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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도대체 왜 그래요?
날씨가 화창하다! 봄볕이 따뜻하다! 마당에 심어 논 Tulip의 싹이 볼때마다 쑥쑥 자란다. 꽃봉오리까지 나왔다. 이제 한 주만 지나면 Tulip이 활짝 필 것 같다. “야! 이젠 정녕 봄이렸다! 좋을 시고!” 이제야 살 맛이 난다. 지난 주간에 결혼 청첩장을 두장 받았다. 봄소식과 함께 날라드는 결혼소식, 즐거운 소식이다. 청첩장을 보면서, 작년 가을에 큰 아들이 결혼 피로연 갔다와서 한 말이 생각났다. “아버지, 어른들은 도대체 왜 그래요?” “어른들은 그렇게도 예의가 없어요?” “아버지도 다른 어른들처럼 행동하실려면 아주 가질 마세요!” 아들에게 된통 꾸중(?)을 듣었다. 나이든 죄로, 이민 1세라는 죄로 도매금으로 넘어갔지만 난 찍소리 못하고 듣을 수 밖에 없었다. 씩씩 거리는 아들의 말을 다 듣고 나서 고작 한다는 소리가 “진아, 미안하다”였다. 변명할 수도 없었고 할 말도 없었다. 얼굴만 뜨뜻해졌었다. 나도 아들과 똑같은 느낌을 매번 가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참석했던 많은 피로연은 처음엔 멋있게 시작 했다가 마지막에는 썰렁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책임의 많은 부분은 항상 어른들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어른들은 왜 그래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라고 하던가?’ 피로연장은 우아하게 꾸며 놓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준비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두 젊은 남여에게 맘껏 축하해주고 웃고 이야기하며 평생 기억할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다. 결혼한 신랑 신부는 말할 것도 없고 두 젊은이들을 길러낸 두 가정에는 더 없는 경사다. 그 즐거운 자리에 초대된 축하객들의 마음도 즐겁다. 신랑 신부가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가족소개가 있고 저녁 식사까지는 무리없이 진행된다. 문제는 식사 후부터다. 첫번째 문제는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다. 물론 피치 못할 바쁜 사정이 있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일찍 자리를 뜬다. “좀 너무 하다!” 싶을 정도다. 우리가 6.25동란 후처럼 먹을게 없어서 끼니를 굶는 사람들도 아닌데 왜 식사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는지 모르겠다. 식사가 끝났다고 피로연이 끝난게 아니고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이 아닌가! 맛있게 식사한 후에 맘껏 결혼을 축하해 주며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맟추어 주면 좋으련만… 식사 후 꽉찼던 좌석에, 너무나 많은 빈자리가 보기에 안쓰럽다. 두번째 문제는 식사 후에 고맙게도(?) 자리를 지키며 앉아 있는 사람들이 사회자의 말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큰소리로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바쁜 이민생활을 하다 보니까,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할 이야기가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자가 “좀 조용히 해 주세요”라고 말할 때는 난감하다. 그것도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할때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다. 카나다에서 산 햇수가 늘어가다 보니 피로연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영어가 된지 이미 오래다. 어떤 때는 지루하기도 하고 남들이 웃을 때 못 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축하객으로 와서 큰소리로 이야기하며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면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2세들이나 이곳 카나다인들이 힐끗 힐끗 쳐다 보며 눈총을 줄때면 몸둘바를 모르겠다. 세번째 문제는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람들은 조명이 컴컴해지고 신랑 신부가 First Dance를 시작하면 얼마 안있어 신랑 신부들의 가족만 댕그라니 남겨 놓고 사라져 피로연이 파장이된 기분이 들정도다. 신랑 신부가 모두 한국사람이면 그래도 좀 견딜만 한데 한쪽이 한국사람이 아닐 때는 참 난감하다. 내가 난감함을 느낄 때는 부모들의 심정은 오죽하랴! 파란눈을 가진 사돈 집에 단체로 집안 망신에 보태서 국가적인 망신 아닌가! 난 아들만 셋이 있다. 이제 얼마 안있어 결혼을 해야 할텐데 가끔 결혼 피로연을 생각하면 속이 답답해진다. ‘뭐 뾰죽한 수가 없을까?’ 어느 날 온 가죽이 모여 앉아 이야기하다가 결혼식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들은 이번에도 어른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야, 청첩장에다 ‘일찍 피로연 장소를 떠나던가 큰소리로 떠들며 피로연을 방해할 사람들은 오지마세요’ 라고 쓰면 어떨까?”했더니 “여보, 그건 좀 너무 하네요”아내의 말이였다. “그래, 그건 안돼겠지?” 결혼 피로연에 참석한 어른들은 영어가 귀에 안들어 와도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협조를 해주고, 진행하는 사람들은 영어가 불편한 사람들을 약간 배려해서 Program를 만들면 좋겠다. 1세와 2세의 틈이 점점 더 벌어지는데, 결혼 피로연 장소가 1세와 2세가 함께 어울어져 결혼도 축하하고 서로서로를 이해하고 즐기는 축제의 자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 어른들은 도대체 왜 그래요?”가 아니라 “아버지, 어른들 때문에 피로연 분위기 확 살았어요. 저는 어른들이 그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아주 신났어요! Canadian친구들이 ‘Koreans are COOL!’그랬어요. 기분 참 좋더라구요!”라는 말을 아들들에게서 듣을 날이 올까요? 제 꿈이 너무 야무진가요?

기사 등록일: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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