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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우리는 무엇을 했나? _ 기자수첩
 
항복 전야
1945년 8월15일 일본왕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그런데 일본왕의 항복선언에는 항복한다는 말은 한 마디도 들어 있지 않고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다고 했다. 포츠담 선언은 45년 7월26일 발표된 것으로 13개 조항으로 되어 있다.
제1조는 “우리 미 합중국 대통령, 중화민국 정부 주석, 대영제국 수상은 수 억 국민을 대표해 상의한 결과 일본에 대해 이번 전쟁을 종식 시킬 기회를 주기로 했다.” 즉 기회를 줄 테니 알아서 항복하라는 것이다.
포츠담 선언은 5조에 “이 조건 이외에 이 조건을 대신한 다른 조건은 없고 협상도 없다. 지연도 없다”고 했다. 즉 무조건 항복 이외에 시간 끌기라던가 다른 것은 받아드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싱가포르가 함락되었을 때 항복조인식에서 머뭇거리는 영국의 퍼시발 장군에게 야마시타 토모유키가 “예스카 노카”라고 일갈한 것이 3년 지나 일본이 그런 강요를 받은 것이다.
또한 포츠담 선언은 13조에 “일본정부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면 그 행동에 대한 일본정부의 성의에 적당하고도 충분한 보장이 있을 것이다. 그 이외의 것을 일본이 선택한다면 신속하고도 완전한 궤멸이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하고도 충분한 보장”은 일본 왕은 건드리지 않겠다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신속하고도 완전한 궤멸”은 원자폭탄 사용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일본은 신속하고도 완전한 궤멸을 자초했다.
그러나 일본은 7월31일까지도 항복할 의사가 없었다. 7월31일 일본 왕 히로히토와 기도 고이치 궁내청장관의 대화가 그것을 말해준다. 일본은 원자폭탄 공격을 두 번 받고 나서야 역부족임을 깨닫고 8월15일 무조건 항복을 했다.
평화주의자들이나 반핵주의자들은 원폭으로 인한 일본의 인적, 물적 피해를 애석하게 여기고 슬퍼하고 일본도 자신들이 인류 최초의 원폭 피해자임을 내세우는데 그보다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주변국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 밝히는 것이 먼저다. 하여튼 그렇게 해서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했고 우리에게는 광복이 찾아왔다.
광복의 기쁨과 감격
외세의 지배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외세를 벗어나는 것이 왜 좋으냐? 독립된 주체로서 천부적으로 주어진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나라가 지배적 관계나 종속적 관계를 벗어나 주체적이 된다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보편적 가치 실현으로 노예제도가 없어졌고 2차대전 이후 식민지들이 독립하게 되었다.
광복을 맞아 기쁨과 감격에 넘쳤던 것도 그래서다.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우리끼리 잘살던 못살던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미래를 결정하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 세대 부모세대는 해방의 희열을 만끽하며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뛰쳐나와 만세를 불렀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는 광복절 노래처럼 조국 광복을 맞아 만져보는 흙마저도 감촉이 새롭고 바닷물도 춤을 출 정도로 광복은 우리민족에게 기쁨과 감격으로 다가왔다.
광복의 기쁨, 분단의 아픔
올해가 광복 70주년되는 해인데 그 말은 민족의 비극인 분단역사가 70년 되었다는 말이다. 70년전 손에 손을 맞잡고 거리로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던 우리 조상들 중에 분단의 역사가 70년이나 계속될 줄 알았던 분이 몇 분이나 계실까? 아마 한 분도 없을 것이다.
외세의 지배를 벗어나 우리끼리 운명을 개척하며 살 줄 알았는데 외세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고 분단의 아픔을 70년 째 되풀이 하고 있다. 외세를 단호하게 배격하지 못하고 그 손에 이끌려 분단을 70년이나 끌어온 그 책임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는 것으로 우리의 역량 부족을 탓해야지 다른 이유를 찾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비겁한 행위다.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남 북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로 반 쪽짜리 권력이라도 차지하려고 외세를 등에 업은 행위다. 남 북 권력자들의 반 쪽짜리 권력욕 속에서도 김구선생은 “이제껏 조국의 독립을 연합국(미국, 소련)이나 유엔에 두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죽거나 살거나 우리 민족 자력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구선생은 남북협상에 대해서도 “북쪽의 공산주의자들도 결국 우리와 말이 같고 마음이 같을 뿐 아니라 피가 서로 맥맥히 흐르고 있지 않나. 38선이라는 국경 아닌 국경으로 말미암아 외국인의 턱밑만 쳐다보고 말을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담판을 해보아서 안되면 차라리 38선을 베개 삼아 베고 죽더라도 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자력으로 통일조국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남북협상을 통해 ‘조국통일’을 명분으로 내걸었던 김구선생은 암살당하고 남북에 반 쪽짜리 정권이 들어서 갈라져 대치하다 전쟁이 일어나 분단은 더욱 고착화 되었다.
분단 70년, 남 북은 무슨 생각을 할까?
분단 70년을 맞아 남한은 신년 초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표를 했다. 첫 번째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해를 맞아 단절과 갈등의 분단 70년을 마감하자. 둘 째 국민의 ‘하나 된 마음’이 중요하므로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일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뜻을 모으고 범국민적 초당적 합의로 평화통일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겠다.
세 번째로 이산가족 상봉이 꼭 필요하니 설 전후로 상봉행사를 하자. 네 번째로 전제조건 없이 남북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을 보여달라. 가령 비핵화가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비핵화가 해결 안 되는데 평화통일을 이야기 할 수 없다. 5.24 조치에 대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보상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지되어 온 것이니, 북한은 5.24조치 해제만을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의 대화제의에 적극 응해 달라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신년사에서 민족분단의 비극을 더 이상 되풀이 하지 말고 올해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둘 째 긴장의 격화와 핵전쟁의 위협을 초래하는 전쟁연습들(한미합동군사훈련들)을 중단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자. 합동군사훈련 동안에는 신의 있는 대화와 남북관계 전진이 불가능하다.
셋째 남북은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자신의 제도를 남한에 강요하지 않겠으니, 남한정부도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라. 그리고 남한당국은 북한 체제를 모독하고 세계 여기저기 찾아 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청탁을 그만두라.
넷째 남한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 재개, 부분별 회담, 그리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대화와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다섯째 남북은 이미 합의한 대로 통일문제를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풀어나가야 하며, 올해를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놓는 일대 전환의 해로 빛내자는 것이었다.
남북 화해는 공염불인가
남북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올해가 해방 70년 분단 70년 되는 해이니 단절과 갈등의 70년을 마감하기 위해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마련하는 전환적인 해가 되게 하자는 것과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사뭇 달라진다. 남한에서는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비핵화’를 거론한다. 남북대화에 ‘비핵화’가 조건은 아니라고 하면서 평화통일을 하자면 비핵화가 조건화 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말하면서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한다.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남한은 5.24조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보상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치한 것이니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할게 아니라 대화에 응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5.24조치는 거론하지 않았다. 남한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으나 북한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또한 북한은 “남북은 자기 사상과 제도를 기반으로 통일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일문제는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민족 공동 이익에 맞아야 하니 남북은 서로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남북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선언적 명분적 발언에는 일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각자 주장의 차이점이 많이 있다. 이런 차이점을 풀자면 남북한 모두 대승적,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그러나 남북이 마주 앉아 머리 싸매고 대승적, 전략적 통일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남북관계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살얼음판이고 적대적 관계가 심화되고 있어 통일을 바라는 민족적 소망을 저버리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끝내는 통일은 언제나 오려는지?

기사 등록일: 201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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