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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지기 재정칼럼2 (돈에 관한 원칙들-복리) _박찬중의 금융상식 38
 
지난주 칼럼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지출에 앞서 저축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조언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버핏이 한 말로 투자에 앞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이라고 여겨집니다.
가정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수입과 지출에 관해서도 하나의 수입원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수입경로를 창출하라는 것과 오늘 필요 없는 것을 사게 되면 나중에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팔게 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비는 오늘의 삶의 수준이지만 저축은 내일의 삶의 수준인 것을 잊지 마시고 돈을 모으고 늘리기 위한 기본적인 원리들을 알아 보겠습니다.

첫번째로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아인슈타인이 세계 8번째 불가사의이자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라고 언급한 ‘복리의 원칙’이 있습니다. 흔히 자산이 두 배로 증가하는 시간을 계산하는 ‘72의 법칙’이라고도 말합니다만 아주 쉽고 간편한 공식입니다
. 72를 이자율(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계산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어떤 29세의 청년이 여유자금2만불을 노후준비용으로 은행에 2% 이자율의 정기예금을 가입하면 36년(72 나누기 2) 주기로 원금이 두 배가 되므로 65세가 되어야 원금의 두 배인 4만불을 돌려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돈을 연평균 12% 수익률의 펀드에 가입할 경우 원금이 6년 단위로 2배로 자라므로 동일한 연령인 65세에 1.28밀리언을 받게 됩니다. 이 공식을 응용할 경우72를 목표기간으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같은 예로 29세의 청년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현재 재산을 10년 안에 두 배로 늘리기 원한다면 72를 10으로 나눈 값인 연 7.2%의 수익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경제학에서는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예측할 때 72의 법칙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제규모가 언제 두 배로 성장하고 어느 국가의 경제규모를 추월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단리와 복리의 중요한 개념차이는 단리는 최초 원금의 이자만 지급하는 방식(예적금의 경우)이라면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어서 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리입니다. 복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뉴욕의 맨해튼 섬에 초기 이민자들이 정착할 당시 원주민인 레나페족과 협상하여 불과 60길더 (24불) 가량의 장신구와 구슬을 교환하여 섬을 사들였는데 현재의 가격(1000억불-1999년 기준)을 생각하면 원주민들이 속아서 터무니없이 싼값에 팔아 넘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3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면서 27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린치는 오히려 원주민들이 ‘남는 장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당시 받았던 장신구와 구슬을 현금화하여 24불을 연 8% 채권에 복리로 투자했다면 현재가치가 무려 30조 달러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리로 계산하면 고작 9,771불에 불과합니다. 워렌버핏도 장기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로 40년 넘게 투자하면서 연평균 23%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복리를 눈덩이 효과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

그럼 복리의 법칙(72의 법칙)이 의미하는 바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돈을 모으는 시간을 줄이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금은 보장되지만 고정된 저금리를 지급하는 예적금은 투자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원금보장만 집착하다 보면 그 나마 있는 원금의 현금가치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빠르게 고갈됩니다.

둘째로 복리의 법칙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발생한 수익을 재투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자나 배당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인출하면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그 만큼 느려지게 됩니다.

셋째로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복리효과는 투자기간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므로 적은 돈이더라도 빨리 시작하고 차츰 늘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9세부터 26세까지 매년 2천불(월 167불)을 투자한 A라는 사람과 27세부터 65세까지 매년 2천불을 투자한 B라는 사람을 비교해 보면 A의 투자원금이 $16,000이고 B의 투자원금이 $78,000 인데 반해 같은 65세에 투자결과(연12%, 비과세 가정)를 비교해 보면 A의 투자금액은 $2,288,996으로 자라나고 B는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1,532.166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워렌버핏도 십대 후반에 이미 자기 학교 교사들보다 월수입이 많았다고 하는데 자녀분들이 어릴 때부터 저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습관을 가르치는 것은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넷째로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장기투자가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하루라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커지기 마련인데 장기투자는 가격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워렌버핏도 11살 때 차트를 보고 Cities Service 우선주를 사면서 주식투자를 시작했는데 이 주식을 38불에 사서 40불에 팔았다가 나중에 200불이 되는 것을 보면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다섯째로 아무리 수익률이 좋은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뚜렷한 목표와 원칙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72의 법칙은 시간과 수익률의 관계를 계산하는 도구일 뿐 분명한 목표가 없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목표가 없으면 모은 돈을 헛되이 낭비하거나 투자원칙이 없는 경우 사야 할 때 오히려 팔게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복리의 법칙은 공부를 많이 한 경제학자들이나 투자의 대가들만 활용할 수 있는 비법이 아닙니다.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데 마치 농부가 하늘이 무너질 것을 염려하지 않고 밭에 나가 씨앗을 뿌리고 돌보며 추수를 기다리듯 뿌린 대로 자라며 거두는 자연의 원리입니다.
중국 속담에 보면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합니다. 두려워야 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이며 짧은 인생을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연의 원리를 따라 사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기사 등록일: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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