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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5월 2일자)
아직 바깥날씨가 차갑게 느껴지던 지난 24일. 친지가 운영하는 캘거리의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엘더(45)는 출근하자마자 급한 일만 서둘러 마무리한 뒤 시내에서 채권자를 만나야 한다며 외출했다. 집 모기지 문제로 수주일째 남편과 다툰 탓에 엘더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그후 그녀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서도 일터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2시45분경. 엘더의 남편 앤귀시(44)는 캘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차를 몰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반대편 차선에서 오고있는 트럭을 향해 핸들을 돌렸다. 차량은 트럭을 정면충돌했고 운전자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고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 산산히 부숴진 차량과 파편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현장 사고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이에 엘더의 시신이 캘거리 SW의 집안에서 발견됐다. 그녀는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캘거리는 한 가정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충격적인 한 주를 보냈다. 엘더를 살해한 사람은 남편으로 그는 아내를 죽이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건 후 사망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이들 부부에 대한 비극적인 삶이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두사람이 만난 것은 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앤귀시는 14년전 한 농부를 살해한 혐의로 10년 옥살이를 했었다. 그는 트럭과 신용카드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고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엘더는 이런 앤귀시를 캘거리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앤귀시는 집행유예기간이었지만 엘더는 그의 과거를 추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데리고 온 아들과 대화를 즐겨하면서 보살펴주었다. 남편은 용접공으로 때로는 트럭운전사로도 일했고 직장을 다니던 엘더는 여러곳의 발렌티어로도 활동했다. 그들의 가정이 무너진 것은 수개월전쯤으로 돈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친지들은 그녀의 신변을 우려하고 있었다. 앤귀시의 전과가 늘 신경쓰였고 최근 부부싸움이 많아지면서 앤귀시를 떠날 것을 종용하던 터였다. 앤귀시는 자살하기 직전 아내의 시동생에게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자신을 파탄에 빠뜨린 것이 엘더와 그녀를 부추긴 친지들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의 생애 마지막 목소리는 끔찍했다. “You lose, I win.”

지난주 앨버타 예산이 발표된 후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도로건설 투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올해 스텔막 주정부는 19억달러를 쏟아부어 앨버타 도로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캘거리와 에드몬톤을 잇는 순환도로 건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규건설보다 지금 시급한 것은 기존 도로의 보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내 고속도로 10개중 4곳은 도로가 붕괴되거나 도면상태가 고르지 못해 운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점점 나빠지는 구도로의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투자의 우선순위를 도로보수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사실 몇달전 밴프를 다녀오면서 구 도로를 이용했는데 거의 전구간에 걸쳐 제 속도를 내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주정부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고속도로의 16%정도만이 개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주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포트맥머리 북쪽 광산지역에서 5백여 마리의 철새가 죽어 환경오염에 대한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29일 발견된 이들 철새는 대부분 긴 겨울을 지나 이주해온 오리들로 산업폐기물들을 버리는 유독성이 강한 연못에 빠져 죽어 있었다. CNN을 비롯해 세계 주요언론에도 이 사실이 보도되면서 오일샌드 개발 반대자들이 힘을 얻고 있다.
운전중 셀폰사용도 요즘 도마위에 올라있다. 지난주 의안이 상정된 상태인데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수상은 반대하고 캘거리시장은 찬성한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운전중 셀폰사용이 사고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주민 상당수가 금지쪽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뉴펀드랜드와 퀘백, 노바스코샤만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한국을 비롯해 약 45개국이 운전할 때 셀폰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 911 신고전화에 늑장대응으로 18개월 아이가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고 캘거리의 대형 아시안마켓인 T&T가 진열상품들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아 수명의 매니저들이 벌금을 물게 된 것도 화제다. 예를 들어 냉장식품 보관온도인 섭씨 4도 이하를 맞추지 못하는 등 관리상태가 엉망인 것이 보건당국에 지적됐는데 각 매니저들에게 부과된 벌금액의 합계가 앨버타 사상 최고가인 3만6천달러에 달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요즘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가인상일 것이다. 특히 휘발유값의 상승은 꼭지점이 없어 보인다. 엊그제 큰아들이 밴을 몰고 나갔다가 기름을 넣고는 거의 70달러가 나왔다며 황당해 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사상최고로 높은 가격이다. 작년보다 2배나 오른 셈이다. 음식식료, 운송, 레저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의 모든 분야가 유가급등의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게다가 곡물파동까지 겹쳐 그야말로 세계경제는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캘거리가 예외일 수 없다. 취재차 수퍼스토아와 한인상점들을 돌면서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텅빈 쌀 창고였다. 손님들이 많이 사가는 40파운드짜리는 종류를 불문하고 재고가 없었다. 한때 공급처에서 쌀을 받아 매장에 풀어놓으면 한번에 10여포대씩 사가는 고객들로 금방 동이 난다고 한다. 이미 빵 같이 밀가루로 만든 제품들은 크게 인상된 상태다. 전체적으로 식료품이 작년보다 57%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파동이 전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월드뱅크는 앞으로 식량난으로 전세계 33개국이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지난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서 중국인들의 시위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일부 중국인들이 봉송 반대 시위대들과 경찰에게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었다. 중국정부가 이를 부추겼다는 여론이 일면서 반중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여러 번 유감의 뜻을 표했지만 한국 내 비난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중국인들의 맹목적인 민족주의가 도마위에 올랐다. 한중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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