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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연_이유식 컬럼 11
인생살이 몇해던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행로에서 인생은 서로가 만나고 헤어지는 수레바퀴로 살아간다. 이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두가지 색깔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으리라는 생각이다. 즉 한가지 색깔의 인연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인간관계의 사람... 또 다른 색깔의 존재는 쉬이 잊어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만나고 헤어짐이 전부 인연때문이 아니겠는가. 나는 불교 교리를 잘 모르지만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있었기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위에서 말한 두가지 색깔의 인연은 서로가 오랜 기억으로 담아 있어 아름다운 인연을 간직하고 싶은 심정은 일치 하리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환경과 입장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영원히 남아 있어야 할 인연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고 미워하며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잊혀지는 인간관계가 될 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사실인가? 하지만 어느 누구나 아름다운 인연을 지속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을 홀려 좋은 인연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흔히들 지력(智力) 즉, 지혜롭고 슬기로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과 또한 상대방의 정신세계를 홀리는 심력(心力) 즉, 순수하고 티없는 마음을 주고 받는 지순한 인간 내면의 성찰에서 우러나는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녀의 인연이라면 양귀비나 마린몬로 같은 아름다운 매혹적인 여인과 자기 눈에 안경으로 보이는 천사 같은 여인을 찾는 남성이 있다면 이는 미(美)를 추구하는 것일 것이고, 반대로 여자들은 ABC뉴스 앵커 피터 제닝 같은 성적 매력이 일등인 남성이나 세계의 일등부자인 빌 게이츠를 홀릴 수 있다면 어떨까. 이는 남녀의 인연의 가치관의 차이와 개개인의 취향의 차이에 따라 서로가 서로를 홀리는 인연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밖에는 꽃샘 눈보라인가 3월도 중순이건만 잠을 잃은 이 밤이다. 교통사고에 독감까지 겹친 지친 몸 텅빈 집 리빙룸 소파에 앉아 친구 자작노래 음악을 듣는다. 한국의 팝송 만남, 사랑해, 가는세월부터 시작한 노래는 섬머타임, 낙엽으로 이어졌다가 루돌프 사슴코, 실버벨 등 크리스마스 케롤로 번져간다. 우리 시대 한국의 최고명문 K고등학교에 성악부장을 했고 K대학 법대에서 대학내 성악써클을 만들었다는 Y형. 지금은 강남 세무사협회 회장으로 흰머리를 펄럭이며 자기의 개성을 한껏 살려 CD테이프를 만들어 보내준 그 친구 지금 이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같이앉아 와인이라도 한잔할 수 있는 밤의 인연은 없고 컴컴한 리빙룸에 앉아있다. 오늘 막 큰 딸이 토론토에서 정성껏 제작한 나의 자작시 낭송을 듣는다. 왜 인생이 이렇듯 허무하고 슬픔과 번뇌만이 나를 억압하는지 살아 있음이 무엇일까? 살아온 나날들 무엇을 하며 황혼열차를 타고 달릴까. 살아갈 나날이 몇 날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존에서 피어나는 인연은 꽃 그림자를 더듬는다. 밤은 깊어 가는데 나를 싫어하며 떠난 많은 사람들 왜 그 많은 사람들은 나를 미워하며 나를 잊으려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나의 부족한 인간관계와 덜되먹은 인간미 때문임을 생각하며 나를 두고 떠난 모든 사람들은 다 나의 잘못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나의 자작시 낭송은 사람냄새로 이어진다. 내가 남에게 사람냄새를 물씬 풍겨주지 못한 삶이었음을 알면서도 나는 사람냄새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고독한 나그네가 아닌가. 자작시 낭송을 리와인딩하여 다시 듣는다. 모든것이 내탓이라는 어느 천주교 신도의 말이 떠오른다. 쉼호흡을 하며 편안한 내마음을 다스리며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람 나를 기억조차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를 그리워하고 영원히 나를 기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사는 만나는 것 보다 헤어지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그 반대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 또한 오래 기억되는 것보다 잊혀지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분명 잊혀지는 것보다 오래 기억되는 것이 나에게는 더 많은 시련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에 인간관계에서 만남과 동반까지 쉬운 길만 찾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어려운 만남일수록 그 인연은 깊고 아름답고 얻는 것이 많으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나아가 내가 영원히 잊어 버리려고 했던 사람이 나에게 있었다면 내가 영원히 잊어버리려고 했던 그 사람도 나를 잊어버렸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 인생여정이 너무나 처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쏟아 놓은 물을 담을 수 없는 인연의 줄기줄기 상처 난 마음에 또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고 해서 희망의 봄동산 만이 전개되지 않을 것을 묵상하며 티팟에 물끓는 소리는 떠나간 님이 나를 찾아오는 애잔한 숨소리로 나를 괴롭힌다. 생존에서 풀리지 않는 숱한 문제의 인연들 그 인연의 원리를 변증법인 진리로 성찰할 수 있다면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봄이 어떨까. 우리인생은 숲을 볼 줄 알면서 나무를 볼 수 없는 오류를 겪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숲도 나무도 볼 줄 모르는 인연 속에서 허겁지겁 열나게 달려온 생존이었다는 생각이다. 인연의 고통이란 인연을 간직하기 위한 엄청난 대가의 고난과 시간 그리고 비극과 희극 속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과 인생을 걸고 숙명적으로 치루어 나가야 할 싸움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인연의 뒤안길을 방황한다. 가끔은 인연의 굴레에서 추억을 벗어 버리고 정처없는 길을 떠나고 싶은 밤이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3/18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5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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