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질환의 미성년자 환자들에게도 의사 조력 자살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소아과 의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캐나다의 의사 조력 자살이 합법화 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캐나다 소아과 의사 협회에서는 일부 미성년자 환자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해 문의를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소아과 의사 협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로, 이 밖에도 소아과 의사들은 미성년자에게 의사 조력 자살을 허용해야 하는 지에 대해 양극화된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1,050명 중 118명은 아픈 자녀를 둔 부모들과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해 “예비적인 사전 논의”를 거쳤다고 응답했으며, 35명은 미성년자 환자와 직접적으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45명의 소아과 의사들은 적어도 1번 이상 부모들로부터 노골적인 의사 조력 자살을 요청받았다고 전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신생아나 1살이 되지 않은 자녀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미성년자인 환자로부터 직접 이 같은 요청을 받은 의사들도 9명이었다.
이번 보고서는 캐나다 아카데미 위원회에서 현재 의사 조력 자살 자격이 주어지지 않은 이들에게도 이를 확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요청된 것으로, 특히 이번 소아과 의사들을 상대로 한 조사는 성숙한 미성년자에게 의사 조력 자살이 시행될 수 있을 지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보고서는 2018년 12월까지 제출되도록 되어 있으나, 더 많은 미성년자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의사 조력 자살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에서는 결정을 질질 끌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조사를 위해 진행됐던 또 다른 설문조사에 의하면, 46%의 소아과 의사들은 말기의 병을 앓고 있는 성숙한 미성년자들에 대한 의사 조력 자살을 찬성했으나, 견디기 힘든 질환 또는 정신 질환에 대한 의사 조력 자살 지지는 이보다 적었다. 일부 의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성년자에게 의사 조력 자살이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너무 어려 결정을 내리기 적합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의사 조력 자살 결정하는 것을 허락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32%가 제대로 감독되는 절차 하에 매우 드문 상황에서 허락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19%의 의사들이 의사 조력 자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29%에 불과하여 정확한 의견을 드러낸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의사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Dying with Dignity Canada 의 CEO 샨즈 고쿨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성숙한 미성년자도 의사 조력 자살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는 차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