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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익스텐더 – 이재용의 IT/문화 이야기 3
 
무선인터넷 접속을 의미하는 Wi-Fi(와이파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일반인은 이제 거의 없다. 그만큼 실생활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은 일상(日常)이 된 지 오래다. = 여기서 Wi-Fi 라는 용어의 의미는 최소한 알고 넘어가자. 이것은 Wireless Fidelity라는 말의 줄임표현으로 …무선(Wireless) 방식으로 유선과 마찬가지의 뛰어난 품질(Fidelity)을 제공하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2.4G혹은 5G wi-fi 라는 말을 요즈음 곧잘 쓰는데 이 둘은 무선 주파수의 대역폭을 의미하는 말이다. 2.4G 안테나 대역폭에서는 최대 600MB 의 인터넷 전송속도를 그리고 5G의 안테나에서는 최대 6.9GB의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 아,,, 이것은 물론 이론상 수치이다. 실생활에서는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가 이 속도를 수신할 만한 모뎀을 탑재하지 않으면 자신과 아무 상관없다.

문제는 이 주파수 대역이 일반 산업, 과학, 의료용기기를 위해 할당 된 수치이기에 주변에 모든 기기들이 이 대역폭을 함께 나누어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정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해 노트북이나 셀폰을 연결하면 뜻밖에도 속도가 25MB ~ 175MB 까지 들쭉날쭉하게 나타나고 심지어 어떤 때는 10MB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간혹 연결 자체가 끊기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를 쉽게 말하자면, 무선 연결은 특성상 주변 이웃의 와이파이와 충돌해서 간섭(interference)이 많이 발생하고, 5G의 경우는 거리가 멀어지면 신호가 자주 누락(Drop)되며, 집안 구조의 특성상 주파수 음영지역이 필히 생기기 때문이다. = 필자의 직업상, 필자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가입한 분들이 문의하는 대부분의 질문이 바로 이 와이파이 연결과 관련되어 있다.

필자의 집도 모뎀이 하나인데, 얼마전 아내가 안방에서 와이파이 연결이 끊긴 줄 모르고 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오래 보다가 그만 LTE요금(셀폰 데이터 요금)을 왕창 초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부랴부랴 마련한 것이 바로 와이파이 익스텐더(Wifi Extender)다. = 필자가 속한 회사가 제공하는 모뎀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집안 구조상 음영지역 발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와이파이를 확장하는 중계기를 하나 더 구입하고 말았다.

이것을 설치하면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격세지감(隔世之感)! 바로 그것이었다. 예전에는 와이파이 주파수를 거리가 먼 곳에 보내기 위해 라우터와 브릿지 그리고 모뎀을 상호 연결하는 기술을 끙끙대며 총동원 했는데, 이제 작은 기계를 간단히 전원 콘센트에 꽂아서 버튼만 누르면 끝이었다.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인터넷에서 한시도 끊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욕구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 그만큼 네트워크 기술도 한층 더 발전할 것이다. = 필자가 속한 회사에서도 당장 차세대 모뎀을 출시할 예정인데, 한층 발전된 기술을 도입하여 이 와이파이 익스텐더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주변에 넘쳐나는 강한 주파수와 에너지파들 속에서 우리의 육체와 뇌가 마치 전자레인지 속의 담긴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일까? 이층 콘센트에 꽂혀서 녹색 불빛을 내뿜는 와이파이 익스텐더를 보며, 난 침실로 쳐들어 오는 강력한 주파수의 세례에 내 육체와 정신이 얽혀 마침내 꿈 조차 네트(NET)의 세계에 접속되는 듯한 께름칙하고 그로테스크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대여… 나의 미몽(迷夢)의 세계로 오라. 영원히 꺼지지 않을 듯한 불꽃의 정염으로 만든 무한 NET의 향연에 초대하노니, 끝없는 인터테인먼트의 세계에 참여하라…. 그러면 어느새 그대의 현실과 허무조차 잊혀질 테니……”

그렇게 무한 루프(loop)의 오락을 즐기라고 속삭이는 악마같은 네트의 목소리가 꿈에서도 들려오고 있었다.

이재용
IT/문화 컬럼니스트
jaeyong.lee@sjrb.ca
604-652-2084
블로그 주소 : blog.naver.com/vanshaw


기사 등록일: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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