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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은퇴준비: 관계_박찬중의 금융상식 54
 
세계미래학회에서는 인류의 평균수명이 2050년부터 1년에 3~4개월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20세기 초에 평균수명이 40세에 불과했으나 한 세기 만에 수명이 2배나 증가한 셈입니다. 양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의학기술의 발달과 영양상태의 개선이 주된 수명연장의 이유이겠지만 최근에는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장기 기능이 손상되어 수명이 다하기 마련인데 이제는 3D 프린터로 인공심장 및 장기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예전과 달리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늙어간다는 ‘건강한 고령화(healthy aging)’ 현상과 더불어 로보틱스의 발달로 고령자를 돌보는 생활밀착형 로봇이 보급되기 시작하면 노인들도 홀로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생활습관병’으로 유명한 102세의 일본 현역의사인 히노하라 박사는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3~4시간씩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데 지금도 하루 10시간씩 병원 일을 한다고 합니다. 장수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한데 아침과 점심은 주스와 우유 한 잔, 간단한 쿠키로 해결하고 저녁만 제대로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백질이 포함된 하루 1,300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며 아침에 올리브 오일을 한 스푼 마신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장수 건강생활 법칙 10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죽는 순간까지 인생의 현역으로 살자는 자세를 갖자 (2) 많이 사랑하고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 오래 건강하게 산다 (3) 항상 창조하는 일을 하고 남을 위해 살자 (4) 살기 어려운 것은 어느 세상에서나 똑같다고 생각하자 (5) 남이 쉽게 찾아오는 집을 만들어 사람들과 활발한 교제를 하자 (6) 젊은 사람들의 관심사에도 귀를 기울이자 (7) 항상 걷는 습관을 지니고 몸을 쉴 새 없이 쓰자 (8) 몸에 좋은 심호흡과 복식호흡을 하자 (9) 웃음으로 얼굴에 주름을 늘려보자 (10)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의사를 찾자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는 상영된 이후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화두를 던져 줍니다.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의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 가지’ 라는 책에 보면 그가 지켜본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는 일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1)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2)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3)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4) 친절을 베풀었다면 (5)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6)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다면 (7)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8)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9)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10)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11)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12)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13)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14)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15)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16) 결혼을 했더라면 (17) 자식이 있었더라면 (18)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19)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20)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21)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22)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23)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24)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25)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이었다고 합니다.
은퇴준비에 있어서 재무적인 요소도 있지만 비재무적인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닐 때가 많습니다. 노후 생활비나 의료비, 간병비, 취미생활비, 주거비 등 준비해야 할 비용은 많지만 정작 노후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관계’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부모, 부부, 자녀, 이웃, 친구들과의 원만한 관계에서 오는 행복감은 노후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연락처가 휴대폰에 있어도 혈연관계를 제외하고 은퇴 후에 평생 만날 사람은 정작 얼마 되지 않습니다. 황혼이혼도 많고 은퇴 후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13년 정도라고 하는데 행복한 은퇴를 위해서는 배우자와 단 둘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우자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고 남자분들도 집안일(식사준비, 설거지, 청소 등)을 같이 돕고 작은 일에도 칭찬과 감사를 표현하는 데 인색하면 안됩니다. 평생을 함께 한 반려자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호화 해외여행보다도 더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쇼펜하우어는 “부와 명성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더 목이 마르다”라고 했고 성경에서도 돈과 소유물에 관해 2,350회에 걸쳐 사랑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미국에서 2010년에 4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돈 때문에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득수준은 연 7만5천불이라고 하는데 소득이 더 높아져도 행복지수는 나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가도 비슷해서 GDP가 어느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국민 행복도가 상승하지만 일정 수준 이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4,50대 직장인 남성을 대상으로 “당신에게 남은 시간이 1시간 밖에 없고 단 한번 통화가 가능하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 조사를 했는데 1위는 ‘사랑해’가 아닌 ‘미안해’였다고 합니다. ‘당신에게 소홀해서 미안하고, 집안일 많이 못 도와줘서 미안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응답이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 전에 평소에 자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평균수명 – 부모연령) X 1년에 부모님 뵙는 횟수 =? 를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부모님을 뵐 수 있는 날이 적습니다. 일본의 한 주간지가 ‘지금 부모님에게 해드리고 싶은 일’이라는 기획기사를 게재하면서 남자 평균수명을 80세로 가정할 경우 자신의 아버지가 70세라면 앞으로 10년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부모님을 뵙는 날이 1년에 한번이라면 아버지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는 열번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미국 전역에 수백 개가 존재한다는 은퇴자들의 식사모임인 로미오(Retired Old Men Eating Out)는 4, 5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모임에서 많게는 8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로미오는 매주 혹은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 아침이나 점심을 같이 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고 서로 경험을 공유하면서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회원이 되기 위한 요건은 은퇴한 남자면 되고 아무런 자격요건이나 의무사항 심지어는 조직도 없다고 합니다. 구성원들의 공통 관심사나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결성됨에도 불구하고 모임이 취소된 적이 없고 회원들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 외에는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버드대 의대 윌리엄 폴락 정신과 교수는 소속감과 유대감이 정신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바 있고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루이스 터먼 박사는 같은 환경에 살면서도 어떤 사람은 왜 오래 사는지에 대해1910년 전후에 태어난 소년, 소녀 1500명을 선발해 80년 동안 이들의 삶을 추적한 결과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주일에 2,3 시간이라도 여유를 갖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건강과 장수의 필수요소이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은 항암치료를 받는 비율이 10%라고 하고 자신이 살던 집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인은 항암치료 비율이 40%가 넘고 중환자실에서 쓸쓸히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죽을 준비가 되어야 살 준비가 된다고 하는데 행복한 헤어짐을 위해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사랑과 용서의 말로 마감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기사 등록일: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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