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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버블(filter Bubble) – 이재용의 IT/문화 이야기 1
 
오늘 갑자기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광고 포스팅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그것도 내가 어제 밤새도록 검색한 기계식 키보드(Mechanical Keyboard)에 대한 쇼핑정보들로만!

페이스북은 내가 컴퓨터 키보드 바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어제 늦은 밤 이베이와 베스트 바이 그리고 아마존 온라인 샾을 몇번 들락 거렸을 뿐인데, 난데 없이 마크 주크버그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나에게 더 좋은 세일 정보를 알려 주고 있었다. 그러나 반면 내 타임라인은 엉뚱한 쇼핑 정보로 가득차고 말았다.

고개를 갸웃하다 곧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 아…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다.

개인이 마우스 클릭과 검색 취향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이 극대화 할 때 나타나는 인터넷 폐해 현상인 필터버블! 그런데 이제는 그 기능이 특정 어플이케이션에 한정 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상호연동 하고 있다.

지난 밤 내가 방문 한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대한 쿠키(cookie)를 페이스북이 자기 마음 대로 뒤져서 나에게 짜잔~ 하고 보여 준 것이다.

구글 크롬이나 인터넷 익스플로어와 같은 웹브라우저에서 개인이 방문한 인터넷 검색기록은 대부분 쿠키(cookie)라는 이름으로 남는데, 이것은 개개인이 특별관리 하지 않는 한 컴퓨터 안에 계속 쌓이게 된다. 이 쿠키들은 사이트 방문기록, 아이디, 비밀번호, 상품구매내역 등등 거의 모든 개인 정보 를 망라한다. 이것은 나중에 같은 사이트를 방문할 때 더 빠른 웹서핑과 반응을 빨리 하게 해주는 순기능도 한다.

문제는 이 쿠키가 악용되면 서비스 제공자뿐 아니라 어느 누구든지 개인의 모든 발자취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필터버블의 폐해는 바로 이런 쿠키를 자양분으로 자라난다.

엘리 프레이저가 그의 책과 강연에서 주장한 것처럼,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의 검색 정보를 분석하여 개인 성향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을 갖고 있었지만 , 시간이 지날 수록 검색엔진은 정보를 점점 자의적으로 분류하고 개인의 허락없이 모을 뿐 아니라 임의로 정형화 하고 만다. 그 결과 필터버블(filter bubble) 은 사용자들을 부지불식중 기계가 만든 정형화된 틀에 가둬버리고 마는 것이다.

자주 접속한 사이트를 중심으로 분석되고 정보가 제공되니 사용자는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분야나 사람에 대한 정보로 부터 차단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되는 역기능에 빠진다. - 세상사람 대부분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또 전혀 다른 의견을 듣거나 볼 기회조차 차단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용자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액션이라고 분석, 판단하면 인터넷은 주구장창 액션영화만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또한 정치성향이 보수라고 판단되면 진보나 중도의 의견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 것이 바로 필터버블이다. – 필터버블이 뜻하는 바 그대로 걸러진 정보의 테두리에 갇히는 것이다. 그렇게 필터링 된 정보만 접하게 된 개인은 결국 세상이 자신만의 가치관과 성향으로만 흘러 간다고 착각하게 되고, 다른 가치관과 세계를 맞볼 기회를 영영 빼앗기고 만다.

그러니 독자들이여. 네이버가 어느 순간 천편일률적인 정보만 보여준다면, 구글로 검색한 내용이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인다면, 페이스북에 늘 보던 얼굴만 보인다면, 주의하기 바란다. 당신의 의식은 어느새 인터넷에 길들여지고 당신의 시선은 고정되어 가고 당신의 쇼핑리스트는 늘 한정되고 있다는 무서운 현실을 발견할 것이다.

빅브라더는 괴물의 모습이 아닌, 당신이 길들인, 어쩌면 당신조차도 길들여진 순한 양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이재용
IT/문화 컬럼니스트
jaeyong.lee@sjrb.ca
블로그 주소 : blog.naver.com/vanshaw


기사 등록일: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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