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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국어 노출 아이, 언어능력 높아
2개의 언어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언어 습득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통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개국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오히려 언어능력이 더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국제고등연구소 학자들은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생후 12개월의 이탈리아 아이들 64명을 대상으로 언어의 구조 습득력에 대해 조사했다. 그리고 그 결과, 2개 국어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이 1개 국어에만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보다 융통성 있게 언어를 습득했다.

실험은 아이들의 눈동자 움직임을 조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세음절로 돼어있는 ABA패턴이나 AAB패턴의 두가지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ABA패턴의 소리가 날 때는 아이들이 보고 있는 화면의 오른쪽에서 인형이 나타나고, AAB패턴의 소리가 날 때에는 화면의 왼쪽에서 인형이 나타나도록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전혀 다른 소리 패턴을 들려주며 아이들이 인형이 나타나는 방향을 예상할 수 있을지 그들의 눈동자의 방향을 보며 관찰했다. 그 결과, 2개 국어를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들은 처음 들어본 소리에도 그 유형을 미뤄 생각하는 능력이 1개 언어만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개 언어에만 노출되어 있던 아이들은 1개의 패턴만 배울 수 있었던 반면, 2개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은 2개의 패턴 모두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들은 2개 언어에 노출되어있는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데 더 오래걸릴 것이라는 통설이 있지만 그들은 2개의 언어를, 다른 아이들이 1개 언어를 배우는 속도에 배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2개 언어 사용 가정의 아이들은 이미 ‘섞여있는’ 상황에서 배우는 데에 익숙해져 있어 빠른 적응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는 지난 9일(목), 사이언스(Science)지를 통해 발표됐다.

(박연희 기자)

기사 등록일: 200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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