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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유가하락_ 기자수첩
 
북미지역의 원유가격 벤치마크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거래가격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 당 40달러 이하로 내려갔다. 12월7일 1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1.91달러 하락한 배럴 당 37.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3일 배럴 당 39.75달러로 40달러 이하로 내려갔는데 지난 8월26일 38.60달러 이후 처음이다.
런던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2.27달러 내린 배럴당 40.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12월3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거래도 38.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11월18일 30달러대로 떨어진 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3대원유 벤치마크가 나란히 동반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12월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례회의가 열리기 전 사우디 아라비아가 조건부 감산을 제안했다. 그러나 조건부 제안에 대해 관측통들은 “고양이떼 몰고 다니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실현 불가능을 점쳤다.
고양이떼 몰고 다니기
사우디 아라비아가 제안한 조건부 감산은 러시아, 멕시코, 오만 등 비 OPEC 산유국도 감산에 참가해야 하고 이라크도 감산하던가 현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그런 조건이라면 하루 100만 배럴 감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제안에 대해 러시아 석유장관은 “원유 생산량을 줄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간단히 일축했다. 이란 석유장관도 “산유량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반대했다. 이란은 제재가 풀리면 산유량을 늘려야 할 입장에 있어 “제재가 풀린 후 이란의 산유량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것은 받아드릴 수 없다.”고 반발했다.
OPEC가 감산결정을 하려면 회원국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각국의 경제사정이 맞물려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 비공개 사전회의에서 베네수엘라가 5% 감산을 제안했다고 하지만 저유가에 직격탄을 맞아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있는 베네수엘라는 오히려 증산을 해도 시원치 않을 형편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이란도 감산을 받아드릴 수 없는 입장이다.
OPEC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을 결정 할 수 없는 이유는 설령 OPEC가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 감산을 한다 해도 비 OPEC 산유국이 감산하지 않으면 국제유가는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시장만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저유가를 감수하더라도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도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원유장관은 “우리가 감산하면 미국, 러시아, 브라질이 우리 몫 다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골수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거북한 존재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가 풀리면 일일 100만 배럴 증산 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의 정치적 종교적 적대관계도 감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다.
이란 제재 해제 임박
이란은 10월18일 핵사찰을 받아드려 핵 합의 이행에 들어갔다. 이란이 합의한 핵 시설 억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유엔 안보리 이사회 5개국과 독일이 사찰을 시작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에 제재 해제를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 갔다.
IAEA가 이란이 약속대로 핵 물질 감축을 이행했다고 판정하고 제재가 풀리는 것은 약 2개월 후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올해 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는 것이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추진을 했다는 죄로 2012년 원유수출, 국제 금융거래가 중지되었다. 이로 인해 이란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중동 세력판도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팔레비 왕조 때만 해도 전형적 친미국가였던 이란은 혁명이 난 후 반미국가로 돌아섰다. 적대적이었던 양국의 관계는 올해 초부터 조금씩 해빙무드가 조성되어 이라크 내 수니파 무장세력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기까지 이르렀다.
시리아 문제 해결에도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현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문제에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인류의 공적이 된 IS에는 뒤로 테러자금을 대준다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미온적으로 대처하지만 이란의 영향력이 중동에서 커지는 것은 절대로 못 본다.
앞으로 중동은 종전의 아랍국가 대 이스라엘에서 수니파 대 시아파 대결이 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의 중동정책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친 이스라엘 정책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셰일가스, 미국의 꽃놀이 패
미국의 외교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안정적 에너지 확보다. 미국이 70년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와 친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미국은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쟁도 불사했다.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은 OPEC의 주요 고객 명단에서 제외될 날이 가까워졌다. 올해 4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최대 원유 수입국 미국을 앞질렀다. 4월 통계를 보면 중국이 하루 74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반면 미국은 하루 720만 배럴을 수입했다.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줄어든 것은 차량 연비 개선으로 사용량이 줄어든 원인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수입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셰일가스는 그림의 떡이었다. 채굴 기술과 개발비용으로 경제성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그리스 계 채굴업자 죠지 미쉘이 수압파쇄(fracking) 공법을 이용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셰일가스가 시장에 첫 선을 보인 1998년 셰일가스가 미국 에너지 총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였으나 10년만인 2008년에는 8.9%로 급격히 늘어났다. 2015년 초 통계에 의하면 현재 기술로 채굴할 수 있는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665조 ft³로 중국, 아르헨티나, 알제리에 이어 세계 4위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확인된 전 세계 매장량은 7299조ft³ 로 전 세계가 60년 쓸 수 있는 양이다.
셰일 오일의 경우도 미국은 러시아에 이어 매장량이 세계 2위로 약 580억 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은 2009년 일일 2,500 배럴이었으나 2012년에는 일일 200만 배럴로 800배 증가했다.
셰일가스 개발 비용도 2007년 1000m³ 당 73달러 수준에서 2010년에는 31달러 수준으로 절반이상 떨어졌다. 셰일 가스/원유 매장량은 미국이 세계 4위, 2위지만 생산량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은 채굴 기술에서 독보적으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가스/원유 개발로 국제 에너지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 미국은 40년만에 에너지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에너지 수출국이 되었고 세계 에너지 시장을 독과점 해온 OPEC의 영향력이 무력하게 되었다. 한국은 2017년부터 미국에서 LNG를 수입한다. 그 동안 한국은 에너지의 80%를 중동에서 수입했는데 중동 일변도의 수입을 탈피하고 연 소비량 10%에 해당되는 양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셰일 에너지를 무기로 종래의 러시아, 이란 등 에너지 패권국들의 권력 약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유럽연합 가스 시장 점유율이 2009년 27%이나 2040년에는 13%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연합에 정치적 목적으로 가스 공급을 이용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유가가 하락을 계속하고 있지만 원유업계에서는 미국의 셰일가스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숨 고르기를 하면서 배럴 당 60달러 선에서 유지되면 경쟁력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OPEC의 위상변화
OPEC는 작년 11월 정례 회의에서 생산량 조절을 통한 유가정책을 포기하고 유가하락을 방치했다. 일년 후 열린 지난 12월4일 연례회의에서도 감산에 합의하지 않아 유가하락을 방치했다. 유가는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 말대로 배럴 당 20달러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해 정례회의에서 OPEC는 일일 생산량을 3천만 배럴 유지한다는 원칙을 정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3,150만 배럴로 생산량 합의가 지켜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생산량 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이란이 곧 복귀할 텐데 이란의 생산량이 미정이므로 일일 생산량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OPEC가 회원국들의 생산량 목표도 합의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그 동안 공고했던 카르텔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번 정례회의 유일한 합의는 “내년 6월에 다시 만나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내년 6월까지는 유가하락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OPEC 회원국들은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1/3을 공급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날로 줄어들어 들고 있다. 줄어드는 영향력을 제치고 미국의 셰일 가스가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오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말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유가하락 부채질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었다. 원유 최대 소비국 중국도 소비량이 줄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로 공급이 넘쳐 원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주요원인이다. 또한 연준의 자넷 예런 의장은 이달 중순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예정이라고 시사했다.
고용증가가 호조를 보이고 실업률이 5%를 유지하고 있어 통화정책 목표인 고용과 물가가 금리인상 목표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고용 호조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며 물가상승률 2% 접근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이고 다만 인상 속도 조절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유가는 떨어진다. 왜 그럴까? 금리가 올라가면 달러 가치도 같이 올라간다. 금리는 그 돈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므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단위당 달러로 구매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이 그만큼 늘어나므로 원유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유가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다.
유가하락으로 에너지 수출이 주 산업인 앨버타 경제에 먹구름을 덮여 있어 올해 출발한 노틀리 정권에 혹독한 시련을 주고 있다. 산업구조 다변화도 에너지 산업이 안정적일 때 가능한 이야기로 길고 긴 저유가 터널을 어떻게 견디고 지낼 것인지?

기사 등록일: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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