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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로교, 동성 결혼 인정 _ 기자수첩
 


청교도 후예들 현실을 인정
3월18일 외신들은 ‘미 장로교 동성 결혼 인정’을 타전했다. 미국 개신교 최대 교단이자 신앙의 자유를 찾아 200년 전 신대륙으로 이주했던 청교도의 후신 미국 장로교(PCUSA The Presbyterian Church of U.S.A.)가 동성결혼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장로교는 교회 헌법의 일부인 규례서를 개정해 결혼의 정의를 새롭게 함으로써 동성 결혼을 인정한 것이다. 규례서에 결혼의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계약”에서 “두 사람 사이의 계약이며 전통적으로는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뤄지는 것” “"Marriage involves a unique commitment between two people, traditionally a man and a woman, to love and support each other for the rest of their lives" 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규례서 개정안은 전국 171개 노회에서 과반수인 86개 이상 노회의 찬성으로 확정되었다. 바뀌는 규례서는 6월2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앞으로는 장로교 교회 내에서 동성 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되었고 목사들도 동성 결혼식을 집례할 수 있게 되었다.
동성 결혼 인정과 주례는 각 교회와 목사의 결정사항이지 교단이 강제할 수 없고 교회나 목사가 동성 결혼식 집례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어야 하는 의무조항은 아니고 합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거부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장로교가 동성 결혼을 인정한 것은 동성 커플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을 수용한 것으로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금기시한 교회의 전통적 견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장로교의 동성결혼 인정은 교회사에 한 획을 그을 획기적인 일이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례서 개정이 2012년에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 되었는데 이번에도 비록 과반수가 넘었다 해도 동성결혼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교회들이 교단을 탈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단으로 헤쳐 모여
미 장로교 교단을 탈퇴하는 교회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작년 6월 총회가 시작되면서 동성 결혼이 총회 주요 이슈가 되었다. 미국은 올해 1월 현재 38개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작년 장로교 총회에서 동성애자에게 목사 안수를 주고 동성결혼 주례를 허용했다.
그러나 보수교회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여 교단을 탈퇴 새로 결성된 ECO(복음주의 장로교 언약회)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ECO는 미 장로교가 동성애자에게 목사 안수를 허용한 2012년에 발족했다. ECO는 일 년 만인 2013년에 30개 교회에 교인 만 명에서 2014년 149개 교회에 교인 6만명으로 급속 성장했다. 그만큼 동성결혼 인정에 반발하는 교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교단을 탈퇴하려면 교단법에 따라 노회와 재산분배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회 재산 일부를 포기하거나 부과된 부담금을 지불하여 교회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 모 한인교회는 12억원 상당의 교회를 포기한 채 교단을 탈퇴했고 90억원의 부담금을 지불하고 교단을 탈퇴한 교회도 있다.
전체 장로교 숫자로 볼 때 PCUSA를 탈퇴해 ECO에 가입한 교회 숫자가 아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PCUSA를 탈퇴하고 ECO에 가입하는 교회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장로교단 소속 어느 한인교회는 동성결혼 인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미 장로교단(PCUSA)의 동성결혼 인정한 근거가 ‘포용과 사랑’인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동성결혼은 하나님이 죄로 정의했고 성경대로 결혼은 이성간의 언약으로 정의한다. 우리 교회는 당회와 담임목사에게 주어진 재량과 권한에 따라 동성 결혼을 인정하거나 주례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 이에 따르는 사회적 압력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으로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동성 결혼은 인정하지 않는다.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교단은 성공회, 퀘이커, 그리스도연합교회, 복음주의루터교회 등 총 4개 교단으로 주류 교단으로는 처음으로 PCUSA가 허용 교단에 이름을 올렸고, 연합감리교(UMC)도 동성 결혼 허용 여부를 놓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동성애, 동성결혼은 고대사회부터 있었던 일이다. 주 나라 때 왕중선과 반장이 부부처럼 살았다는 기록이 있고 박창화가 필사 했다는 화랑세기가 사실이라면 신라 화랑들도 동성간에 사랑을 했고 신라 왕들 중에도 동성애 성향 왕들이 있었다.
기독교가 퍼지기 전 그리스 로마시대나 중동, 이집트에서도 동성간 사랑이나 결혼이 있었고 이런 것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거나 비난 받을 일이 아니었다. 이성간의 사랑이나 결혼처럼 흔한 것은 아니지만.
동양에서 동성애, 동성결혼이 이단시되고 금기시 된것은 유교에서 비롯되었다. 사물을 음 양의 조화로 생각하는 유교적 우주관으로 볼 때 양과 양, 음과 음의 결합은 우주 법칙에 어긋나는 해괴한 일이었다. 서양에서 동성애, 동성결혼이 박해받고 탄압받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 황제들에서 비롯되어 동성애, 동성결혼은 처벌 받기 시작하였다.
지금도 동성애를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 중형으로 다스리는 중동지방도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것이니 동성애에 관한 편견이 시작된 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종교에서 기인된 것이다. 유교가 종교냐 아니냐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동 아시아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동성애를 형벌에서 제외한 최초의 국가는 프랑스로 대혁명 후 “피해자가 없으면 범죄도 없다”는 개념으로 동성애, 이단, 마법, 신성 모독 등 피해자 없는 범죄를 비범죄화 시켰다.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간 혁명 정신은 유럽의 동성애를 범죄에서 해방 시켰다.
러시아도 혁명 이후 동성애를 합법화 했다. “소비에트 법률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사회와 국가가 성 문제를 절대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 그러나 스탈린 이후 다시 불법화 되어 러시아에서 동성애는 처벌 받는다. 노동자 정권이 몰락하고 국가 자본주의 등장은 동성애자들의 몰락도 의미했다.
한국은 동성애를 법으로 제재하지 않지만 법으로 보호 하지도 않는다. 동성애자라고 해서 투표를 못 한다거나 주민등록증에 표시를 한다거나 그런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동성애를 인정하는 비율이 20%가 채 안 되어 사회적 합의는커녕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고 사회적 보호가 당분간 불가능 해 동성결혼을 허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
모든 역경을 넘어서
몇 천년 된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딛고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사이에 동성 결혼을 완전히 인정하는 나라가 20여개국에 이르렀고 시민결합 형식으로 인정한 나라가 또한 20여개 국에 이른 것은 인간 이성의 승리이고 인간의 개인의 권리와 선택권 행복 추구권을 인정한 인권의 승리다.
이번에 미국 장로교가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동성애자에게 목사 안수를 허용하자 교단을 탈퇴해 새로운 교단을 결성하는 반동적 현상이 생겼지만 반동적 현상은 점점 소수화 할 것이다. 사회적 변혁에 대한 반동은 변혁의 강도에 정비례하지만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지 못하고 결국은 몰락한다.
사회적 편견과 종교적 편견을 벗어나 동성애자들이 완전한 평등과 권리를 누려 굳이 “게이 퍼레이드” 같은 행사를 할 필요가 없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더디기는 하나 역사는 계속 진보되어 왔으니까.

기사 등록일: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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