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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P 집권과 앨버타 지각변동_기자수첩
 


앨버타 NDP가 44년 PC 집권을 물리쳤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PC 집권만 44년이지 그 이전 사회신용당까지 합하면 80년 동안을 보수이념 정당이 집권을 한 것이다. 올해가 앨버타가 연방에 가입한지 110년 되는 해로 110년 앨버타 역사 중 초기에 자유당 집권 시기를 제외하고는 보수 정당이 집권을 해왔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80년을 집권 해온 보수 정당 대신 진보성향 정당을 택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 할 것이다.
앨버타 유권자들이 진보성향의 사민주의 정당을 택했다는 것은 경북 구미에서 호남 출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 할 수 있다. 그것도 압도적 차이로.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정권 교체는 정상적 정치행위
캐나다 서부 주를 일러 평원 주(prairie province)라고 한다. 매니토바, 사스캐추원, 앨버타가 평원 주에 속하는데 그 중에 앨버타는 특이한 정치성향을 유지해왔다. 매니토바나 사스캐추원은 NDP나 다른 진보성향 정당이 정권을 잡는데 비해 앨버타는 전술한 바와 같이 보수이념 정당이 80년을 집권했다.
이번 정권교체의 원인을 레이첼 노틀리의 개인적 지지도로 돌리는 사람도 있고 짐 프렌티스 주 수상의 선거전략 실패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좀더 근원적으로 살펴보면 앨버타도 보수 일변도에서 매니토바, 사스캐추원처럼 정치 이념이 보수-진보로 혹은 좌-우로 양분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념적으로 양분되는 현상은 여도야촌(與都野村) 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이제는 NDP가 여당이 되었으니 여도야촌인데 에드몬톤이나 캘거리에서는 NDP 후보가 당선되고, 에드몬톤에서는 100% 당선, 캘거리는 25석중 15석을 NDP가 차지했다, 시골에서는 와일드 로즈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여 성향이 양분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양 대도시를 중심으로 NDP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앨버타를 찾는 이민자들이 늘었고 화이트 칼라던 블루 칼라던 노동자 계층이 도심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이다. 도심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노동 계층이 늘어나면서 앨버타 특유의 보수성향이 퇴색하는 동기가 되었다.
이런 사회적 변화 현상은 앨버타 주민들이 합의한 보수주의 이념과 정책이 깨졌음을 나타낸다. 즉, 사스캐추원이나 매니토바처럼 좌, 우 양대 세력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지난 총선, 2012년 총선을 보면 앨리슨 레드포드는 PC 지지자들로서만은 선거를 이길 수 없었다.
자유당을 지지하던 중도좌파 성향의 표를 결집 시켜 이긴 것이다. 필자 기억으로도 많은 유권자들이 자유당 대신 전략적으로 PC에 표를 던졌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NDP가 중도우파 성향의 표심을 잡아 승리할 수 있었다.
앨버타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보수 그 자체다. 그러나 세금문제로 옮겨가면 대부분의 캐나다 인들처럼 고율의 개인소득세, 법인세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진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주민들의 성향변화, 사회적 분위기 변화가 정권교체를 이룬 동력이 되었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PC, NDP, 자유당으로 3분되었던 약 40% 정도의 중도좌파 표가 이번에는 NDP로 몰린 것이다.
근거 없는 불안요소
별로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 일보직전까지 갔었다. 그가 탄핵을 피한 것은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등 따습고 배 부르면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워지기 마련이므로.
영악한 클린턴이 이라크 전쟁 영웅 부시를 이긴 것도 “It’s the economy, stupid”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한 마디였듯 문제는 경제다.
노틀리 당선자의 당선된 다음 날 필자는 출근 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라디오에서는 앨버타 NDP 정권 출범으로 인해 토론토 주식시장 에너지 관련주식이 하락할 것이라는 방송을 했다. 그날 토론토 주식시장 주가지수는 200 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에너지관련주식 하락은 앨버타 재정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와 NDP 정부 사이에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새로 들어 선 NDP 정부는 기업의 접근방식이 기존의 PC와는 다를 것이다. 특히 오일산업 분야가 그렇다. 에너지 로얄티 재검토가 선거공약이었으니 오일업계의 분위기는 긴장되어 있다. NDP 정부는 법인세를 10%에서 12%로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최저 임금은 점진적으로 인상되 시간당 15달러가 될 것이다.
기업쪽에서는 NDP와 대화를 하고 서로 이해 하고 협력 할만한 채널이 없다. 그런 면에서 기업인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NDP 정부를 바라보고 있다. NDP에 기업을 상대할 능력과 식견을 가진 당료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불안 요소다.
이런 불안을 잠 재우고 투자의욕을 고취 시키려 NDP는 텍스 인센티브, 기술 훈련에 보조금 지급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과 공공 의료에 더 많이 예산을 투입하고 인상 된 법인세, 개인소득세 재원으로 균형예산을 편성하고 불요불급한 프로그램을 없애 적자를 줄여 나가고 경제성장을 이룬다면 PC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PC는 없어지던가 와일드 로즈에 합해지는 운명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PC쪽에서 흘러 나오는 ‘NDP가 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말은 불길한 예언의 진원지가 어디인지는 뻔한 일이다. 법인세 올리면 기업들이 다 떠날 것이라는 것도 경제 망치기를 바라는 악성루머로 진원지는 같은 곳이다. NDP는 중도좌파 성격을 띤 사민주의 정당이지 기업을 적대시하는 정당이 아니다. 그런데도 NDP가 반 기업적 정당이라고 덧칠 하는 것은 보수당의 당리당략적 역선전이다. 이 역선전의 피해는 고스란히 앨버타 주민들에게 돌아온다.
사실 앨버타에 반 기업적 정서를 심어준 것은 짐 프렌티스 전 수상이다. 그는 올해 예산 편성에서 모든 것을 올렸다. 심지어 캠프장 사용료까지 올리면서도 ‘마치 끼고 들어 온 자식 위하듯’ 법인세 인상만을 예외로 특별 취급해 앨버타 주민들에게 반 기업적 정서를 키운 장본인이다.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자 수구세력들이 일치단결하여 어떻게 노무현 정권을 물어 뜯었는지를. 레이첼 노틀리가 당선이 확정되어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할 때 “캐나다판 여자 노무현이 되면 안 될텐데” 라는 생각을 한 것은 필자 한 명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다. 희극과 비극으로 번갈아 가면서. 지난번에 비극으로 끝났으니 이번에는 희극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마크 트웨인은 정치인들에 대해 유명한 말을 남겼다. Politicians and diapers must be changed often, and for the same reason. 그 같은 이유로 정치가와 기저귀는 자주 갈아주는 게 좋다. 오래 두면 냄새가 나니까. 더 오래 두면 썩고.

기사 등록일: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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