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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손자사랑-약속의 땅 가나안 2부 6편
나의 할머니는 양씨 가문에 일찍 시집와서 아들 셋을 낳고 청산 과부가 되셨다. 젊은 여자가 농사일을 하며 어린 아들 셋을 키우기가 너무 힘들었다. 입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서 둘째 아들을 먼대로 양자로 보내고 두 아들을 키우며 억세게 살았다.
애비 없는 자식이란 말을 듣게 하기 싫어서 할머니의 어떤 법대로 엄격하게 두 아들을 키웠다. 할머니의 뜻을 따라 두 아들은 잘 자라 주었고 두 아들 다 결혼해서 한 동네에서 살았다.
나는 그분의 셋째 아들에게서 태어난 둘째 아들이다. 할머니는 자신이 엄격하게 사시는 것 같이 다른 모든 사람들도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된다는 신앙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사시는 분이셨다.
할머니는 첫째 아들집에 사시면서 셋째 아들 집에 자주 오셨다. 할머니는 조금이라도 당신 눈에 거스리는 것을 보시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것을 바로 잡아야만 했다.
그런데 우리 가정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동네를 다니시다가도 할머니 눈에 거스리는 것을 보시면 아이, 어른 막론하고 잘못한 것을 지적하시고 바로 잡아 주셨다. 할머니 말씀이 지당한지라 아무도 할머니에게 반항 할 수 없었다. 이런 할머니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호랑이 할머니라 불렀다.
그런데 이 호랑이 할머니가 꼼짝 못하는 것이 있다. 첫째와 셋째 아들에게서 다섯 명의 손자가 있는데 이 다섯 명의 손자 앞에서는 할머니의 엄격한 법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손자들에게는 무조건 사랑을 주셨기 때문이다.
특별히 장손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셨다. 1948년 우리들(형님과 사촌형제)은 영등포에서 자취를 하며 학교에 다닐 때 였다. 그 해 겨울 눈보라가 심하게 부는 보기드문 추운 날씨였다. 마침 일요일 아침이라 우리 형제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이불 속에 누워서 늑장을 부리고 있는데 누가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형님이 누가 이런 날씨에 이른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냐고 투덜대며 나가 봤더니 할머니가 고깔 모자를 눌러 쓰시고 목도리로 목과 얼굴을 칭칭감고 눈만 볼수있게 하시고 서 계셨다. 할머니는 이 추운날 새벽에 목동에서 영등포까지 4km나 되는 허허벌판을 혼자서 걸어 오신 것이다.
우리 형제들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새벽부터 할머니가 오신것으로 봐서 예삿일이 아닌 큰 일이 일어 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머니가 오신 이유를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우리 형제들은 모두 입을 딱 벌리고 할머니의 손자 사랑에 감탄하였다.
할머니 말씀이 지난 밤에 날씨가 하도 고약해서 내 손주 새끼들이 무사한지 걱정이 되서 한잠도 못 주무시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달려 오셨다는 것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1.4 후퇴때 였다. 사촌 동생과 사촌형 그리고 할머니가 우리 식구와 같이 천안군 광덕면 광덕리라고 하는 산골로 피난을 갔었다. 수입은 없고 가지고 간 양식으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 회의에서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똑같이 밥을 군대식으로 일정량을 주기로 정하고 점심은 굶고 아침과 저녁식사만 먹기로 하였다.
처음 시작은 잘 따라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들 (나와 사촌들)은 십대에 성장기에 있는 나이였기 때문에 항상 배가 고파서 게걸댔다. 손자 새끼들이 배고파 하는 것을 본 할머니는 우리들에게 밥을 한 숟가락씩 떠 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늙어서 배가 안고프니까 너희들이나 더먹어라” 하셨다.
할머니는 우리 세 손자에게 밥을 퍼 주고 나면 할머니 그릇에는 밥이 밑에 조금 남아 있었다. 할머니는 조금 남아 있는 밥을 드시면서 나는 이만하면 배 부르다고 하셨다. 우리들은 철이 없어서 할머니는 노인이 되어 정말 배가 고프지 않는 것으로 알고 염치도 없이 잘도 받아 먹었다.
지금 나는 그때 할머니보다 더 나이를 먹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제서야 할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되니 철이 들어도 꽤나 늦게 드나보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를 믿음의 아들로 생각할 만큼 사랑 했고 특별히 그의 거짓 없는 믿음을 칭찬했다. 그런데 디모데의 거짓없는 믿음이 외할머니로부터 온 것이라고 디모데 후서 1장 5절에 기록되어 있다. “이는 네속에 거짓없는 믿음을 생각함이라 이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 확신하노라”.
지금 나는 두 손녀딸의 할아버지다 . 나는 손녀딸 사랑에 푹 빠져 있다. 그 애들이 웃어도 예쁘고 울어도 예쁘고 고집을 부려도 예쁘다. 이렇듯 손녀 딸을 사랑하면서 옛날 할머니의 유별난 손주 사랑을 생각하였다. 디모데의 믿음이 외할머니의 믿음에서 온 것 같이 나의 손녀딸 사랑이 할머니의 손자 사랑에서 온것이 아닌가 생각 해본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6년 11/1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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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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