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개숫물에 코를 박고 /운계 박 충선 |
|
|
|
칠첩반상 그득한 산해진미(山海珍味) 수저 들어 목구멍 으로 넘길 때 부엌 간 에서 알뜰살림 꾸리시는 노모의 수고 몰랐나니
밥 주발 국 대접 보시기 종지마다 소담스러이 담겨진 먹걸이 목 구멍 으로 넘길 때 부엌 간 에서 온갖 양념 섞어가며 맞 내려 간 맟추신 노모의 정성 몰랐나니
햇보리 피기전 보리 고개 에 산나물 멀건 수제비 목구멍 으로 넘길 때 자신의 허기진 배 행주치마로 질끈 동이고 자식 배 불리신 노모의 사랑 몰랐나니
낯설은 서양 땅 북엌 간에서 앞치마 두르고 개숫물에 코를 박고 설움처럼 엉겨붙은 버터 치즈 비개덩이 헹구고 닦아 내다보니 철부지적 응석도 투정도 불평도 후회 스러워 허접 쓰레기와 같이 버리고
허드렛 일로 날이 저물매 극진 했던 노모 정 그리워 눈물 콧물 쏟으며 개숫물에 코를 박는다
|
기사 등록일: 2017-10-06 |
|
|
|
|
|
|
나도 한마디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