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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 초청 방문 체험기(2) _ 글 : 이미수 (캘거리)
양명산 국립공원 
산자락 중간의 샤오유캉 분기공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 
Pine Zen Garden 의 모습과 음식들 
Pine Zen Garden 의 연꽃연못 
여행은 제 이십대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타 문화를 체험하고 이국적인 풍경 감상을 무척 즐기는 저는 지난 6년간 캐나다, 한국, 미국, 인도, 네팔, 멕시코, 아이티, 중국,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의 나라들을 방문하며 입국 도장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즐겨 하는 제가 2015년 석사 과정을 마친 여름에 또 여행을 다녀온 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소 열심히 적금해서 여행가던 것과 달리, 이번 여행은 대만 외교부의 후원을 통해 캐나다인 최초로 초청받은 3명중 한 명으로 대만의 유명 관광지들을 전액 무료로 방문하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였습니다.

3주간의 대만 초청 방문 기간 중 대부분의 시간은 수도인 타이페이에서 보냈습니다. 사실 참 많은 흥미로운 곳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지면에서 추천할만한 장소를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CIA 세계 백과사전에 의하면, 대만 전체 국토면적은 35980km2로 남한의 35%밖에 되지 않지만, 나라 곳곳에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중요한 곳들이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도인 타이페이에만 해도 빼어난 야경을 볼 수 있는 타이페이 101빌딩이나, 절도 있는 사열식을 구경할 수 있는 장개석 기념관, 또 타이페이 아이 극장에서의 경극 관람 등의 인기 있는 관광명소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곳들도 다 좋지만, 오늘 지면에서 자세히 소개할 곳은 개인적으로 감명 깊었던, 드넓은 하늘과 푸르른 대나무 숲을 자랑하는 양명산 국립공원 입니다.

양명산 국립공원은 서울의 북한산 국립공원처럼 타이페이 시 북부에 위치하여 방문이 용이하고 따라서 많은 타이페이 시민들이 즐겨 찾아 쉼을 얻고 가는 산입니다. 양명산은 원래 카오샨 (‘풀이 우거진 산’ 이란 뜻) 이라 불려졌었으나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 후 대만으로 피신했을 때 장개석 총통이 양명산 (‘밝은 해의 산’ 이라는 뜻) 이라 개명했습니다. 모자이크 타이완을 통솔한 관광 가이드에 의하면, 이는 장개석이 평소 존경한 중국 철학자의 이름을 따온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장개석 본인이 가장 아끼는 산의 이름이 ‘풀이 우거진 산’ 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것을 애석해 했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합니다. 물론 둘 다 일수도 있겠지요.

입장료가 없음에도 관광 안내소 및 산책로들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넓은 국립공원 안에 여러 산책로들이 다양한 난이도로 곳곳에 퍼져 있어 모두 등산해보면 좋았겠지만, 바쁜 일정상 그 중 가장 짧은 샤오유캉 대나무 숲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이 산책로의 특색은 길의 중간쯤에 다다르면 가파른 산 옆에서 솓구치는 유황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이 놀라운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을 향한 찬사가 절로 나오게 되었지요. 가이드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면, 이곳 샤오유캉 분기공과 유황 크리스탈들은 화산 활동의 결과로 가파른 칠성산 산자락에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산책로를 따라 길의 끝까지 걷게 되면 타이페이 시내에서 가장 높은 칠성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고, 거기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맹환샘, 렁슈이캉, 샨마오산 그리고 대만 도심을 구경할수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타이페이를 시원한 계절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끝까지 걷고 싶은 단거리 산책로 입니다.


산자락 중간의 샤오유캉 분기공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 모습은 영화 어딘가에서 본 한 장면 같았습니다. 여기서 분기공이란 화산작용에 의해 뜨겁게 달구어진 지하 가스와 수증기가 지면에 생긴 균열을 통해서 분출되는 장소를 뜻합니다. 계속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 섞인 유황 성분으로 인해서 이곳 부근은 항상 삶은 달걀 냄새가 나고는 합니다. 양명산 내에 다른 유명한 등산로 중에 하나는 천 개의 계단이 평탄한 등산로로 연결되어 렁슈이캉 (冷水坑) 호수까지 다다르게 해주는 천모로 (天母古道)가 있습니다. 호수 바닥에 유황 기반암이 있어서 렁슈이캉 호수 빛은 우유 빛깔이라 합니다. 여행 후 찾아보니 남녀가 구분돼 입욕할 수 있는 무료 공용 온천도 있다고 하네요. 대략 섭씨 40도 정도가 자연적으로 유지되는 따뜻한 호수이지만 보통 온천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온도여서 렁슈이캉 (‘찬물탕’)이라 불려진다고 합니다.

신비로운 샤오유캉 방문후 점심을 먹으러 간 Pine Zen Garden은 대만 외교부에서 제공한 식사 장소 중 가장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하며 재충전 받기에 안성맞춤인 식당이었습니다. 양명산 국립공원 내부에 위치한 이 식당은 산자락을 건물 자체로 포함시켜서 인공적인 재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지은 자연 친화적인 건물이었습니다. 심지어 건물의 일부는 이끼와 나무가 포함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이끼가 덮여있는 벽과 바닥으로 뚫고 나오는 나무 몸통을 보면서 마치 양명산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정갈한 실내 디자인과 가구들은 여기가 식당이 아닌 고요한 사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모자이크 타이완 장학생들 모두 입을 모아 감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Pine Zen Garden의 실내가 세심하게 꾸며진 것만큼이나 제공된 코스 요리들 역시 깔끔하고 아름답게 나와서 더운 여름에 지친 모두를 흡족하게 했습니다.

첫 요리에는 방울 토마토, 훈제 연어 그리고 연두부가 나왔는데 음식이 아닌 작은 조각품 같아서 먹기에 조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해물 계란찜과 만둣국 같이 간단한 요리들조차도 세심한 손길이 닿았음이 확연했습니다.


달콤한 바비큐 소스로 간을 한 거위 날개요리와 삶은 브로콜리, 으깬 감자 그리고 튀긴 조개 관자 요리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Pine Zen Garden코스 요리의 하이라이트는 각종 한방재료가 들어간 돼지고기탕에 말린 꽃을 넣어 꽃이 펴지는 것을 감상하며 먹는 것이었습니다. 맛은 삼계탕과 비슷해서 큰 이질감은 없었지만 꽃이 피는 것을 관찰하며 국을 덜어먹는 것은 미적 효과가 훌륭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짦은 휴식 때는 Pine Zen Garden이 소유한 계곡에 내려가 산책하며 그 다음 일정자리로 옮기기 전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책 중 발견한 바위 테이블과 의자들은 마치 숲속 신선들의 식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바깥 습도가 높지만 않았다면 식당 내부보다 오히려 여기서 식사하는 것도 즐거웠으리라 생각됩니다. Pine Zen Garden의 넓은 대지 안에는 또한 아름다운 연꽃 연못이 있어서 등산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온 손님들에게 쉼을 주기도 합니다. 평소 등산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이 특별한 식당을 방문하기 위해서라도 양명산 국립공원을 한번쯤은 꼭 방문하면 좋을 듯 합니다.

방금 마친 식사 만큼이나 고요하고 정갈한 계곡 풍경을 감상하며 이곳이 얼마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차로 30분만 내려가면 다다르는 타이페이 시내에서는 이런 저런 소음을 피할 수 없는데 이곳 양명산 국립공원 그리고 Pine Zen Garden 에서는 번잡한 대도시 내에서는 찾기 힘든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 번화함을 즐기지만 또한 자연에서의 편안함도 필요한 분들, 외향적으로 활동하기를 요구하는 바쁜 사회에서 침묵과 명상의 시간을 갖길 원하는 분들에게는 타이페이만큼 좋은 여행지가 있을까 싶습니다. 타이페이 안에는 에너지가 넘치는 화려한 도시 문화생활과 동시에 고요함을 즐길수 있는 양명산 국립공원도 공존하기 때문이지요. 이곳 외에도 베이토우 온천이나 담수이 강 같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구경할 수 있는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를 여러분도 확인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다음호에 계속)


기사 등록일: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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