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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심으면서...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더니 땅이 얼어버렸다. “에이구~ 또 시기를 놓쳤구나~” 작년에 Tulip를 심어야지 심어야지 하고 벼르다가 그만 땅이 얼어 붙어서 심질 못했다. 올봄에는 작년에 묻쳐있던 애들이 나와서 그런데로 봄소식을 전해 주었는데…. “또 시기를 놓치다니… 칠칠하긴….” 후회를 했다. 그런데 이틀 전부터 날씨가 푸근해지더니, 얼었던 땅이 다 녹았다. 땅을 파보니 보드러고 촉촉한게 아주 좋았다. 지하실 Cellar에 보관했던 Tulip뿌리를 꺼내다가 땅을 파고 정성스럽게 심었다. “내년에 봄소식을 전해다오!” 속삭이면서…. 봄에 언 땅을 뚫고 나오는 Tulip의 생명력은 신비 그 자체다! 창조주께서는 어떻게 생명을 창조하셨기에…. 올봄에 Tulip의 싹이 5cm쯤 나왔을 때, 어름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걸 치우다 보니 Tulip의 싹이 나오는 꽃밭에 50cm 정도의 눈얼음이 쌓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온도가 영하 10도 가까이로 떨어졌다. 가을에 싱싱하던 화초들이 서리를 한번 맞으면 줄기와 잎새가 끓는 물에 데쳐낸 시금치처럼 되는 것을 생각하며 ‘올해는 틀렸구나!’ 했다. 그런데 눈과 얼음이 거의 다 녹았을 때 “나 여기 있어요!” 하며 다시 눈을 헤집고 고개를 내미는 Tulip의 싹을 보면서 “너희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애들이니?” 너무나 반가워 손으로 애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Tulip은 참 묘한 애들이다. Bio-clock이라고 하는데, 꼭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난후에야 꽃을 피운다. 참 괴짜들이다. 실내에서 꽃을 보겠다고 겨울을 지나지 않은 뿌리를 화분에 심으면 꽃이 안 핀단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들은 뿌리를 냉장고에 최소한 한 달동안 넣어 두었다가 화분에 심는다니…. 참 묘한 애들이다!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나서야 꽃을 피우는 Tulip!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해 주는 Tulip이 나는 참 좋다. 살을 에이는듯한 추위를 이겨내고 피우는 꽃이기에 더 좋다. 나는 Tulip에게서 삶을 배운다. Tulip에게서 이민의 삶을 배운다. 우리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 너무나 쉽게 절망하고 포기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땅이 꽁꽁 얼어 들어 오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한다. 지레 겁을 먹고, 추위와 싸우며 고생하느니, 차라리 얼어 죽겠다고 작정을 한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아름다운 삶의 꽃을 피울수 있는데도…. 창밖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자동차가 눈구덩이에 빠져도, 언땅을 뚫고 고개를 내미는 Tulip를 생각하면, 봄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겨울내 몸소심해! 내년에 꼬~옥 봄소식을 전해 줘야 돼~!” Tulip를 심고 손으로 꼭꼭 눌러주었다. 아름다운 빠~알간 자태를 한껏 뽐내며 봄의 향연을 펼칠 Tulip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내일은 어머님, 아버님 계신 곳에 봄을 심어야겠다.

기사 등록일: 200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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