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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인간의 죽음을 만들지 않았다! [최성철의 계심정 9]
 
많은 사람들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하늘의 진노를 샀다고 두려워한다. 더욱이 기독교인들은 죄를 지으면 하느님이 진노하여 무서운 징벌을 내린다고 두려워한다.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는 기독교인들은 인간의 죄 때문에 하느님이 죽음을 만들었다고 잘못 믿고 있다. 그러나 고대 성서 저자가 인간의 죽음에 대해 기록한 것은 과학적인 사실이 아니라 단지 인간의 연약함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고대 성서는 과학책도 백과사전도 역사책도 아니다. 성서는 인간과 우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책도 아니며 오직 이 세계에서의 삶에 대한 지혜서 일뿐이다. 물론 인간은 본능적으로 죽음의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서근본주의자들은 불필요하게 죽음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을 두려워한다. 토론토의 어느 교회 목사는 한인신문에 올린 글에서 교인들에게 진노하는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어야 교회에 열심히 출석한다는 우스꽝스러운 논리를 폈다. 실제로 기독교교회는 두려움이 많다. 다시 말해, 가난과 불행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지옥에 대한 두려움, 최후심판에 대한 두려움, 세상에 대한 두려움 등등 온갖 두려움 때문에 열심히 교회에 나가고, 기도하고, 십일조를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1세기에 죽음의 참 의미는 138억 년 우주진화 이야기에서 탐구해야 한다. 우주 이야기에 죽음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고 심층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는 본능적인 죽음의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자유 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

21세기에 인간의 불행한 일과 죽음은 고대 성서가 말하는 죄와 하느님과 아무 상관이 없다. 죽음은 우주의 법칙에 따른 극히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며 다른 세계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계획이나 간섭이나 징벌이 아니다. 우주진화 역사에서 생명은 본능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하고 성숙해지려고 용솟음친다. 그러나 생명은 더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때에 대가를 치른다. 예를 들자면, 단세포 생명체에서 다세포 생명체의 단계로 진화할 때에 죽음이란 대가가 따른다. 생명체가 고통을 느끼는 것은 신경조직의 진화의 대가이다. 또한 인간의 두려움과 욕심은 인식력의 대가이다. 이러한 진화과정 속에서 20만 년 전에 출현한 호모사피엔스 인간은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자아의식을 지닌 특이한 생물종이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 즉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인식하고,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 염려하고 준비하는 능력이 있다. 또한 인간은 생존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운다. 무엇보다 인간은 제한적인 수명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따라서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길 즉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으며, 결과적으로 하늘 위에서 영원히 죽지 않는 신들의 세계를 동경하며 삼층 세계관을 상상했다.

그러나 21세기의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인간의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종교의 핵심적인 기능은 죽음 후의 세계 보다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사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한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교리를 강제적으로 주입시키기 보다 생명과 죽음의 참 의미를 바르게 일깨워주고, 두려움과 욕심에서 해방하도록 도와야 한다.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인간의 죽음은 종교의 믿음체계가 만든 죄-회개-구원의 공식과 아무 상관이 없다. 죽음은 우주의 자연스러운 법칙이다. 우주진화 세계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을 정직하게 자유 하게 안전하게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죽음의 의미는 삼층 세계관적 신앙의 부산물인 천당과 지옥, 죄와 징벌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진화영성 즉 진화적인 신앙은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된다. 오늘 우리는 죽음에 대해 생명이 더욱 새롭게 진화해 갈 수 있는 기초가 된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천문학, 천제 물리학, 화학, 지질학, 고생물학, 진화 생물학, 세포생물학, 발생학, 생태학, 지리학, 그리고 수학, 등의 과학을 통해서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죽음은 자연적인 현상이며, 우주 전체의 상호계층구조(홀아키Holarchy)가 창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죽음은 생명 못지않게 성스럽고 소중하다. ‘삶은 여름 꽃처럼 아름답고, 죽음은 가을 낙엽처럼 아름답다’ 고 타고르는 말했다.

지난 500년동안 과학자들과 탐험가들은 죽음이 진화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것은 우주에게 값진 선물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진화론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생물학자들은 맘모스같은 생물 종들이 멸종한 것도 하느님의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왜 생물종이 멸종했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으며, 아무도 생명체의 죽음에 대해 만족할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직 죽음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던 한계는 하느님이 미리 설계한대로 생명을 창조하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1859년 찰스 다윈이 생물종의 죽음은 생명의 진화에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해답을 찾았다. 다윈은 자신의 ‘종의 기원’이란 책에서 생명체들이 장구한 세월 속에서 연속성과 다양성과 복잡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생명체의 죽음이라는 진화론을 발표했다.

개체 생명의 발생으로부터 형태 형성을 연구하는 발생학에 의하면 생명체의 성장은 세포의 죽음 없이 불가능하다. 계란 내부에서 세포가 죽지 않으면 닭의 모습은 구형(球形)이 될 것이다.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로 오래된 세포들의 죽음은 우리의 건강한 몸은 물론 암 예방의 필수적이다. 또한 생태학은 모든 생명체들이 하나의 생명의 망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한 개체의 죽음은 다른 개체들의 새로운 생명을 위한 기초가 되고, 동물들은 먹이 사슬이란 상호관계 속에서 죽음이 있기 때문에 더욱 성숙해지고 재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30년에 핵물리학자 한스 베테는 태양이 약 50억 년 동안 수소가 고갈되면서 불가피하게 죽음을 향해 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별의 수명에 대한 새로운 계산법이 발명되면서 태양이 죽어야 하는 것은 우주 창조에 긍정적이고 필수적임을 알게 되었다. 1957년에 과학자들은 별의 죽음 없이 별들과 생명의 존재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에 우리의 은하계는 더 작은 은하계들을 흡수하면서 확장하고 있으며, 아마도 2-30억 년 이내에 거대한 안드로메다 은하계와 통합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약 200년 전에 시작된 지질학은 지구의 산들은 영원히 변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일에 산들이 변형되어 죽지 않으면, 대륙의 토양은 존재할 수 없으며 동식물과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1960년대에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대륙들은 태초에 하나의 대륙(판게아)이었으며, 약 2억5천만 년 전부터 오늘의 여러 대륙으로 갈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이든 대륙이든 어느 하나라도 죽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 지구는 그 다음 성숙한 단계와 새로운 생명들의 출현은 불가능하다.

21세기에 생태학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보편적인 학문이다. 생태학에 따르면 생명과 죽음은 함께 공존하는 우주의 법칙이다. 우주 전체는 탄생과 죽음이 균형을 이루어 존재할 수 있다. 삼층 세계관에서 기록된 기독교 신약성서에 “한 사람 때문에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또 그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온 것같이 사람들이 모두 죄를 범하였으므로 죽음이 온 인류에게 퍼지게 되었습니다.” (로마서 5:12)라고 말하지만, 이것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하느님이 죽음을 만들어 세상에 넣어 준 것으로 된다. 그러나 우주에 죽음이 생겨난 원인은 인간의 죄 때문도 아니고, 하느님이 만든 것도 아니고, 다만 우주가 출현하면서부터 생겨난 자연적이고 창조적인 현상일 뿐이다. 삼층 세계관의 종교에서 죽음을 하느님의 예정된 설계 또는 하느님의 징벌 또는 최후의 심판으로 믿는 것은 21세기에 비상식적인 일이다.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생명은 죽음 없이 존재할 수 없고, 계속될 수도 없다. 죽음은 생명에게 소중한 선물이며 축복이고, 성스러운 우주의 법칙이다.

물론 죽음을 우주진화 세계관적으로 이해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볼 때에 대단히 슬프다. 또한 내 자신이 죽음 앞에 섰을 때에 두려움에 빠진다. 필자가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는 의도는 슬픔과 두려움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죽음에 직면하면서 분노와 절망의 늪으로 빠지는 사람들을 정직하게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이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두려움과 욕심을 넘어 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존 종교들과 일부 철학자들이 삼층 세계관에 따라 죽음을 부정적으로 가르쳤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 세뇌되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죽음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죽음은 생명의 연속을 위한 창조적인 과정이다. 나의 죽음으로 살아있는 생명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고, 새로운 생명이 가능하다. 내가 영원히 죽지 않거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면, 다른 생명들이 죽을 수 밖에 없고, 생명은 끊임없이 지속해 갈 수 없다.

죽음의 의미는 부정적이고 절망적이지 않다. 오히려 긍정적이고 자연적이고 창조적이다. 고대 종교들이 이해하던 윤회론 또는 몸의 부활은 우주진화의 세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이론이다. 하나의 생명은 한 번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한 생명의 죽음은 전체 생명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개체의 죽음은 전체의 생명을 위한 우주의 창조적인 법칙이다. 죽음은 생명의 순환의 중요한 부분이며, 성스러운 자연 현상이다. 두려움과 이기적인 욕심을 내려놓자!

우리의 조상인 태초의 별들이 죽지 않았다면,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집 지구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미 돌아가신 우리의 조상들이 죽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죽음은 회피할 수 없는 우주의 실제적인 현실이다. 죽은 후 다른 세계에 가서까지 영원히 살 것이라는 욕심과 망상을 버려야 한다. 우리의 죽음은 우주 전체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한 위대한 과업이다.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에크하르트 톨레. NOW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조화로운삶, 2008
틱낫한.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나무심는사람, 2003
_________. 귀향. 도서출판 모색, 2000
오강남.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01
리처드 도킨스. 눈먼 시계공: 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내는가. 사이언스북스,
2014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윔.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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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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