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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배기 소년의 죽음 _ 기자수첩
 


소년의 죽음, 자성의 기회
세 살배기 소년 에이란 쿠르디의 시신이 파도에 밀려 터키 보드롬 해변으로 밀려왔다. 빨간색 티셔츠와 청색 반바지를 입고 해변의 엎드린 자세로 발견된 소년의 시신과 그 시신을 안고 가는 터키 경찰의 사진은 전 세계를 분노와 슬픔으로 몰아 넣었다. 소년은 코바니 출신으로 IS와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부모 손에 이끌려 난민선을 탔다 생을 마감 했다.
인간의 본성에는 선과 악이 혼재되어 있어 인간의 본질에 대해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인간의 마음 속에는 약자의 대한 측은지심이 있어 타인이 곤경에 처하거나 불의의 사고, 예기치 않던 불행을 당했을 때 동정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다.
이 측은지심이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잘 표현한 것이 예수께서 비유로 들어 말씀하신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 인”이다. 너무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잘 아는 내용으로 캐나다에도 Good Samaritan이라는 자선단체, 병원이 많이 있다.
정치적 종교적 박해, 전쟁, 자연재해 등의 이유로 속해 있던 공동체를 떠나 다른 공동체를 피하는 것을 난민이나 망명자라 하는데 이런 불행한 처지의 사람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태도가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측은지심의 발로다.
과거에는 프랑스와 캐나다가 그랬다. 오갈 데 없는 난민들에게 “오죽해야 고향을 떠났겠수, 우선 여기서 요기나 하며 살 방도를 찾아보슈.”하며 몰려드는 망명자들에게 선뜻 피난처를 제공해주고 자립할 수 있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기심도 있어 남을 도와주었다 피해 입을까 봐 보고도 모른 체 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때는 난민천국 소리를 듣던 프랑스와 캐나다는 보수화되면서 난민들에 야박해졌을 뿐 아니라 문전박대하기 일쑤였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 유럽국가들도 난민 받기를 꺼린다. 경제도 어려운데 내 식구 먼저 챙기겠다는 것이다.
소년의 죽음은 난민 구제에 야박하게 구는 나라들에게 자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강도에게 다 빼앗기고 부상당해 신음하는 사람을 못 본체 하고 지나는 것은 명분이 어떠하든 이유가 어떠하든 인간의 탈을 쓰고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뒤늦게나마 유럽 국가들은 난민들에게 빗장을 열겠다고 천명했다. 독일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80만명의 난민을 받아드리겠다고 통 큰 제의를 했다. 그러자 나머지 국가들도 난민에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나섰다. 남의 불행을 모른척하고 나만 안락하게 살겠다는 게 양심에 찔렸던 모양이다. 소년의 죽음으로 수많은 난민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새 삶을 찾는다면 소년의 죽음은 헛된 죽음이 아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정말 팔을 걷어 부치고 난민문제에 뛰어들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캐나다 보수주의의 맨 얼굴
재롱이나 떨고 있을 세 살짜리 소년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캐나다 사회는 정부를 향해 난민수용에 유연성을 보이라고 주문했다. 캘거리 시민들도 차가운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시청 앞에 모여 캐나다가 시리안 난민들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는 과거 베트남 난민. 캄보디아 난민, 라오스 난민을 받아들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지원을 해 국제사회 안정에 기여한 바 있다.
총선 유세를 통해 야당도 난민수용에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뮬캐어 NDP 당대표는 “과거 보트 피플 수용하듯 하면 못할 것이 없다”면서 “우선 유엔이 정한 만 명 규모의 시리아 난민을 받자”고 정부에 주문했다.
자유당도 시리아 난민규모를 25,000명으로 늘릴 것을 촉구하며 군사작전으로는 시리아 문제가 근본적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바 스코시아, 매니토바 주 수상도 더 많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앨버타 주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여 단기 대책으로 캐나다 적십자사를 통해 75,000달러를 전달하고 75,000달러는 매칭 펀드로 내 놓았다. 이 금액은 난민들의 음식, 식수, 의복, 약품 구입에 쓰여진다. 그리고 장기 대책으로 10만 달러 기금을 정착 서비스 기관에 보조한다. 10만 달러는 시리아 난민 중 앨버타에 정착하는 난민들의 정착에 쓰여진다.
캐나다 5대도시 시장들도 성명을 발표, 시리아 난민을 캐나다가 수용해 정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연방 보수당은 난민에 대해 완고한 기존 태도를 풀지 않고 있다. 난민을 더 받아드리는 문제에는 난색을 표하며 시리아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난민 수용 숫자를 늘리는 것 보다 군사작전을 통해 IS를 격퇴해야 한다고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IS를 지구상에서 몰아내기 위해서는 군사작전도 필요하지만 군사작전을 통해 IS를 격퇴 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설령 격퇴 시킨다 해도 잠시뿐으로 또 다른 IS가 나올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우리는 얻은 교훈은 독재정권 제거한다 해서 평화가 찾아오기는커녕 수백만 명의 전쟁 난민을 만들어냈고 IS같은 테러단체가 생겨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비아도 마찬가지다. 반미주의 독재자 카다피만 제거하면 미국과 동맹국이 원하는 질서가 중동에 자리 잡을 줄 알았으나 카다피 없는 리비아를 보라, 중동에서 가장 치안이 안정되었던 리비아가 무정부 상태로 변해 알 카에다와 IS가 세력확장을 노리는 테러기지가 되어 세계를 테러 공포로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
IS나 알 카에다 같은 테러단체가 극성을 부리는 책임은 리비아 공격, 이라크 공격에 앞장 섰던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게 있는 것이다. 테러단체가 자생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테러와의 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캐나다 보수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리아 내전과 종교
대규모 난민이 발생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키는 시리아 내전도 이라크, 리비아 복사판이다. 시리아는 1970년 하피즈 알아사드가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 후 독재정치를 하다 2000년 심장마비로 죽고 후계자로 정한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가 정권을 이어 받았다.
40년 이상 이어진 독재정권 하에서 수많은 인권유린, 정치탄압, 반대파에 대한 감금 감시 체포 고문이 이어졌다. 숨 막히는 알아사드 정권의 철권통치 밑에서 신음하던 시리아 민중은 자스민 혁명의 바람이 불어오자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정부는 무자비하게 민주화 요구를 탄압했다.
시리아의 민중탄압은 단순히 독재정권이 민중을 탄압하는 것이 아니라 이면에는 종교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인데 시리아는 수니파가 72%로 다수파다. 즉 소수파인 시아파가 4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는데 민주화 요구세력은 수니파가 많아 민중탄압은 곧 수니파 탄압으로 이는 종파간 갈등을 의미한다.
그러자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터키,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들이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게 무기를 대주어 내전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수니파 중 원리주의 과격파인 IS가 자연스럽게 반정부 세력 편에 섰다. 이에 대해 이란 레바논 등 시아파 국가들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다. 미국을 비롯해 서구사회는 알아사드에게 퇴진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러시아가 알아사드 편을 들고 나섰다. 최근 러시아 연방군이 시리아에서 IS 격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시리아에서 러시아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강력한 우려”를 보냈다.
내전이 종교전쟁, 국제 대리전쟁 성격을 띄며 장기전이 되어 국력이 피폐해지고 정부가 장악력을 잃자 독버섯처럼 피어난 IS가 영토의 일부를 차지하고 이슬람 국가를 선포했다. 반정부세력 지원한다고 서구사회가 공급한 무기가 IS 수중으로 들어가 테러에 이용되는 어이없는 일이 생겼다.
시리아 난민 실태
그러나 내전으로 고통 받는 계층은 일반민중들이다. 4년 넘게 계속되는 내전으로 22만명이 숨졌다. 그 중 절반이 민간인이다. 내전의 혼란 속에 준 국가형태를 갖춘 IS의 무자비한 살육으로 시리아는 공포의 지옥이 되었다.
더 이상 고향에서 살 길이 없어진 시리아인들은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고향을 떠났다. 그 숫자가 1천160만명으로 내전 직전 시리아 총인구 2천3백만명의 절반이다.
난민 중 760만명이 시리아 곳곳을 떠돌며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400만명 이상이 안전한 삶을 찾아 요르단, 이집트, 터키, 레바논으로 떠났다. 이들 중 유럽이나 기타 지역에 정착한 시리아인은 15,000명 수준이다.
이번에 목숨을 잃은 세 살짜리 소년도 터키에서 그리스로 향하는 난민선을 탔다 변을 당했다. 두 살 터울의 소년의 형과 모친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시리아뿐만 아니라 이라크도 기나 긴 전쟁 후유증과 치안 부재로 인한 IS의 발호로 300만명이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국제자선단체는 보고 있어 중동 발 난민 사태는 불경기와 맞물려 당분간 지구촌 전체의 어깨를 무겁게 할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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