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의 총재인 스테판 폴로즈는 미국의 새로운 보호무역정책이 캐나다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이자율을 낮출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지속되는 캐나다의 경기 침체와 미국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예상되었던 대로 단기 콜금리를 0.5%로 유지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폴로즈는 지난 한 주간 심사숙고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은행이 목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자율을 내릴 것이라며, “부정적인 위험요소들이 구체화되고 목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라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캐나다 경제성장에 대한 단기 전망을 보여주는 금융정책 보고서를 발표하며, 캐나다 경제가 2017년과 2018년에 2.1%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유가 하락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온 캐나다 경제가 2018년 중반기에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전망은 새로운 트럼프 정권이 캐나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변화와 감세, 미국 내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 증대 등을 약속했던 트럼프의 당선에 대한 사항 역시 포함된 전망으로 보인다.
폴로즈는 “중앙은행은 미국 무역 규제의 변화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 경제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폴로즈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규제들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의 움직임이 미국의 GDP를 2018년 말까지 0.5%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할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좋은 것은 캐나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트럼프의 정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폴로즈는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가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공약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장비와 서비스를 늘리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세 가지 면에서 이것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폴로즈는 설명했다. 첫째는 미국의 세금이 줄어들며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으로의 투자를 보다 흥미롭게 여기는 것이고, 트럼프의 당선 이후로 미국 채권 수익률이 올라 이에 따라 캐나다의 모기지율이 올라 주택 시장이 식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화에 대한 캐나다 루니화의 환율로 인해 캐나다 수출에 타격을 입는 것이라고 폴로즈는 분석했다.
한편, 캐나다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학자인 크레이그 알렉산더는 이와 다르게 생각한다며, “캐나다 중앙은행이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경각심을 느끼고 일단 지켜보기로 한 것은 절대적으로 옳은 판단이지만, 향후 어떤 정책이 어느 시기에 구체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재정 정책을 고려하여 앞을 내다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금융정책 보고서에서 미국과 캐나다 및 세계 경제 성장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할 일들, 특히 무역부분에 있어서 미래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경고했고, 이는 많은 경제학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BMO Capital Markets의 경제학자인 벤자민 레이츠는 “보고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쓰여졌다고 판단되지만, 중앙은행이 불확실성을 강조했다는 점은 전망이 빠른 시일 내에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TD Economics의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드프라토는 “중앙은행의 주의 깊은 접근과 높아진 불확실성, 그리고 지속되는 경기 침체를 고려했을 때, 단기 콜금리는 현 수준인 0.5%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