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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긍지
한국인의 긍지 카나다에 이민을 와서 살건 한국에서 살건 상관 없이 자식들을 잘 기르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람입니다. 카나다에 와서 사는 저희들은 자녀들이 한국말도 잘 하고 한국 사람의 자녀로서 카나다 땅에서 당당하게 살면서 이곳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되고, 카나다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 속에는 한국인의 후예로서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의 아들들은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느낄까?’ 어떤 사람들은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말을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본인들은 싫어 하더라도 한국음식을 억지로 먹여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말도 중요하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아들들이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가장 자랑스럽게 어깨를 쭉~ 폈든 때는 2002년 World Cup Soccer에서 한국이 승승장구해서 4강에 진출했을 때였습니다. 예선전에서 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했을 때, 아들들은 장농 속에 있던 태극기를 꺼내서 앞마당에 있는 농구대에 높이 달아 놓고, 또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Bloor거리로 뛰쳐 나가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습니다. 이태리를 이겼을 때도, 꼭두새벽에 스페인과의 8강 전에서 승부차기로 이겼을 때도 밤잠 한숨 자지 않고 Bloor 거리에서 하루종일 축제를 벌였습니다. 한국말을 하건 못하건, 카나다에서 태어났건 한국에서 태어났건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외쳤고 한국인이라는데 긍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World Cup Soccer는 이곳에 사는 2세들에게 조국 대한민국이 제공한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세 아들은 유치원 때부터 축구를 했으니 축구는 그들에게 삶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캐네디안 친구들과 축구를 할 때면 World Cup 한국팀의 Uniform을 입고 한국인의 긍지를 맘껏 즐기는 것 같아서 옆에서 보는 애비의 마음은 흐뭇했습니다. 이젠World Cup Soccer의 열기도 사라진지 오래고, 요즘 저의 아들들은 무엇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얻은 결론은 World Cup Soccer 같은 일시적인 영향이 아니라, 저희들의 자녀들 주위에 있는 한국인들이 어떤 삶을 사느냐가 그들에게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 줄 수도 있고, 한국인인 것을 부끄럽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들들의 주위에서 항상 얼굴을 대하는 한국사람들이 멋지고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들도 주위에서 보는 한국 사람들처럼 살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의 삶이 정말 멋지다! 난 아버지가 한국사람이라는게 자랑스럽다” “난 한국사람의 아들이니까, 나도 아버지처럼 멋지게 살아야지!” “나도 Korean-Canadian으로 이땅에서 당당하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제 큰 아들은 결혼을 했고, 머지 않아 두 아들도 결혼을 할텐데,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정에서 존경받는 아버지였을까?”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성심껏 도와주는 남편이었을까?”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었을까?” “자기들의 문제를 털어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담자였을까?” “이웃 사람들에게 ‘참 좋은 이웃’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었을까?” 아주~ 고민스럽네요! 제 생각에는 다 자란 자녀들의 머리 속에 “나도 우리 어머니 아버지 같은 삶을 살꺼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들에게서 한국인의 긍지를 기대하기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들의 삶이 엉망인데 자녀들이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고 살기를 바라는 것은 허망한 꿈일 것입니다. 할말을 해야 하는 카나다 사회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한국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치고 싸우는 어른들을 본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라고 아무리 이야기해 보아야 헛수고 일 것입니다. 한인회가, 실업인 협회가 투닥거리는데, 한인사회에서 가장 덕망이 높은 사람들이 모인 단체인 평통 임원들이 육탄전을 벌이는데, 저희들의 자녀들이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고 살기를 바라는 것은 당치도 않은 욕심일 것입니다. 저희들의 삶이 2세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면 결단코 그들은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한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줄줄이 꿰고 있어도,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한국음식을 매일 먹어도 그들은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저의 아들들이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걱정입니다. 제가 뿌려 놓은 삶의 씨가 변변치 못하니 걱정입니다. 아들들이 가장 가까이서 본 한국인인 제가 변변치 못해서 걱정입니다. “나의 아들들은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살까?” 글쎄요~ 자신이 없네요. 앞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부단~히 노력하면 될까요? 꼬리글: 요즘 토론토 한인사회는 좀 시끌시끌합니다. 캘거리는 안 그렇지요?

기사 등록일: 200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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