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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킨 실타래
어렸을 때, 어머니와 누나가 화롯가에 앉아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시던 걸 본 생각이납니다. '버리지, 왜 저걸 풀려고 고생하시나?'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정구공만한 실꾸러미가 된 것을 보고 감탄 했었습니다. 저와 동생도 한번 해 보겠다고 옆에 있는 실뭉치를 집어 들고 낑낑거렸는데, 저희들은 애쓰면 애쓸수록 실이 더 엉켰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야 이거보라우, 실을 내켄(내쪽)으루 땡기문 안돼. 언나(아기) 다루듯이 살살 얼레서(얼려서) 뒤켄(뒤쪽)으루 빼야디 돼” “더 둥요한건 신경딜 난다고 쎄게 답아댕기면 그땐 끄티야! 고롬 실타래 팽개티야 돼” 한인사회에 엉킨 실타래가 많은 것을 보면서 마음 아파합니다. 뭐 대단한 일들도 아닌데 목에 핏대 세우면서 소리지르다가 해결이 안나니까 신문지상에서 공방전을 벌이고… 그것도 모자라니까 고소를하여 법정에까지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마음 아픈 것은 그 당사자들이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는“지도자들”이라는 것입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데 먹고 살만한 기반이 잡혀 할일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아직 Golf season이 시작을 안해서 몸이 근지러워서인지…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살아도 될까말까한 이민생활인데… 모두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서 남을 탓하지 말고 자기자신을 되돌아 보면 참 좋겠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상대편에게 손가락을 들이대면, 그때부터 문제는 풀리지 않고 점점 더 꼬이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자존심이 상하고 도저이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문제의 발단이 나에게 있지 않을까?’하고 나에게 손가락을 들이대고 곰곰이 생각하니까 상대편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 많은 경우에, ‘문제의 발단은 나였어!’라고 싫지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시던 방법과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들 모두가 “내가 옳다고, 내가 잘났다”고 실을 내 쪽으로 땡기니까. 엉킨 실타래는 점점 더 엉키고 꼬이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서, 서로가 서로를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다루듯 한다면 엉켰던 실타래가 서서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희 어머님은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분이 오래 전에 하신 말씀이, 제게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실을 내쪽으로 땡기면 안된다”는 것을 꼭 마음에 새기고, 다같이 힘을 모아 엉킨 실타래들를 작은 것 부터 하나씩 풀어 간다면 언젠가는 무지개 빛나는 실꾸러미들이 광주리 안에 가득차고 넘칠겁니다. 그다음엔 그 실들을 가지고 한인사회를 수놓아 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기사 등록일: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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