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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이온다 6 _ 조현정의 시대공감(14)
죽음의 종말1
 
죽음은 모든 생명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태어나는 모든 것은 결국 죽게 마련이다. 이성과 자유의지를 가졌으며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추켜 세운 인간들조차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을 통일하고 막강한 권세를 자랑하던 진시황도 결국 불로장생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처럼 죽음이라는 숙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하거나 극복하려는 사람들은 어리석거나 오만한 인간으로 여겨졌다
육체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는 인간은 정신의 불멸을 통해 영생을 꿈꾸게 되었다. 많은 종교가 사후세계를 통해 죽음을 극복하고자 한다. 철학자 플라톤은 영원히 죽지도 변하지도 않는 이데아와 이데아의 산물인 영혼을 통해 불멸을 꿈꾸었다. 반면 에피쿠로스는 죽음 이후의 운명을 신에게 저당 잡히는 것을 불합리하게 여겼다. 그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받아 들여 죽음은 우리 육체를 구성하는 원자들이 흩어지는 것이며, 의식이 소멸되는 것이어서 죽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의식이 있을 동안은 살아있으니 죽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죽은 이후에는 의식이 없으니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죽음을 죄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살 때는 신들과 같이 영생하는 존재였다. 동산 중앙에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하나는 금기의 상징인 선악과 나무이고, 다른 하나는 영생의 상징인 생명나무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악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창세기에 분명히 나오는 생명나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초인류인 아담과 하와가 영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생명나무의 과실을 먹기 때문이다. 인간이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먹고 눈이 밝아지게 되자 신은 그들을 동산에서 내쫓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보아라, 이 사람이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서, 생명나무의 열매까지 따서 먹고, 끝없이 살게 하여서는 안 된다. (창세기3: 22)"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류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없게 되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죄로 말미암은 죽음을 극복하고 다시 신과 함께 영생하는 세계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리스 신화에도 성경의 생명나무처럼 영생을 주는 음식이 등장한다. ‘암브로시아’라는 음식과 ‘넥타르’라는 음료인데 올림푸스의 신들이 영생하는 것은 바로 이것들 때문이다. 물론 인간에게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신화, 종교 속에는 인간의 죽음과 영생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결국 죽음이라는 숙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수많은 버전의 설명들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인간의 기술로 영생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1967년에 사망한 심리학자 베트포드는 영생을 위한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가한 최초의 사람이 되었다. 세포와 장기의 손상을 막기 위해 죽은 사람을 얼음통에 넣고 심폐소생장치를 통해 산소공급을 원활히 한다. 그런 후 혈관의 피와 액체를 모두 빼내고, 동결보호제를 주입 후 액체질소가 가득 찬 영하 196도의 냉동탱크에 보관한다. 유명한 미국 야구선수 테드 윌리엄스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냉동인간으로 보존되어 있다. 이들은 죽음을 극복한 시대가 도래 할 때 다시 깨어 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깨어날 날이 오래지 않은 것 같다. 구글은 2012년 레이 커즈와일과 계약을 맺고 그에게 인공지능개발의 총책을 맡겼다. 2013년에는 바이오 벤처회사인 칼리코 (Calico)를 설립해서 노화예방과 인간수명연장에 막대한 예산을 붓고 있다. 칼리코 소속이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인 신시아 캐년은 DAF-2유전자 조작을 통해 평균 수명보다 10배나 오래 사는 회충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같은 대학의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는 염색체 양쪽 끝 부분인 텔로미어 (말단소립 복제효소)가 노화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 냈고, 그 공로로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영생 프로젝트 첫 단계는 노화예방과 수명연장을 위한 바이오 연구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전자조작, 줄기세포치료 등이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 연구를 통해 생명연장의 꿈은 이루어 질 지 몰라도 영생으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전히 인간의 신체는 제약적이고 연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나노기술, 사이보그, 마인드 업로딩과 같은 연구들은 머지 않아 인간을 육체에서마저 해방시킬지도 모른다. 육체의 유한성과 한계를 벗어난 인간들은 과연 신이 될 수 있을까?

조현정, 캘거리한인연합교회
kier3605@gmail.com
교회홈페이지:
http://www.kucc.org

기사 등록일: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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