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한 해를 보내며_기자수첩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의 묘지명에는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이라고 써 있다고 한다. 세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극작가라는 찬사를 듣는 인물의 묘지명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묘지명의 해석을 놓고 구구하게 말이 많지만 쇼가 죽은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 “내가 말한 뜻은 어쩌고 저쩌고”라고 설명할 수는 없으니 짐작으로 알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맥으로 볼 때 this는 무덤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인데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아직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거니와 그런 일 없이 오랫동안 stay around 하시기를 바란다.
한해동안 살아오면서 똑같은 하루 24시간이 흘러갔으나 연말이 다가올수록 24시간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고 일년의 마지막 날의 24시간은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도 시청앞 광장에서는 새로운 한해를 카운트 다운하면서 폭죽이 터지고 광장을 메운 사람들은 Auld Lang Syne을 합창하며 묵은 해를 떠나보내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을 것이다. 1788년 로버트 번스가 작곡한 이 곡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은 헤어지지만 재회의 기쁨을 나눌 그날을 위해 축배를 들자.
나이가 드신 분들은 로보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가 주연한 영화 Waterloo bridge를 기억하실 것이다. 1940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한국에 ‘애수(哀愁)’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이차대전 때 크로닌 대령이 프랑스 전선에 참전하기 위해 워털루 역으로 가다 워털루 다리 위에서 차를 세우라고 한다. 운전병에게는 “다리 건너가 저쪽에서 기다리게.”라고 말하고. 크로린 대령은 다리 난간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1차대전 때 찾아왔던 미라 레스터와의 짦고도 슬픈 사랑을 회상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크로닌과 미라가 auld lang syne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귀족출신의 청년 장교와 가난한 발레리나는 다시는 못 만날 이별을 암시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와는 달리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세계에서는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 할 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일, 다시는 생기지 말아야 할 일들도 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호의 비극-
지난 4월16일 476명을 태운 연안여객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군 해상에서 전복되어 침몰된 사고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었다. 이 사고로 아마추어 정권의 재난구조와 국정운영의 무원칙, 무책임, 무능이 전세계에 생중계로 알려져 국민들은 물론 같은 CECD회원국들에 깊은 실망과 회의를 안겨주었다. “한국이 과연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나라일까?”
정권이 신뢰를 잃는 데는 여성 대통령의 공수표 남발도 한몫 톡톡히 했다. 사고 난지 3일후 국민적 분노 앞에 선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제게 있다.”고 말했으나 그 때뿐으로 그 후에 책임지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보여주기는커녕 유가족들에게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었다.
“특별법 제정해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씻어주고 진실을 밝혀주겠다”고 말하고는 특별법은 국회가 알아서 하라고 미뤄놓고 외유 다니기에 바빴다. 외유 다니면서 일년간 정장만 맞춘 것이 122벌이라니 5년간 정장 5벌로 버틴 독일 메르켈 총리와 비교된다.
대선 후보 때부터 메르켈 총리 벤치마킹 한다더니 메리켈 총리의 책임감, 검소함, 국정에 임하는 진지함을 벤치마킹 안하고 구두 3천 켤레 남겨놓고 몰락한 이멜다를 벤치마킹 한 게 아닐는지.
세월호 사건은 독신여성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논란을 낳아 7시간 동안 남자친구와 같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 서울 시내 모 호텔에 있었다는 미확인 설에 살과 뼈가 붙어 난무했다. 그 설로 인해 일본 산경신문(産經) 서울 지부장이 명예훼손혐의로 재판 중에 있는데 그 신문의 마지막 구절이 명 구절이다. “박 정권의 레임덕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산경신문 서울 지국장이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것은 박정권 들어 언론자유지수가 68위로 후퇴한 한국 언론자유가 국제사회로부터 조롱 당하는 계기가 되었고 왜 언론자유지수가 68위로 떨어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다.
-문창극 총리지명자의 해프닝-
세월호 사건으로 집단 우울증에 걸린 국민들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정부는 문창극씨를 총리로 지명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잠시 동안 블랙코미디를 선사했다.
문창극 총리지명은 민족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우파의 슬픔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전세계 어느 나라던지 우파, 극우파는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민족주의에 기반한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관제 민족주의가 배타적 폭력적인 성격을 갖게 되므로 관제 민족주의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국의 우파가 민족주의적 기반이 없는 것은 민족주의자들이 식민지를 거치며 친일파로 변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우파들에게는 민족주의가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몸에 맞지 않는 옷으로 뉴 라이트 계열에서는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금기시한다. 광복절을 애써 외면하고 건국절에 매달리는 이유도 5천만 동포와 민족주의 사이를 이간질 하는 행위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문창극 총리지명자의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 받을 필요 없다”는 발언은 한국의 우파의 정체성이 어디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정치적 파급력이 엄청난 민족주의를 무기로 쓸 수 없다는 비극적 사실에 우파는 민족주의 앞에 좌파라는 접두어를 붙여 좌파 민족주의를 만들어 내 “마시던 우물에 침 뱉는” 놀부 심보를 보여주고 있다.
블랙 코미디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문창극 조부의 독립운동가 급조였다. 그냥 보내기 미안하니 문창극씨 조부를 독립 유공자 만들어 준 모양인데 식민지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면 독립운동 했다는 문창극씨의 조부는 하나님의 뜻에 반항한 불신자로 영원한 지옥불에 떨어져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문창극 총리지명자 사퇴 이후 마땅한 물망에 오른 마땅한 후보가 없어 ‘세월호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홍원 총리를 다시 불러들여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대단히 잘못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2일 종교지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마음 단단히 먹고 국가 개조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절실한 것은 대통령 개조이자 청와대 개조다.
-미꾸라지 한 마리-
개천을 흐리는 것은 미꾸라지 한 마리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벽두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한국의 위상을 흐려 놓는 일이 또 생겼다. 세월호 사건 후편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망신 시키기 시리즈 2탄’을 언론에서는 ‘땅콩 리턴’이라고 한다.
한진그룹 창업자 고 조중훈 회장은 인천에서 트럭 한대로 시작해 대 재벌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트럭 한 대가 굴지의 대 재벌이된 이면에는 전설적 이야기들이 많이 숨어 있다. 숨겨진 전설적 이야기를 하나로 집약시켜 놓은 것이 조 회장의 손녀딸 조현아씨로 돈 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생각이 대한민국 사회 안전을 위협할 정도가 된 지금 우리는 뒤를 돌아보며 “돈으로 불행도 살 수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법 위에 군림하는 가진자의 특권과 안하무인, 재벌 오너의 전근대적 사고방식과 인간관의 실체를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알게 해준 조양호 부녀와 사건을 끝까지 은폐 축소하려는 대한항공을 보며 조직을 움직이는 매뉴얼과 시스템이 있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야 하는 국토교통부도 공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답지 않게 편파조사 하고 있어 사무장조차 조사를 기피한다니 대한항공이나 국토교통부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일어나는 것이다.
뒤늦게 엄중처벌을 들고 나오는데 모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면 되는 것이지 상황에 따라 여론향배에 따라 엄중처벌하고 아니면 봐주기 처벌로 공정성 마저 잃어버린 국가기관을 보면서 “불쌍한 대한항공 더 불쌍한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든다.
필자는 ‘땅콩 리턴’ 사건을 듣는 순간 “보안 검사 다시 했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항공기가 어떤 이유로 회항을 하던지 한 사람이라도 내리면 탑승객 전원이 다시 내려 보안검사를 다시 하게 되어 있는데 나중에 보니 그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그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 항공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하다.
-할라데이 시즌에-
그 외에도 잊고 싶은 일, 생기지 말았어야 할 일들이 많았다. 모든 이들이 바라는 것이 보기 싫은 일, 겪지 않아도 될 일, 잊고 싶은 일등은 올해로 끝나고 내년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독자 여러분 가정에, 캐나다에, 두고 온 조국 대한민국에도 내년에는 좋은 일, 웃을 수 있는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Stay around 하다 보니 한 해가 가고 할라데이 시즌을 맞이했다. 독자 여러분들 술 마실 일 많이 생기는 계절인데 술도 음식이니 적당히 드실 것을 권하고 스키여행 떠나시는 분들, 따뜻한 남쪽 지방이나 해외로 떠나시는 분들 즐거운 여행, 유익한 여행 되기 바라고 방콕 하시는 분들도 너무 방콕만 하시지 말고 때로는 크로스 컨츄리 스키 들고 파크에 가보실 것을 권한다.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해를 맞이 하시기를.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기사 등록일: 2014-12-19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앨버타 집값 내년까지 15% 급..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에드먼튼 건설현장 총격 2명 사..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해외근로자, 내년부터 고용주 바..
  CN Analysis - 2024 예..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4
댓글 달린 뉴스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4
  오일러스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즈.. +1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돈에 관한 원칙들: 보험 _ 박.. +1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