입질한 번 없어서 그냥 되돌아 가고 싶은 심정 이었지만 언제 그랬느냐 싶은듯이 연신 손만 놀리고 있었다. 좌우지간 우리 일행은 쉴새없이 낚아 올렸다. 주로 가자미 였고 때론 이름모를 바닷고기도 잡혔다. 민물고기에 비해서 고기가 그리 힘은 없었지만 계속 낚아 올라오는 재미 또한 그 나름대로 있었다. 여기 저기서 낚아 올리자 신바람이 난 작은 배의 함장( ? ) 은 가자미를 바닷물로 깨끗이 씻어서 즉석 회를 쳐 주는 것이었다. 그때처럼 맛있는 즉석 회맛은 난생 처음이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아 내리는 것이 마치 솜사탕이 입에서 녹는 그 맛이었다. 멀리 아스라하게 보이는 해수욕장과 육지 그리고 망망한 수평선 위에 떠있는 한가운데서 낚아올린 즉석회 한점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이 장면은 어느 소설의 한 페이지와도 같은 낚시꾼의 멋과 낭만 이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배멀미로 고생하는 이도 있었다. 배를 처음 타 본다는 남선생의 롤링에 의한 울렁증, 그리고 견디다 못해 골아 떨어진 몇몇 남. 여선생들의 진풍경 이란 . . . 그러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돌아 올때는 아쉽고 섭섭했다.

기사 등록일: 200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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