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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이숙자 (시인, 에드먼튼)
 
자작 자작 신음하는 나무가 있다

허공에 머리 풀고 옷고름 풀고
너울 너울
신기어린 눈 굴리다
풀썩풀썩 스러지는
덤불과 시비를 건다

환장할 노릇 염병할
제각각 삿대질하다
목이 쉬어 헐떡이고

이럴때 누군가 말리면
모른척 슬쩍 돌아서다
퍽 밀치고 화풀이도 하련만

어쩔 수 없이 기운쓰다
홀쭉해진다
검은 하늘이 원망스럽다

(편집자 주 : 본 작품은 2014년 9월 모국 순수문학지에 신작시로 실렸습니다.)

기사 등록일: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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