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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가나안_4
시내를 들어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버스가 정차한 쪽으로 몰려 들었다.
한 중년 부인은 아기를 업고 한손에는 기저귀 가방을 들고 억세게 많은 사람들 틈을 뚫고 남편보다 먼저 버스 안으로 올라 탔다.
그렇게 해서 겨우 앉을 자리를 하나 잡아 놓고 남편이 타기를 기다렸다가 그 자리를 부인보다 늦게 탄 남편에게 양보하고 부인은 그 옆에 서서 가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 당시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엔지니어를 도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다. 서류 파일을 하라고 하면 제 자리를 찾아서 파일하고 필요한 서류를 찾아 오라 하면 찾아오고 간단한 계산같은 것도 도와 주기도 하고 일은 쉬어서 할만 했다. 그런데 이 엔지니어의 이름이 나를 민망하게 했다.
그의 이름은 Norman Tozer 였는데 여비서들이 그 이름을 부를때 Norman이라 부르지 않고 Norm(놈) 이라고 불렀다. 예를 들면 “헤이 놈” 하면 “야” 하고 대답을 했다. 처음 듣는 그의 이름이 마치 이놈 저놈 하는 것 같았다.
Norman씨는 우리 가족을 자기 집에 저녁초대하고 우리 가족이 캐나다 생활에 빨리 적응하도록 잘 도와준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8월 중순이 되니 나에게 추천서를 하나 써 주면서 다른 곳에 일을 구해 보라고 했다. 8월 말이면 내가 할 일이 끝나기 때문이었다. 만일 직장을 구하는 데 참고인이 필요하면 자기 이름을 써도 좋다고 했다.

3. 옮겨 심은 나무
다음으로 구한 직장이 지금의 Loram Group의 전신인 Mannix Co. 이란 토건회사였다. 이 회사는 주로 고속도로공사, Dam공사, 수력발전소공사등을 했다. 나의 직책은 Draftman 이였다.
Engineer의 일을 도와 주면서 이 분야 저 분야로 많은 일에 관계하게 되었다. 일의 양이 많아 지면서 밤 열시, 열 한시까지 일을 하는가 하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일을 더 했다고 보수를 더 받는것도 아니였다. 이렇게 열심히 일한 결과, 1974년 2월에 정식 엔지니어로 진급되었고 한달 후인 3 월부터 Mica Dam Power House공사 현장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Mica Creek에서의 일은 재미있었다. 회사에서는 가구가 있는 집도 무료로 살게해 주었고 벽지 수당도 주었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현장에 갈때는 4년동안 공사가 끝날 때까지 있을 예정이었지만 2년만에 캘거리 본사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유인즉, 공사가 막바지를 넘어서자 많은사람을 감원 시키게 되었는데 나와같은 동양인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으니까 나를 본사로 돌려 보내기로 결정하고 책 임자와 가까운 백인 Engineer를 내 자리에 앉게 했다. 나는 4년동안 현장에 있을 예 정 이 었기 때문에 아무 이유없이 본사로 돌려 보낼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취한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하여 모함을 했다. 어떤 모함을 했는지 나는 알지 못했지만 본사 직원들의 나에 대한 태도는 냉담했고 나 또한 이유도 모르면서 어렵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나는 결단을 내렸다. 1981년 3 월에 13년간 몸 담고 일했던 곳을 미련없이 떠나 자영업 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힘들게 살아 오는 동안 두 아들들은 잘 자라 주었고, 모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또 덤으로 손녀딸들의 재롱이 우리들에게 기쁨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일을 돌아 보면서 나는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들어 갔을 때의 일을 생각 하였다.
사십년이란 긴 광야의 생활을 마치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땅에 들어 갔을때 그들은 얼마나 기뻐 했을까?
그러나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민족을 아무도 환영해 주지 않았고, 키 크고 힘 센 아낙 자손과 높고 견고한 여리고성이 버티고 있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들을 몰아내야 했고 여리고성을 함락해야만 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랐기에 요단강이 갈라지는 기적과 여리고성이 무너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듣던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어 있고, 잘 산다는 캐나다땅에 도착하니 아낙 자손같이 힘 세고 키가 큰 사람들과 여리고성보다 더 높고 견고하게 느껴지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견고한 벽이란 무엇인가?
직업을구할 때 구할 수 없도록 가로막고 있는 여러가지 조건의 벽, 언어 소통의 벽,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의 벽들이다.
나는 나 자신이 아낙 자손과 같은 거인들 앞에 메뚜기 같이 작았으며, 가로막고 있는 벽을 넘기에 너무나 나약하게 느껴 졌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함께 하리라."고 하신 말씀과 "능력 주시는자 안에서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하신 말씀은 나에게 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나갈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었다.
가나안 땅과 같은 캐나다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수 있도록 도와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끝.
(다음주부터는 우수작으로 뽑힌 두개의 작품이 계속 연재됩니다._편집자 주)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11/4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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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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