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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워진 길 '캘거리 이민'(3)
아이들 학교가는 시간인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3시반이면 일을 끝낼 수 있는 회사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매일 신문의 Classified Ad.를 들여다보던차에 Stampede Roundup Centre에서 Job Fair를 하는 것을 알게되어 여러장의 이력서를 들고 가서 둘러보던중 우연치 않게 집에서 10분거리인 새로운 커뮤니티 쇼핑센터에 새지점을 내는 유통업체계열사의Career Fair가 며칠후에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커버레터와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즉석 인터뷰를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온 인터뷰 관련 책자를 숙독하고 오전 10시 문이 열리자마자 제일 먼저 서류를 접수 시키고, 1차 스크리닝면접, 2차 심층면접, 3차 책임자 면접까지 1시간에 걸쳐 시간을 보내고 왔다.
희안하게도 이곳에서 묻는 질문들은 책에서 본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아내는 한국에서 여러 생활제품 회사의 주부모니터를 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미리 준비해간 본인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주중근무가 가능한 Office Administrator쪽을 지원하였기에, 며칠후 다른 후보와 비교하는 심층면접까지 거친후, 원하던 자리에는 되지 못했지만 모든 인력구조를 새롭게 구성하는 조직에서 먼저 일을 시작함으로써 Team Leader가 되는 Full Time 포지션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제일 관심있어하는 가정용품 회사라는 것과 근무시작 한시간 전에 일어나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10분안에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직장조건은 엄마로서 아이들을 돌보기 쉽다는 조건과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적합하다고 만족해한다.
아내는 앞으로 사내에서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캐나다의 인력시장에서 요구하는 경력조건을 갖춘후 본인이 꼭 하고 싶은 일을 나중에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며 새하루를 시작한다.
참고로 이곳에서 채용시 중요한 포인트는 Reference인데 특별히 직장경력은 없었지만 주말에 성당에서 봉사를 하며 알게된 캐네디언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
예전에는 고국에서 부쳐 온 소포에 함께 담겨있던 신문만 보아도 반가웠던 때가 있었다지만 요즘은 ‘CN드림’같은 인터넷 싸이트나 교민지를 통해 이곳과 고국의 정보를 쉽게 챙길 수 있다.
이렇게 편안한 수단속에서 가끔은 이중의 잣대나 무책임한 글들로 마음이 갈라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시쳇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란 표현을 하듯이 서로의 기대치가 달라 벌어지는 한인 비즈니스에 대한 시시비비부터 부지런하게 이루어 놓은 개인사업체나 캐네디언 회사에 다니는 것에 대해서도 흠집 내기로 참견하여 격려와 성원에 목마른 이들을 실망시킨다.
극단적으로는 이러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같은 교포끼리는 거래나 교류를 꺼리는 분들도 생기고... 교민 숫자도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유학생 포함 1만명 수준)라 한국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자연스럽게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기 어렵고 한정된 지역에서 무성한 말들이 떠돌아 쉽게 퍼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이민 와서 급작스레 친해지고 사소한 일로 갈라서고 시간이 흐르면 그냥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게 어느 이민선배의 지론이다.
이민이라는게 매력있는 기회라는 건 틀림없다. 그러나 그만큼 스스로 모든 것에 매진해야 하며 남을 헤아려 주는 제약이 따르는 것도 틀림없다.
‘맑은 물’이란 뜻의 캘거리는 5월에 함박눈이 내려야 겨울이 끝났다고 할 정도로 추운 곳이기도 하다.
토론토나 밴쿠버 같은 대도시처럼 화려하고 복잡하지 않지만 록키산맥 너머에 자리잡아 Chinook덕분에 매서운 겨울추위도 조금은 비켜 나가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연민하며 시간을 더디게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부지런히 일하느라 이런 글조차 쓰기 힘든 교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민이란 가리워진 길, 그 속에서 자신이 선택하며 노력한 만큼 걸어 온 곳까지가 본인의 길이지 더 이상의 무리한 기대나 집착의 길이 아니란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열심히 사는 분들이 많은 캘거리!
그들의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기에 캘거리의 매서움과 여유로움, 그리고 우리 이웃이 좋다.
<끝>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12/9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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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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