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선언 _ 기자수첩
 
-연말을 수 놓은 극적 드라마-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은 12월18일 성명을 통해 쿠바와 국교 정상화 선언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그 동안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낡은 방식의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쿠바 정부가 자국민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국교 정상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국교 정상화가 되어도 쿠바 정치체제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은 국교정상화 되어도 공산주의 체제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가 미국에게 정치체제를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미국도 우리 체제를 존중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하며 “미국과 수교를 위해 쿠바가 그 동안 힘들게 지켜온 가치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쿠바와 국교를 단절한 것은 1961년 1월로 쿠바에서 혁명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되자 단교했으니 53년이 흐른 것이다. 길다면 긴 53년 간의 단교를 회복하는 성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할아버지가 인류에게 평화롭게 살라고 큼지막한 선물을 한 것이다.
-숨은 공로자, 교황청과 캐나다-
53년 단절의 물꼬를 튼 이면에는 교황청과 캐나다가 있었다. 지난 해 3월 교황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그 후 교황이 양국 정상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내 수감자 석방과 양국이 일치하는 인도적 문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에 수감 중인 쿠바 스파이와 쿠바에 수감 중인 미국 스파이 석방 문제였다.
교황청은 쿠바와 미국 관리들에게 비밀회동 장소로 바티칸을 제공했다. 미국도 쿠바도 바티칸은 신뢰한 것이다. 미국 가톨릭도 쿠바와 관계개선을 줄기차게 정부에 요구했다.
쿠바 미국 두 나라는 국교 정상화를 위해 1년 반 동안 캐나다에서 비밀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 해 6월 양국간 대면 회담을 주선한 이래 일련의 회담 진행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가 양국간 논의나 협상과정에 관여한 것은 없으나 대화를 중개하고 주선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전했다.
캐나다 협상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수감자 석방으로 교황청이 제시한 인도주의적 해결이 수교재개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국교정상화 선언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부에 지시해 국교 정상화를 위한 단계적 절차를 밟겠지만 완전 개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쿠바가 국제 자본시장에 접근하려면 1996년 제정된 헬름스-버튼 법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미국의 거대야당 공화당은 쿠바 수교를 반대하고 있어 정상화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프로야구 희색 만면-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 한다는 역사적 발표를 하자 2시간도 안되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아직 실질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구체적인 정보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가 발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양국관계가 정상화되면 아무런 걸림돌 없이 쿠바의 야구천재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산정권 수립과 함께 프로야구를 폐지한 쿠바는 아마추어 야구의 세계 최강으로 수많은 야구천재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야구천재들은 목숨을 걸고 쿠바를 탈출하거나 제3국을 경유해 미국 땅을 밟았다. 그 중에는 범죄조직에 돈을 주고 쿠바를 탈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가 대표적 경우로 그는 밀입국 조직의 도움으로 미국 땅을 밟았으나 조직의 협박에 시달리며 인질생활을 한 것이 알려져 충격을 주었으나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사라져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쿠바와 국교 정상화 배경-
지난 15년동안 중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좌파정부가 등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전통적 좌파정부지만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를 비롯해 ALBA회원국들이 모두 좌파국가들로 중남미의 정치 지형이 크게 변했고 미국은 이들 좌파국가들과 관계가 최악이었다. 이들 좌파국가들뿐 아니라 모든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에게 쿠바도 동등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남미의 정치 지형 변화가 미국의 대 쿠바 정책의 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중남미 정치평론가들은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조치가 쿠바 봉쇄 전략의 포기인지 중남미 정책 전반의 수정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그 동안 미국은 중남미 좌파정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쏟아 부었고 내년에는 예산을 증액해 더 많은 돈을 좌파정권 약화에 쓸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개선 바로미터는 1월1일 열리는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과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국제정치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한 미-쿠바 국교 정상화 발표가 있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상상하기 어려운 역사적 일이 일어났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축하인사를 전했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환영인사를 보냈다.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추켜 세웠다.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좌파정부 대통령들의 환영일색의 분위기가 미국 중남미 제국의 관계호전의 신호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가톨릭과 함께 쿠바계 이민자들의 연령이 젊어지며 인식의 변화를 일으켜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세가 된 것도 국교 정상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68%가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지지했고 젊은 층에서는 90%가 지지했다. 쿠바계 이민자 노년층은 카스트로 정권에서 재산이나 토지를 빼앗긴 경험이 있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반대해 왔다.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통해 오히려 쿠바정부를 약화 시킬 수 있고 경제계와 외교담당부서에서는 쿠바의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90% 이상인 것도 국교 정상화의 또 다른 배경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중남미에서 차이나와 대결? –
미국이 중남미 좌파정권 국가들과 관계개선이 이뤄진다면 차이나와 미국이 국익을 놓고 중남미에서 첨예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것이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 동안 중남미 지역이 미국과 불편한 외교관계로 경제와 안보 등 전략적 가치에서 미국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자 차이나가 자본력을 앞세워 에너지 개발, 인프라 건설 공동투자, 금융지원 등으로 중남미 좌파국가들에 영향력을 증대해 왔으나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개선이 된다면 차이나는 중남미에서 미국을 상대로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의 적대국가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던 나라들은 하나 둘씩 사라졌다. 미국과 타협을 하던가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항복하거나 미국과 전쟁으로 무너졌다. 1979년에는 죽(竹)의 장막 소리를 듣던 차이나가 빗장을 열었고 1995년에는 미국에게 최초로 패배를 안겨준 베트남과 악수를 했다.
2003년에는 이라크가 무너졌다. 미국의 전방위 압력과 공습으로 사면초가가 된 후세인은 고향 티그리트에 숨어있다 비참한 몰골로 체포되어 사형선고 받고 처형되었다. 그 때 망가진 이라크는 그 후유증으로 테러단체에 불과한 IS에게 영토 일부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이라크가 당하는 것을 본 “중동의 미친 개” 카다피는 무조건 항복을 했다. “중동의 미친 개”라는 별명은 기행을 일삼는 카다피에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붙여준 별명이다. 있지도 않은 WMD 포기 선언까지 하면서.
2013년에는 “악의 축” “거대한 악마”라고 서로 비난하던 이란과도 해빙무드를 탔다. 이란과 최대 이슈는 ‘핵 의혹’으로 중도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하며 양국 관계는 급물살을 타며 진전되었다. 이번에 쿠바와 국교 정상화 선언을 해 이젠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번 미-쿠바 국교 정상화 선언이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 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대세로 북-미 관계는 6자회담, 핵 문제 등이 선결 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던 나라들은 이렇게 사라졌으나 초강대국 미국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추락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오합지졸에 불과한 IS를 비롯해 중동 테러단체들을 상대로 팔 걷어 붙이고 전쟁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으니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기사 등록일: 2015-01-02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앨버타 집값 내년까지 15% 급..
  첫 주택 구입자의 모기지 상환 ..
  로블로 불매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에드먼튼 건설현장 총격 2명 사..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해외근로자 취업허가 중간 임금 ..
  앨버타 신규 이주자 급증에 실업..
  앨버타 주민, 부채에 둔감해진다..
  연방치과보험, 치료할 의사 없어..
댓글 달린 뉴스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기자수첩> 캐나다인에게 물었다.. +1
  캐나다 무역흑자폭 한달새 두 배.. +1
  캐나다 동부 여행-네 번째 일지.. +1
  중편 소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