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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년 우주진화 이야기를 성서에 맞추어 변질시킬 수 없다! [최성철의 계심정 33]
 
삼층 세계관적 종교인들은 영원히 끊임없이 변형하는 불확실성의 우주 이야기를 자신들의 교리적 믿음에 맞추어 불변하는 확실한 이야기로 변질시킨다. 종교는 과학이 발견한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형하는 우주 이야기를 이미 완성된 이야기로 고정시킬 수 없다. 다시 말해, 내세지향적 종교가 현세적 우주 이야기를 통제하고 조정하는 것은 망상이다. 종교는 과학이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하는 것처럼 시대와 환경에 따라 심층적인 변화가 지속되지 못하면 죽는다. 생명과 자연이 꾸준히 변하는 것은 우주의 법칙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랜 세월동안 종교인들은 잘못 배우기를 종교는 변할 수 없고, 과학과 분리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믿음에 세뇌되었다. 사실상 종교체계들의 경전이 기록하고 있는 하느님의 의미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되었다. 특히 지난 100 년 동안 인류가 이해하고 있는 우주진화 세계관은 고대 경전들의 세계관과 현저히 다르다. 21세기에 변하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종교 이야기는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인간의 존엄성인 자율성과 창조성을 박탈하기 때문에 감명을 주지 못하고, 이미 죽었거나 효력을 잃고 쇠퇴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원초적으로 종교들의 경전은 문자적으로 읽도록 기록되지 않았다. 모든 경전들은 은유적이고 시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경전은 문자적으로 변하지 않는 고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경전의 이야기가 영원히 진실하게 보전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은유적으로 읽고, 시대에 따라서 재해석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자면, 하느님이란 말은 영원히 변하지 않고 인간들과 함께 있겠지만, 하느님의 의미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변한다. 경전들이 강조하는 영원함이란 죽은 후에 오는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이고 지금 여기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변하는 과학의 이야기들로부터 영원함을 체험할 수 있다. 영원함과 영생을 종교 경전에서 찾던 시대는 끝이났다. 우리의 몸은 적어도 138억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우주의 시작이고 끝이다. 인간의 몸이 죽으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먼지(원자)가 되어 우주로 되돌아 간다. 우리는 우주이다. 이것을 인식하면 죽음의 두려움과 생존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으며, 하루하루를 만족하게 감사하며 살 수 있다.

138억 년 전, 우주는 흩어져 있는 우주먼지 즉 원자들이 물리화학적 조건에서 반응을 일으켜 작은 야구공 크기로 뭉쳐졌다가 거대한 폭발(빅뱅)을 일으켜 탄생했다. 이렇게 자연적이고 우연적인 현상으로 출현한 우주는 초자연적인 신이 미리 설계한대로 완성품으로 창조한 것이 아니다. 우주 자체는 어떤 계획이나 목적없이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했다. 45억 년 전 태양이 탄생했고, 44억5천만 년 전 지구가 형성되었다. 40억 년 전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인 원핵세포가 출현했고, 7억 년 전 다세포 동물이 등장했다. 그리고 2백60만 년 전 최초의 인간들, 즉 호모하빌리스가 등장했고, 30만-20만 년 전 태초의 이성적 인간 즉 원시 호모싸피엔스가 등장했다. 4만 년 전 언어를 사용하는 현대의 호모싸피엔스가 등장했다. 장구한 우주진화 역사의 이 모든 출현들은 물리화학적 반응에 따라 목적도 없이, 설계도 없이 우연히 발생했다. 그러나 자아의식을 지닌 호모싸피엔즈 인간 생물종은 다른 생물종들과는 달리 원시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까지 생명들과 자연과 우주를 관찰하면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탐구했다. 인간이 우주진화 이야기를 인식한 것은 위대한 과업이다.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출현과정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갈수록 우리는 경이로움과 성스러움에 젖어들며 진화의 심오한 의미을 인식하게 된다. 또한 어떻게 사는 것이 두려움과 욕심없이 온 인류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길인지 깨달아 알게 된다. 이 깨달음으로 우리는 지구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다른 인간들과 생명들을 존중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과학을 통해서 생명의 끝없는 진화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오늘날 자연의 역사가 수십억 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과학적인 사실이다. 과학의 매력은 인류역사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는 것과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변해 간다는 전망이다. 인간이 발견하고 발전시킨 과학은 눈으로 관찰하는 실제적 사실에 대한 것이고, 종교는 과학적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빅뱅 우주론은 전 세계의 주류 과학계가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주 이야기는 우리 각 사람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또한 우주는 모든 인류에게 영원한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주 이야기의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의미를 거부하고, 우주진화는 우리와 아무 상관없으며 우리는 우주의 외계인이며 죽은 후에 다른 세상으로 간다고 믿는 한 생존의 두려움과 이기심은 끊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자유하고 행복하게 살고, 온 인류가 화합하여 평화롭게 사는 대안은 과학적인 우주 이야기에서 종교적 또는 영적 의미를 탐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고생물학자이며 예수회 신부인 떼이야르 드 샤르댕은 우주 이야기를 종교적 요청으로 표현하면서 모든 생명들의 우주적 화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진화생물학자 쥴리언 헉슬리는 생명들이 오랜 세월이 흘러가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한 것은 인간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빅뱅으로부터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는 삼라만상이 상호의존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교에서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작고 연약한 생물들도 인간만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우주 이야기는 일맥상통한다.

인간은 교훈적인 위대한 이야기를 해석하고 의미를 탐구하는 선견지명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 출현하기 전, 선견지명은 다른 생물종들에게 생소한 것이었다. 우리 인간은 큰 뇌를 가지고 선견지명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것을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욱 복잡해지는 세상의 움직임을 판별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생물종들과는 달리 인간은 미래에 다가오는 더 큰 기회들을 포착할 수 있으며, 미래에 닥쳐올 일들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비단 불행한 일도 좋은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인간은 역사의 과도기에서 후손들에게 어떤 거대한 일들이 닥쳐올지 알 수 없었지만, 미래의 물결을 거스르지 않았다. 역사적 진화 이야기의 영웅들은 부족하고 미흡하고 두려움이 있어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우리 인간은 작은 기회라도 포착하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피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여정에 들어 선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신학자 고든 카우프만은 인간의 진화 이야기를 뜻밖에 발견한 인간의 창조성이라고 했다. 우주진화 이야기는 종교인들에게 하느님과 인간과 생명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도전하고 격려한다. 다시 말해, 하느님은 인간의 운명의 주인이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주인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내면의 동행자이다. 인간과 세상을 이미 설계한대로 통제하고 조정하고 간섭하는 초자연적인 실재적인 하느님 대신에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를 우주를 신뢰함, 전체적이고 실제적인 현실을 신뢰함, 무한한 시간을 신뢰함 등으로 새롭게 인식하면 하느님과 우리는 동역자의 관계를 성립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해가는 우주진화 이야기로부터 새로운 영적 그리고 종교적 의미를 인식하면 종교인과 무종교인,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삶은 두려움과 욕심없이 자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또한 이 책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6
_________. 비극의 탄생/즐거운 지식. 동서문화사, 2016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윙.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오강남.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틱낫한.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나무심는사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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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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