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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네트워크 – 이재용의 IT/문화 이야기 2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특정 짓는 용어 중 하나가 SNS라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Social Network Service 소셜 네트워크!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비즈니스, 심지어 연애에 이르기까지 SNS상에서는 현실의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적인 물리적 접촉(physical contact)은 아직 난제이긴 하지만, 이제 VR(Virtual Reality)기계의 등장과 더불어 한층 진보된 증감체험 기술은 조만간 가상세계에서 인간의 오감을 속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학술과 공공영역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떠나 민간에게 그 오지랖을 넓히는 것을 보면서 일찌감치 깨우친 사람들이 예견한 미래사회는, 흔히 기계와 인간 그리고 컴퓨터가 합체 된 울트라 사이버틱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예견한 미래는 인간의 욕망, 죄성 그리고 이기심에 휘둘려 대부분 디스토피아적인 것이었다. 거기서 또 한걸음 더 나아가면, 유전자 조작에 의한 키메라(Chimaera)의 등장까지! …….. 실제로 우린 지금 그런 전조들을 보고 있다. 2017년 현실에서.

사이버네트워크에 침몰된 미래를 예견한 문학, 즉 흔히 사이버 펑크라 불리는 문학 가운데 필립 K 딕이나 윌리엄 깁슨 같은 이들은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필립 K 딕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블레이드 러너’ ‘스크리머스’ ‘토털 리콜’ ‘넥스트’ 등 수도 없는 SF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로 유명하기에 아는 사람이 많지만, 윌리엄 깁슨은 그에 비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유명한 소설 “뉴로맨서”는 일본의 유명한 ‘공각기동대’ 나 위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등에 영감을 준 소설로 사이버펑크 문학의 큰 획을 그은 작품이었다.

그런 그가 영화 각본을 쓴 것이 있는데….” Johnny Mnemonic” 우리말로는 코드명 J라고 이름 붙여진 영화의 각본이었다. 키아누 리브스, 돌프 룬드그랜, 키타노 다케시 같은 쟁쟁한 배우들을 앞세우고 깁슨 의 탄탄한 스토리로 출발 했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엉성한 연출로 인해 B급으로 전락한 비운의 작품이 되었다. (키아누 리브스가 매트릭스로 이름 날리기 훨씬 전인 1995년도 영화였으며, 번뜩이는 소재들은 매트릭스도 차용한 부분이 많았다. 사람의 뇌의 기억을 지우고 그 공간 일부분에 데이터를 실어 나른다는 생각은 생체공학+컴퓨터공학+ 네트워크 모든 것의 짬뽕이었다.)

엉성하기 그지없던 그 영화에서 단연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인 죠니가 지금의 VR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큼직한 고글 안경을 쓰고, 손에는 마우스대신 네트워크 장갑을 끼운 체, 사이버 네트워크 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컴퓨터 메인보드에 배열 된 반도체 칩들이 좌르륵 펼쳐져 마치 4차원의 세계를 형성한 듯한 사이버세상에서 죠니가 만나는 사람들은 각자 독특한 이미지로 홈페이지 혹은 게시판 혹은 네트워크 IP 어드레스에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오늘 문득 셀 폰의 카카오톡에 나열된 사람들이 올린 프로필 사진과 기록들을 보며, 나는 깁슨이 코드명 J에서 예견한 것이 내 손안의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펼쳐진 것을 발견했다. 이제는 컴퓨터 모니터 뿐만 아니라 손 안에 들린 작은 모니터 까지… 그렇게 사이버세상은 우리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오라! 시뮬라크라의 세계로…. 그대들의 세상은 24시간 접속 가능할찌니….. 정녕 낡지도 않는 영원한 이미지로 함께 하자꾸나!!! ……..그렇게 사이버네트워크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요상하게 들려왔다.


이재용
IT/문화 컬럼니스트
jaeyong.lee@sjrb.ca
블로그 주소 : blog.naver.com/vanshaw








기사 등록일: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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