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부족적 종교 넘어, 삶의 지평을 넓히자! [최성철의 계심정 3]
 


신약성서에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라는 예수의 가르침이 있다. 예수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내려놓고, 편협하고 부족적인 종교 넘어 신앙과 삶의 지평을 넓히라는 도전한다. 21세기의 현대인의 말로 전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작은 그림으로 보지 말고, 새로운 지평의 우주적인 큰 그림으로 보라는 뜻이다. 기독교인들이 따라야 하는 역사적 예수는 후대에 교회지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예수와는 180도로 다르다. 역사적 예수는 만들어지기 전의 원초적인 참 사람 예수이다. 이 예수는 온 인류가 자신만을 믿어야 하며, 타종교인들을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라는 편견과 오만의 작은 그림을 가르치지 않았다. 예수의 하느님나라 소식은 오직 예수를 믿는 사람들만 구원받는다는 이분법적이고 배타적이고 우월적인 대속론이 아니라, 경계 넘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큰 그림이다.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의미있고 믿을만한 이야기가 없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큰 그림에 대해 상상할 수 있겠는가? 즉 우주적인 큰 그림이 없다면 우리는 부족적인 작은 그림 속에서 소극적이고 편협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생태신학자 토마스 베리는 인간이 살아 숨쉬고 있는 우주 이야기는 인간의 실제적인 배경과 현실이 되는 위대한 이야기라고 선언했다. 따라서 큰 그림, 우주 이야기는 인간의 생명과 삶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에 해답을 준다. 참 종교의 기능은 과학을 무시한체 사람들을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 감금하기 보다,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활짝 열어 큰 그림을 보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큰 그림의 우주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출현했고, 첫번째 은하계가 130억년 전 형성됬다. 우리의 은하계는 80-90억 년 전 탄생했다.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었고, 곧이어 45억 년 전 태양이 생겼다. 그리고 우리의 별 지구는 44억 5천만 년 전 탄생했다. 40억 년 전 지구상에 최초의 세포가 탄생한 이후 생명체들의 진화는 계속되었으며, 260만 년 전 최초의 인류인 호모하빌리스가 그리고 150만 년 전 호모이렉투스가 등장했다. 20-30만년 전 아프리카 남부에서 태초의 이성적 인간, 즉 원시 호모싸피엔스가 출현했다. 참고로, 이들은 4만 년 전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1만8천 년 전 동굴벽화를 그렸다. 인간은 약 6천 년 전 설형문자를 발명했고, 3천7백 년 전 최초의 알파벳을 창조했다. 기독교의 구약성서는 우주 세계가 시작한지 약 138억 년, 지구가 출현한지 44억 5천만 년, 그리고 인간이 출현하지 20만 년이 지난 후, 약 3천 년 전에 기록되었다.

인류역사에서 이성적인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나누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의 해답을 탐구하는 이야기들을 후세대들에게 전승했다. 오늘날 우주진화 세계관의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은 밝히기를, 온 인류에게 공평한 해답은 인간들이 20-30만 년 전 지구에 출현한 이야기와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 속에 담겨있다. 항상 이야기들 속에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다시 말해, 우주의 역사는 우리 각 사람의 이야기 안에 담겨있다. 우리의 몸 전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들과 장기들을 포함한 개체들은 수십억 년의 과거를 지니고 있다. 물론 우리의 사고방식과 이야기들도 수만 년의 과거를 지니고 있다. 우리 각 사람은 이야기들 중의 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그 아이의 어머니의 이야기이고, 아버지의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또한 그들 가족의 이야기는 더 큰 이야기들 즉 그들이 속한 종교/사회 단체와 도시와 주(州)와 국가와 대륙이라는 이웃들의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종교적 전통과 사회적 문명과 전체 인류의 이야기 속에 담겨져 있으며, 최종적으로 우리의 별 지구와 태양계와 은하계 넘어 우주 이야기에 포함된다.

밤 하늘을 보자. 우리의 별 지구가 속해 있는 은하계와 우주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가? 우리의 은하계에 천억 개의 별들이 있고, 우리의 우주에 천억 개의 은하계들이 있다. 거기에다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또다른 우주들이 있다.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하늘은 전체 우주에 좁쌀만큼 작은 부분일뿐이다. 오늘 많은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속한 교회 밖에 다른 종교들과 교파들과 교회들에 속한 사람들과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만 구원받고 축복받는다는 망상에 빠져있다. 또한 외국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반드시 한국인과 결혼해야 한다는 부족적 민족주의를 고집한다. 이 넓은 우주에 살면서도 좁은 시야의 부족적 민족적 종파적 지역적 배타적 편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the Dead Poets Society)를 소개하겠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어느 학교 선생이 자신의 학생들의 인생에 큰 변화를 일으킨 감동적인 이야기다.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배역으로 나오는 키팅 선생은 교실에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마지막 수업을 마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학생 여러분, 책상 위에 올라 서십시오. 그리고 멀리 보십시오. . . 여러분의 비상한 통찰력으로 더 넓은 시야와 새로운 지평이 보입니까? 그것을 놓치지 말고 지금 잡으십시오.” 그는 학생들에게 이제 학교에서 배웠으니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큰 그림으로 보라고 도전한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오늘 기독교인들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한 이야기다. 키팅 선생은 마치 역사적 예수의 삶과 진리의 길을 가르치고 있는듯 하다. 왜냐하면 예수가 제안하는 삶과 진리의 길은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떠나보내기 아까워 부등켜 안고 있는 진부하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전통과 형식에 더 이상 메어있지 말고 새롭고 비상한 통찰력으로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활짝 열라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 앞에 우주진화 세계관이라는 새로운 지평이 놓여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삼층 세계관은 더 이상 종교와 철학과 과학과 영성의 기초가 되지 못하며, 우주 전체는 하나의 생명의 망이라는 우주진화 세계관이 인류의 삶 전체의 기초가 된다. 분명 우리의 미래는 자율성과 가능성과 잠재력과 창조성으로 대단히 밝다. 물론 우리 앞에 펼쳐진 새로운 지평은 더 넓어질 수 있다.

21세기의 기독교교회는 변천하는 새로운 시대에 미래의 물결 속에 있다. 오늘날 삼층 세계관은 쓸모없는 고물이 되었다.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옛날에 즐기던 전통들과 형식들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앙과 삶의 지평을 더 넓게 새롭게 큰 그림으로 보는 종교인들은, 하느님은 저 하늘 밖에 분리되어 있는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온 우주의 삼라만상으로부터 느끼고 깨닫고 체험할 수 있는 실제(實際)라고 인식하고; 믿지 못할 것을 억지로 믿기 보다, 진정한 배움과 깨달음을 위해 고뇌하고, 자신과 싸우고, 피상적이고 요지부동한 생각과 투쟁하고, 주변의 문화로부터 흡수한 지식과 싸우고; 하느님은 교회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슬픔과 고통과 기쁨 속에서 느끼고 체험하고; 기독교인만 거룩하고 진실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은 태어날 때와 살 때와 죽을 때에 거룩하다고 인식하고; 하느님의 의미는 모든 인간들과 생명들과 만물을 조건없이 사랑하고 포용하는 삶이고, 인간은 죽은 후에 모두가 영원함에 들어간다고 정직하게 고백한다.

오늘 많은 사람들은 사심없고 솔직하고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말을 듣기 원한다. 또한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교리적인 말에 지쳐버렸고, 귀를 간지르는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가지도 않고, 예배가 끝난 후 교회문을 나서는 순간 다 잊어 버리는 말들에 식상했다.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의미있고, 깊이 생각하도록 도전하는 말을 그리워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믿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중요하고, 우리와 그들로 편을 가르는 것 보다 상호의존관계의 생명의 망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역사적 예수의 정신에 따라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또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더 멀리 새로운 지평을 보면서 닫혔던 마음을 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따르는 역사적 예수는 이분법적이고 부족적인 작은 그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앙과 삶을 살라고 도전한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이분법적 성전종교, 제사종교, 율법적인 종교, 제도화된 종교, 경전 종교, 내세종교, 축복종교에서 벗어나 광활한 우주에 투명하게 드러나는 하느님의 실제(實際)에 눈을 뜨고, 마음을 열고, 참 인간과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라고 요청한다. 우리는 오랜 세월 자기만족과 자아도취 속에 안주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의자 위에 또는 책상 위에 또는 더 높은 곳에 올라서서 비상한 통찰력으로 새로운 지평, 더 넓은 전망을 보아야 한다.

삼층 세계관에 기초하여 기록된 기독교 성서는 21세기 기독교인들에게 과학책도 아니고, 우주가 출현한 이야기도 아니고, 백과사전도 아니다. 기독교교회는 사람들을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교리와 전통의 작은 그림 속에 가두어 놓고 그들의 눈을 가릴 수 없다. 참 종교는 작은 그림 속에서 지루하게 타율적으로 사는 모든 사람들을 해방시켜 큰 그림 속에서 창조력과 잠재력과 자율성을 발휘하며 살도록 격려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100% 책임지고, 다른 사람들과 세상과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대해 감사하며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 종교인들은 배타적이고 우월적인 종교적 울타리와 민족과 국가라는 부족적 경계 넘어 우주적인 시민이 되어야 한다. 138억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의 의미, 생명의 의미, 인간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이 정립되며, 표층적인 종교인들은 심층적인 종교인들로 거듭날 수 있다.

<더 읽을 책>

존 쉘비 스퐁, 만들어진 예수 참 사람 예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9
존 도미닉 크로산, 역사적 예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0
로버트 펑크, 예수에게 솔직히, 한국기독교연구소,1999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윙,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8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Cupitt, Don, A New Great Story (새로운 위대한 이야기), Polebridge Press, 2010
__________, The Fountain: A Secular Theology, SCM Press, 2010
__________, Theology’s Strange Return, SCM Press, 2010
Funk, Robert & Borg, Marcus, The Once and Future Jesus, Ploebridge Press, 2000
Miller, Robert eds, The Future of the Christian Tradition, Polebridge Press, 2007
Polkinghorne, John, Belief in God in an Age of Science, Yale Univ Press, 1998
Swimme, Brian Thomas & Tucker, Mary Evelyn, Journey of The Universe, Yale Univ Press, 2011
Krauss, Lawrence M, A Universe from Nothing, ATRIA Paperback, 2012
Wilber, Ken, The Integral Vision, Shambhala, 2007



기사 등록일: 2017-02-24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댓글 달린 뉴스
  넨시, “연방 NDP와 결별, .. +1
  재외동포청, 재외공관서 동포 청.. +1
  CN드림 - 캐나다 한인언론사 .. +2
  (종합)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1
  캐나다 동부 여행-두 번째 일지.. +1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