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사면사건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역의 문제점을 검토해보겠습니다. 그 동안 사면사건을 처리하면서 가장 흔하게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이 “범죄사실”의 오역입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도 거래하는 번역 사무실에 초벌 번역을 의뢰하고 있는데요. 이 사무실에서 번역한 내용을 검토해보면, 법률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것인지라, 엉뚱한 번역이 의외로 자주 눈에 띕니다. 그냥 엉뚱하기만 하면 좋지만, 가끔은 번역으로 인해서 내용이 전혀 바뀌는 경우도 생깁니다.

판결문에 들어가는 “범죄사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법률용어들이 들어있거나, 또는, 법규정의 구성요건에 맞추어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는 등 내용이 뒤틀려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조인들은 법규 내용을 알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됩니다. 그런데 법률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이를 모르고 해석하면 그 내용이 사실관계와는 전혀 다르게 번역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교통사고특례법위반사건의 경우 속도위반 등 사유가 있으면 뒷차가 추돌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추돌한 뒷차 운전자가 아닌 속도위반을 한 앞차 운전자가 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앞차 운전자가 피고인이 되므로 그 판결문에 첨부되는 범죄사실에 보면 모든 정황을 이 피고인 중심으로 정리를 하다보면, 마치 앞차 운전자가 충돌을 한 것처럼 기술하게 됩니다. 실무경험이 있는 법률가들은 이를 감안하여 사고로 손상된 자동차 부위 등에 대한 기술 내용을 보고 사고가 난 전체 경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므로, 오역이 생기는 거지요.

한국의 교통사고특례법위반사건은 대체로 캐나다형법으로 처벌되지 않는 것인데, 과속으로 사고를 유발한 경우 캐나다형법상 처벌되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생기거나, 또는 사면을 받아야 할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록이 쌓이면 이민심사관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사면사건을 담당하는 이민심사관들이 법률지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가끔은 엉뚱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원칙적으로 사면이 필요 없었을 범죄경력이, 오역으로 인해 사면이 필요한 범죄경력으로 둔갑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과거의 misrepresentation 경력이 수차 있었음이 발견되기라도 하면 입국금지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저는 제 경험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미리 파악하고, 범죄사실의 번역은 반드시 직접 검수하여 그 내용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위법사실이 중대한 범죄인 것으로 오판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요.

다음 호에서는 상당성 평가에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데 주의할 점을 살펴보도록 하습니다. 위 내용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저희 사무실로 연락 주십시요. 연락처는 403-342-0040 (레드디어 사무실), 780-919-8427 (에드먼튼 사무실), aceimmservices@gmail.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