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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보면서 _ 기자수첩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들었다. 국정연설은 지난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상, 하원 합동회의장을 찾아가서 행했다. 민의의 전당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나라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일년 동안 어떤 일을 할건지 정책을 설득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민주주의 제도 아래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현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적용해도 좋은 보편적 가치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65분 동안 기회의 땅 미국, 예산, 일자리, 에너지 및 지구 온난화, 이민법 개혁, 교육 여성 최저임금 인상, 세제 연금 의료 개혁, 대외관계(이란, 테러리즘)에 대해 이야기 했다
개천에서 용 나오게 하자
미국인들의 최대 가치는 ‘어메리칸 드림’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고 누구나 성공을 꿈 꿀 수 있는 사회, 노력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미국의 가치 실현이고 미국인 누구나 믿고 바라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우리 식으로 말하면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언제부터인가 ‘개천에서 용 나기’가 힘들어졌다. 한국사회는 ‘개천에서 용 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사회가 되었지만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는 미국에서도 어려워졌다. 그 원인은 ‘소득 불균형’에 있다. 극심한 소득 불균형 사회에서는 부의 대물림이 가능하고 가난은 가난을 낳을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뒤에 앉아있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 대통령 자신, GM의 CEO 메리 배러를 ‘개천에서 용 난’ 예로 들었다. 메리 배너는 공장 노동자의 딸이었고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술집 주인의 아들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비 없는 호로자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 정책마다 딴지 걸어 작년 가을 의료 개혁안 때문에 예산안 심의가 늦어져 연방정부가 폐쇄될 때 오바마를 괴롭힌 장본인이었으나 이날은 개천에서 용 난 사례의 주인공으로 소개되며 우뢰 같은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들에게 답례를 했다. 정적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지게 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중산층 살리기
오마바 대통령이 제시한 방법이 ‘중산층 살리기’다. “몇몇 소수에게만 특별히 좋은 경제를 받아드릴 것인가, 아니면 노력하는 모든 사람의 소득과 기회가 확대하는 경제에 충실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중산층 경제를 강조했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중산층 세금 인하,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교육 전환으로 중산층에 교육기회 확대, 최대 7일간의 유급 병가 등등 다양한 정책을 소개했다. 그리고 중산층 육성을 위해 필요한 재원 확보로 부자 증세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일년 내내 일하면서 일년 15,000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며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당신들이 해 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7.25 달러에서 10.10 달러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부자 증세
“상위 1%가 축적된 부에 걸 맞는 세금을 내는 것을 회피하게 해 불평등을 초래하는 세금 누수를 막자. 그 돈으로 더 많은 가정이 자녀교육이나 보육에 쓸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전하고자 하는 부자 증세의 핵심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을 15%에서 23.8%로 올렸으나 자본소득 최고세율을 28%로 인상하고 주식에 대한 유산 상속분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며 자산 500억 달러 이상 100대 금융기관으로부터 은행세를 부과하는 세제개편을 통해 10년간 3천2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해 중산층 육성에 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상,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증세 자체에 반대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 증세가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화당 반대를 염두에 둔 그는 “더 많은 시민과 가족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입법부의 협조가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서도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립박수를 친 사람들은 민주당 의원이거나 민주당에서 초청한 청중들이겠지만. “의회가 협조 안 하면 혼자라고 가겠다”라는 선언은 삼권분립이 분명한 미국 정치에서 독선이나 독단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 것은 오바마의 정치철학, 정치적 신념이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치에는 행정부는 입법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2013년 10월1일부터 16일동안 연방정부가 폐쇄된 것이 긴장관계를 설명하는 좋은 예가 될것이다. 오바마 캐어라고 불리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놓고 공화당이 반대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과 긴장관계도 기립박수를 유도했을 것이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도 연방정부 폐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의회가 협조 안 하면 혼자라고 가겠다”라고 선언했을 것이다.
미국의 대외관계
미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과거처럼 군사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외교력을 강화할 것을 시사하며 이란과 핵 협상으로 통해 핵을 포기하는 전략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쿠바와 반세기에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재개에 관해서도 이야기 했다. 테러와의 전쟁도 동맹국, 우방과 관계개선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구상을 밝혔다.
테러와 세력확장, 인질 살해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IS에 대해서도 아랍을 포함한 광범위한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면서 단시간에 걸친 군사작전보다는 군사력, 경제력, 외교력을 앞세운 입체적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성공할 것”이라면서 무력사용권한을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소니 사이버 테러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정연설 이후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결국 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군사력을 사용은 배제하고 인터넷이나 경제를 이용할 것을 시사했다. “압박을 계속 가하면서 정보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 북한을 변화 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가치 실현
이날 국정연설에서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 되었다. 대통령이 미국의 가치실현을 이야기 하면서 ‘트란스젠더(Transgender)’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타임지는 국정연설 해설 기사에서 “이날 대통령이 6,000개가 넘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트란스젠더’ 단어가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썼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우리는 여성, 종교적 소수자, 레스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란스젠더 같은 성 소수자를 박해하는 것을 규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언론의 반응
워싱톤포스트,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부자증세가 다음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당론으로 증세를 반대하지만 2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자증세, 중산층 부양을 무작정 반대만 할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반 서민 정당’으로 몰려 대선에서 또 다시 고배를 들지도 모른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업적도 쌓을 수 있고 다음 대선 민주당 후보에게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두 가지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권력누수를 막고 강력하게 정책을 집행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상원 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해 행정부를 견제하겠지만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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