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선한 사마리아 사람“
나오는 사람들
강씨 (선한 사마리아 사람)
여관 주인
여관 주인의 아내
박씨 (강도 만난 사람)
박씨 부인
목사
목사 부인
장로
장로 부인
깡패 1
깡패2
깡패 3
(막이 열리면 박씨가 무대에 등장한다)
박씨: 짜식이 말야, 어디라고 겁없이 남의 공사판에 끼어들어! 그런데 나도 이젠 늙는 모양이야! 여지껏 한방에 나가 떨어지지 않은 놈들이 없는데… 짜식 맷집 좋든데. 근데 그 덩치 가지고 짜식이 왜 덤비질 않았지? 왜 얻어 맞구만 있었을까? 에이! 별 걱정을 다 하네! 빨리 집에 가서 우리 순돌이를 봐야지.
(깡패들이 꽥소리를 지르면서 뛰어 나온다)
깡패 1: 야, 임마 꼼짝 마!
박씨: 어? 너희들 왜 이래?
깡패 2: 꼼짝 말고 가진 거 다 내놔!
박씨: 왜 이래? 안돼!
깡패3: 아저씨, 빨리 다 내놔요. 안 그러면 다쳐요.
깡패1: 어! 이 짜식 기압 빠쳤네! 뭐 아저씨?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후려 갈긴다)
깡패3: 왜 때려!
깡패2: 짜샤, 넌 밤새두룩 맞고 또 맞아야 돼!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후려 갈긴다)
깡패1: 빨리 내놔!
박씨: 안돼!
깡패2: 안돼? 이 짜식이 (몽둥이로 머리통을 후려 갈긴다. 넘어지는 박씨를 발길로 걷어찬다)
깡패1: 임마, 넌 너무 말이 많어!
깡패3: 야! 이젠 그만 해!
깡패2: 짜식이 순순히 말할 때 내 놓을 것이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
깡패3: 야! 꼼짝 안 하는데, 죽은거 아냐?
깡패1: 짜샤, 네가 예수냐? 부처냐? 왜 이렇게 걱정이 많어!
깡패3: 야, 그래도 죽으면 어떻게 하니….
깡패2: 걱정마! 짜샤!
깡패1: 짜식 생긴거 보다 돈이 많은데? 야! 뜨자!
(깡패들 퇴장)
(박씨가 꿈틀거리며 목에 걸린 소리로)
박씨: 아이구 머리야. 사람 살려요. 아이구 좀 도와 주세요.
(목사와 부인이 등장)
사모: 아니 저게 뭐야! 사람이 잖아요! 어머, 머리에 저 피 좀 봐!
박씨: 사람 살려 주세요
목사: 움직이는 걸 보니까, 죽진 않았군! 어떻게 하지?
사모: 어유, 무서워!
목사: 도와 주긴 도와 줘야 하는데…. 돐잔치는 어떻게 하지?
사모: (시계를 들여다 보며) 여보, 벌써 7시예요. 돐잔치에 늦겠어요.
목사: 그래, 요즘 꽝장노가 삐딱하게 나가는데, 돐잔치에 못가면 교회가 시끄러워지겠지?
사모: 그래요. 못본척 하고 그냥 가요. 어서요!
목사: 내일 주일예배 때 선한 사마리아 사람 설교를 준비했는데….
사모: 아이, 시끄러워요!. 꽝장노하고 잘못되면 당신 힘든거 알지요? 빨리가요.
목사: 내일 강단위에서 땀께나 흘리게 생겼군!
사모: 뭐해요!
(서둘러서 퇴장)
(장노와 부인이 등장)
부인: 여보, 어제 늦게까지 안자고 뭐했어요?
장노: 뭘하긴, 성경공부 준비를했지
부인: 당신 성경지식이야 우리교회에서 제일이지!
장노: 장노들 모두 한심해! 그러구두 장노라구! 뭐 기도를하나, 성경을 보나. 그저 골프, 골프!
부인: 어머, 저게 뭐예요? 아유, 저 피좀봐!
장노: 깡패들 한테 맞은 것 같은데?
박씨: 도와 주세요!
부인: 여보, 도와 줍시다.
장노: 시간없어! 다들 모여서 기다릴텐데.
부인: 여보, 저 사람 저러다 죽겠어요.
장노: 요즘 한창 성경공부 잘 가르친다고 뜨는데, 꼭 가야해!
부인: 사람이 죽어가는데 성경공부 한번 빠지면 안돼요?
장노: 그럼 당신이 도와 줘! 저 사람을 도와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 말씀 가르치는게 더 중요해!
부인: 여~보~
장노: 난 가야 돼! 날 기다리는 영혼들이 불쌍하자나 (장노 퇴장)
부인: 성경을 아무리 잘 가르치면 뭐 해요~! 행동이 따라야지~~! (소리를 지른다)
어떻게 하지? (박씨 옆에 와서 머뭇거리다가) 여보, 같이 가요! (서둘러서 퇴장)
박씨: 사람 살려 주세요!
(강씨가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
강씨: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신 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내 바구니에 스리살살 넘치누나!
아니 저게 뭐야! 사람이잖아. 아이구, 저 피!
박씨: 좀 도와 주세요~
강씨: 여보세요, 여보세요. 정신 차려요!
박씨: 도와 주세요~
강씨: 아! 이런! 어서 이물 좀 마시고 정신 차례요!
박씨: (물을 마시고나서) 고맙습니다.
강씨: 이젠 정신이 좀 드세요?
박씨: 네… 고맙습…… 아니 당신은 아까 공사판에서 내가 때린…. (기절을 한다)
강씨: 이봐요, 정신차려요! 정신 차려요!
이게 야단 났군! (박씨를 업고 퇴장)
다음 날 아침, 여관 앞 마당 (강씨, 여관 주인, 부인이 등장)
강씨: 아저씨, 이제 가봐야겠습니다.
주인: 그래, 참 좋은 일을 하셨소!
강씨: 아저씨, 제가 가진게 이것밖에 없거든요.
부인: 이건 이틀치 방세 밖에 안돼요!
주인: 여보~!
부인: 아유, 시끄러워요! 닷세치 방세를 선불하던가 아니면 저 사람 데리고 가요!
강씨: 아주머니, 저….
부인: 안돼요! 여긴 자선사업하는데가 아니예요!
주인: 여보, 이 착한 사람이 사정을….
부인: 시끄러워요! 가서 방이나 치워요!
강씨: 저를 믿어 주세요. 제가 돌아오는 길에 나머지 방값과 약값을 다 갚겠습니다.
부인: 내 이거야 원!
강씨; 한번만 봐 주세요. 꼭 돌아 옵니다.
부인: 요새 믿을 놈이 어디있어! 당신을 어떻게 믿어요?
강씨: 한번 믿어 보세요
부인: 그럼 그 배낭을 놓고 가요.
강씨: 이건 제 연장인데… 이게 있어야 일을 하지요.
주인: 여보, 믿읍시다. 이렇게 착한 사람이 어디있소?
부인: 아유, 속상해!
강씨: 아저씨, 감사합니다.
주인: 감사하긴.
강씨: 다시 오겠습니다.
주인: 아니 안 와도 돼네. 나머지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네.
부인: 알아서 하긴 뭘 알아서 해요!
강씨: 안녕히 계세요. (강씨 퇴장)
주인: 어서 가게. 참 보기 드문 청년이군 (주인 퇴장)
부인: 보기 드문 청년? 정신 빠진 놈이야! 정신 빠진 놈! (부인 퇴장)
닷새 후 (아기를 업고 만삭이 된 박씨 부인이 두리번 거리며 등장)
주인: (등장하면서) 누굴 찾으세요?
박부인: 네… 말씀 좀 묻겠는데유~ 여기 혹시 박칠성이라는 사람 인나유~?
주인: 박칠성이라….
여부인: (등장하면서) 깡패한테 맞은 박씨요!
주인: 근데 댁은 뉘시요?
박부인: 지가 안사람이여유~.
여부인: 나두 힘들지만, 애기 엄마두 고생문이 훤~하우!
주인: 박씨, 박씨! 어서나와 봐요. 애기 엄마가 왔수.
박씨: 여보!
박부인: 순돌아빠, 이게 웬일이래유~.
박씨: 어떻게 알구 왔어?
박부인: 아줌니가 주인 집으로 전화 하셨어유~.
박씨: 이 신세를 어떻게 갑지요?
주인: 별소릴 다 하네.
박부인: 모두 얼마유?
여부인: 얼만지 알아선 뭘 할려구? 돈이나 있어?
박부인: 그래두 값은 알아야지유~.
여주인: 돈두 없으면서 알아서 뭐해! 정신 나간 놈이 온다구 했으니까, 오면 받구 안 오면 뜯기는거지!
박씨: 정말 고맙습니다.
주인: 자네, 몇일 더 쉬어야 하네.
박씨: 쉬면 좋겠지만, 빨리 일을 해야지요.
박부인: 안녕히 계셔유~.
여주인: (박씨 부부가 거의 퇴장 할 때) 아이구, 내 팔자야! 이봐, 애기 엄마~ 나 좀 봐요.
박부인: 왜유?
여주인: 박씨가 아직 몸이 성치 못하니까, 이걸루 생활비에 보태 써!
박부인: 아유~, 이러시면 안돼유~.
여주인: 잔소리 말구 받아!
박부인: 안돼유~. 여관비도 못 물었는디…
여주인: 받을꺼야? 안 받을꺼야?
주인: 애기엄마, 얼른 받으슈.
박부인: 고마워유~ (돈을 받으면서 눈물을 딱는다)
박씨: 고맙습니다.
여주인: 해산할때까지 몸조리 잘하구!
(박씨부부 퇴장)
여주인: 이봐, 박씨, 착한 여편네 고생시키지 마!
주인: 사장님, 이게 웬일이 옵니까?
여주인: 시끄러워요! 이게 다 그 정신 나간 놈 때문이예요.
한 달후, 여관 마당
여주인: 내 뭐랬수? 그 놈 안 온다구 했지요?
주인: 여보, 이제 그만 합시다. 귀에 딱지 안겠수.
여주인: 에이, 나쁜 놈!
강씨: 안녕하세요?
주인: 아이구, 이게 누구야? 자네 양반 소리는 못 듣겠군.
강씨: 제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까?
여주인: 한달이 넘었길래, 도망 갔나 했더니…
강씨: 안녕하세요? 제가 약속했잖아요.
여주인: 요새 약속지키는 놈이 어디 있어?
주인: 그간 잘 지냈나?
강씨: 네, 좀 멀리 갔었습니다.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거든요. 박씨는…
주인: 다 나아서 집에 갔네.
강씨;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얼마를 더 드려야해요?
여주인: 필요 없어!
강씨: 아니, 왜요?
주인: 필요없다는데, 왜 이리 말이 많은가?
강씨: …. 그래두 드릴건 드려야…
주인: 됐네, 됐어! 우리 사장님이 자네 때문에 많이 변하셨다네. 하하하
여주인: 이봐, 강씨
강씨: 네…
여주인: 당신 예수쟁이라구 했어?
강씨: 아니요.
여주인: 예수쟁이들이 모두 강씨같으면, 발목을 붙들어 맨다고 해도 교회에 가겠어!
주인: 여보게, 들어 가세. 우리 사장님께서 자넬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
여주인: 저 양반, 또 주책…
강씨: 왜요?
주인: 사장님께서 차리신 저녁상을 본다음에 이야기하세. 하하하
(주인과 강씨 퇴장)
여주인: (독백하듯이) 잘 믿는다는 예수쟁이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왜 세상은 요모양 요꼴이 돼가나… 망할 놈의 세상!
(여주인이 무대에 서있고, 막이서서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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