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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탄압과 정치권력 _기자수첩
 

실종된 아랍의 봄, 무함마드 파흐미 기자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프로파간다에 세뇌된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아랍이나 이슬람 세계를 생각하면 그 사회가 민주주의 원리대로 유지되고 인권과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고 보편적 자유를 누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 인권이나 자유보다 우선되는 엄격한 종교 계율, 독재나 전제주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한 등을 생각하게 된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으로 ‘아랍의 봄’이 시작되는가 했으나 봄은 아직 멀었고 그 부산물로 IS라는 골치덩어리가 생겨났다. 아랍국가 중에서 가장 인구도 많고 비교적 서구화되고 개방적이라는 이집트도 군사 쿠데타로 민주화의 연약한 싹이 군화에 짓밟혀 생명력을 잃고 있다.
캐나다와 유엔, 전세계 인권단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알 자지라 방송의 무함마드 파흐미(Mohamed Fahmy) 기자도 그 희생물이다. 파흐미 기자는 이집트에서 태어나 이집트 국적과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는 이중 국적자로 CNN에서 방송기자로 일하다 알 자지라(Al Jazeera) 방송으로 옮겨 이집트 담당 책임자로 일하다 2013년 12월 말 동료 기자들과 함께 이집트 당국에 체포되었다.
그에 대한 죄목은 이집트가 테러단체로 간주하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의 멤버였고 이슬람 형제단에 협조했고 자금 제공했다는 점, 허위방송을 보도해 이집트 사회에 갈등과 분쟁을 야기했다는 것으로 그와 그의 동료들은 7년 형을 언도 받았다. 그러나 상급법원에서 증거불충분과 재판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재심을 명령했다.
그는 지난 2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어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그 후 외국인 추방법에 의해 추방을 당하려면 이집트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해서 이집트 국적을 포기 하였으나 그는 제2의 고국 캐나다로 추방도 당하지 못하고 이집트에 머물고 있다. 호주 국적의 동료기자는 호주로 추방되었다.
이집트 당국은 지난 3월 이후 파흐미 기자에 대한 재심을 계속 연기하였다. 그는 7월30일 재심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8월2일로 연기되었다. 재심이 다시 연기될지 8월2일에는 판결이 나올지, 판결이 나온다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재심 연기에 대해 파흐미 기자는 극도의 실망감을 나타내며 “(재심이) 평생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허탈해 했다. 그 허탈감, 실망감을 반증하듯 그에 대한 재심은 8월29일로 연기 되었다는 소식이니 재심은 파흐미 기자에게 ‘시지프스의 바위’ 인가?
탄압 당하는 언론인들과 군사 쿠데타
파흐미 기자 보다 프리랜서 사진기자 마흐무드 아브 제이드 경우는 더 참혹하다. 제이드 사진기자는 아무런 혐의도 없이 700일이 넘게 구금되어 있다. 혐의가 없으니 재판도 없고 경찰 조사도 없이 무한정 구금되어 있는 것이다. 이집트 형법에 일시적 구금에는 제한이 없어 이집트 법원은 그의 구금을 끊임없이 45일씩 연장할 뿐이다.
제이드 기자는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축출될 때 축출을 반대하는 군중들의 시위장면을 촬영하다 경찰에 연행되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집트의 민주화 혁명 이후 이집트 최초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군부 쿠데타로 일 년 만에 축출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에 있다.
이집트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엘시시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철권통치 하고 있다. 파흐미 기자가 추방도 당하지 못하고 무한정 연기되는 재심을 기다리는 것도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에 대한 보도와 관련이 있다. 이집트가 테러집단으로 간주하는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 민주화 혁명 때 무르시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세력이다.
이집트 당국은 현 군사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하거나 반대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합법을 가장해 재갈을 물리고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파흐미 기자의 경우는 국제사회가 “캐나다로 돌려 보내라”고 압력을 넣고 있고 인권변호사 아말 클로니가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말 클로니는 배우 조지 클로니의 부인으로 조지 클로니는 평화운동가로 남 수단 독립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제이드 기자는 변호인의 접견조차 허락되지 않는 암담한 환경에서 45일씩 연장되는 끝없는 구금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력에 희생 당한 언론인이 어찌 두 사람뿐이랴.
언론 자유와 위성 방송 알 자지라
파흐미 기자가 몸을 담고 있는 알 자지라는 바레인에 본사를 둔 아랍계 위성방송이다. 1996년 개국한 알 자지라는 아랍어로 `섬' ‘반도’라는 뜻으로 카타르 국왕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일가가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에드몬톤 인구를 훨씬 밑도는 인구 70만명 정도의 중동 지역 소국에 불과한 카타르는 오히려 알-자지라의 인지도 덕분에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아랍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왕가가 투자한 BBC 아랍 방송이 있었는데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방송 송출을 거부하자 BBC에서 언론자유가 침해 당했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그래서 BBC 아랍방송의 직원들은 실업자가 되었는데 그 방송 인력이 알자지라로 흡수되었다.
알 자지라는 투자자인 바레인 왕실이 “절대 보도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은 알 자지라는 거침이 없었다. 성역 없는 거침없는 보도로 20년만에 서구 유수의 방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방송으로 성장했다.
아랍에 관련된 뉴스는 서구 언론의 일방적 보도를 접할 수 밖에 없었으나 알 자지라 방송의 등장으로 아랍 시각에서 방영되는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아랍지역에서는 알 자지라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그 동안 CNN이나 BBC 등 거대 방송들이 얼마나 편파적으로 방송 했었는지 알 수 있다.
아랍권에서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알 자지라는 9.11 이후 빈 라덴이나 탈레반을 독점 취재하는 개가를 올렸다. 김선일씨가 납치 당했을 때도 알 자지라 보도를 통해 상세한 소식을 알 수 있었다. CNN이나 BBC등 서구 언론들로서는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알 자지라의 보도를 받아 방송할 수 밖에 없었다.
아랍의 입장에서 팔레스타인문제를 비롯해 전쟁, 테러 등 아랍문제를 다루다 보니 반미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미국에서는 “테러의 대변자” “탄저균 보다 더 치명적으로 여론을 오염을 시킨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반미, 반 서구적 성향 못지 않게 일부다처제, 정부의 무능과 부패, 섹스, 이슬람 근본주의, 여성의 참정권 등 아랍이 갖고 있는 문제점도 과감하게 꺼내 들어 언론을 통제하는 아랍의 정치권에도 ‘눈에 가시’ 같은 존재다.
자유롭지 못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인권에 속하는 것으로 언론의 자유도 이 범주에 들어 있다. 이 자유는 허용하자는 것이지 권장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언론 자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볼 때 언론자유의 허용 여부는 정치적, 사회적 고려에 좌우 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체제에 순응적이고 사회통념을 벗어나지 않고 무난하게 지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표현이 나왔을 때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문제가 된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잡지 테러가 그런 경우다. 유신체제 비판으로 일어난1974년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도 그런 경우다
파흐미 기자의 경우도 언론의 자유가 정치적 고려의 부산물이 된 경우다. 무슬림 형제단은 카타르와 터키의 지지를 받고 활동자금도 받고 있다. 무슬림 형제단이 무라바크 정권의 장기독재 이후 집권세력이 되기도 했으나 현재 이집트에서는 테러단체로 규정되어 있다. 파흐미 기자가 재심을 통과해 캐나다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카타르와 이집트 사이의 정치적 관계가 중요하다.
그런데 카타르와 이집트의 언론통제는 세계 최악에 속한다. 카타르도 알 자지라에게는 최대한 언론자유를 허용하지만 국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5년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 있는 두 얼굴의 나라다.
전세계적으로 점점 심해지고 있는 언론통제는 이집트와 카타르 문제만이 아니고 선진국이라 해서 언론통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캐나다 경우도 Bill-C 51이 언론의 자유를 비롯해 시민의 기본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전방위로 몰려드는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나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반 테러법안은 무고한 시민을 테러리스트로 만들 수 있다.
파흐미 기자처럼 이중 국적자가 테러혐의로 기소되면 시민권을 박탈 당한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받은 시민권이 박탈 된다는 것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독소적 조항으로 이번 연방총선에서도 이슈가 될 것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천부적인 인간의 권리이나 그 자유의 의미를 알고 지키려는 자들에게만 부여되는 자유다. 그 자유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정권으로부터 통제 받을 수 있고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언론의 자유가 존재 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회의적이지만 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투쟁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언론의 몫이다.

기사 등록일: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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