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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밴쿠버의 소동_기자수첩
 


연말연시를 맞아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지내던 중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많은 사람들을 충격과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C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밴쿠버에서는 소동이 일어났다.
밴쿠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시리아 난민들을 환영하는 모임이 킹스웨이 중심부에서 무슬림 협회 주관으로 열렸다.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누군가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고 사라졌다.
순간 행사장에서는 소란이 일어났다. 재채기에 눈물 흘리는 사람들,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피하는 사람들로 자리는 혼란스러워졌다. 환영식은 파장이 되었고 주최측이나 초청받은 난민들이나 모두들 씁쓸한 표정이었다.
난민들은 계속되는 내전, 공습과 총격, 테러와 자살폭탄, 정부의 학정과 무자비한 IS의 살육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척을 잃고 정든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희망을 안고 타향에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난민들에게 페퍼 스프레이는 낙담과 좌절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에 “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페퍼 스프레이 공격자를 나무랐다. 로버트슨 밴쿠버 시장도 “역겨운 증오범죄”라고 공격자를 질타했다.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무기로 간주하고 범인 체포에 나섰다. 그러나 시민들 중에는 꽃을 사 들고 난민들을 찾아가 증오범죄에 대해 대신 사과하고 난민들을 위로하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퀼른 집단 성추행 사건
지난 12월31일 독일 퀼른 중앙역에서는 연말을 맞아 축제 분위기 속에서 시내에 나온 여성들이 아프리카 계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에게 집단으로 성추행을 당하고 지갑이나 소지품을 강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90건의 성추행, 1건의 성폭행, 다수의 도난 강도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었다.
유럽에서 반 난민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그래도 비교적 난민에 대해 우호적인 독일에서 북 아프리카 아랍계로 추정되는 남자들이 일으킨 집단 범죄에 대해 독일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랐다. 메르켈 총리가 격노하며 “역겨운 인권침해와 성폭력 행위”에 대해 법치국가의 강고한 책임을 요구했다.
경찰은 범인들의 출신국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범법행위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반 난민정서 확산을 불러 일으켜 난민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을 그은 것이다.
퀼른 집단 성추행 사건의 여파
퀼른 집단 성추행 사건 용의자 32명 중 난민 신청자들이 22명으로 밝혀지면서 난민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을 거부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유럽의 우파 정치인들은 이번 사건을 반 난민정서 확산에 이용하고 있다.
지난 11월13일 일어난 파리 테러로 인해 난민들이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 당했듯이 퀼른 사건으로 인해 옥석의 구분 없이 난민들이 도매금으로 집단 난동 일으키는 잠재적 범죄 용의자 취급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작년 9월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세 살짜리 꼬마 에이란 쿠르디의 시신은 전 세계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 에이린 쿠르디의 시신이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난민 문호를 개방하게 했으나 이번 퀼른 사건을 계기로 일부 국가들은 난민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진행하고 담장을 높일 것으로 점쳐진다.
메르켈 총리도 “갑자기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들의 질서를 잡고 통제 하기에는 취약하다”고 인정했듯 난민을 수용한 나라들은 난민들의 사후관리 문제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밴쿠버에서 일어난 페퍼 스프레이 사건과 퀼른의 집단 성추행 사건은 사건의 성격이 다르고 규모와 사회적 파장도 다르지만 난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난민 수용국가들에게 관심이 되고 있고 캐나다도 퀼른 집단 성추행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캐나다인이 많지는 않겠지만 난민들이 캐나다 생활과 문화에 적응 못하고 범죄의 구렁텅이로 빠져 범법자가 되는 것을 원하는 캐나다인은 없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캐나다는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다. 세계 각지에서 문화와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모인 캐나다는 각각의 고유 문화, 전통, 종교를 인정하는 복합문화 사회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들어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이민국가로서 캐나다는 복합문화로서 국가통합을 이루고 있다. 복합문화의 전통은 20세기의 거의 대부분을 집권한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인 자유당 집권의 영향이 크다. 보수당과 자유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캐나다에서 자유당은 20세기의 69년을 집권했다.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의 가치를 인정하는 캐나다에서 난민들에게 페퍼 스프레이를 뿌린 것은 차이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인정하고 포용에 인색한 것이다. 그러나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 상당한 훈련과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라서 차이를 인정하는데 인색하고 성급하게 차별하려는 경향이 짙다. 내 의견이 관철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고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걸 수치나 모멸로 알고 무조건 따르고 박수 치는 것을 화합으로 알고 있고 비판적이면 ‘종북’이나 ‘문제아’로 모는 것도 다름의 가치, 차이의 가치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문화의 충격
이민 올 때 비행기 타고 태평양 건너면서 한국 살면서 가졌던 생각, 행동, 습관 등은 몽땅 태평양에 버리고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식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데 2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못 버리는 습관 행동 생각이 수두룩하다. 예를 든다면 느긋하게 줄 서서 기다리는 것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해 코스코 갈 일 생기면 줄 서기 싫어 아침에 일찍 간다.
필자뿐 아니라 다른 문화권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나 난민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고 따르며 살아야 하는데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캐나다 문화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생기는 놀라움, 어색함, 불안 이런 것을 문화충격(cultural shock)이라고 하는데 캐나다에 처음 온 이민자들이나 난민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문화충격을 느낄 것이다. 문화충격은 새로운 문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거부하거나 혐오하는 태도를 갖기도 한다.
백인들이 원주민 말살정책을 쓰고 어린아이들을 기숙학교에서 수용하여 “야만인들을 문명인으로 개조” 시킨다고 원주민 문화 단절을 꽤한 것도 문화충격이다. 힘에 의한 지배, 집단의 이익을 위해 타 집단을 약탈하고 정복하는 게 용납되고 정당화 되던 시기에 자행 되었던 원주민 말살정책은 인권이 중요시되고 타 문화에 대한 호혜적 관계가 중요시 되는 현대에는 사라져야 할 유물이다.
난민들은 고향에서 죽음의 공포 속에서 전쟁에 시달리며 폭격으로 집이 파괴되고 가족들이 죽거나 끔찍한 부상을 당하는 경험을 했고 그런 끔찍한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도 상당할 것이다. 그래서 난민들은 캐나다에서 정신 건강 이상 유무도 검진 받는데 우리는 캐나다에 먼저 온 사람으로서 난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그들과 우리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캐나다 가치, 질서, 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페퍼 스프레이 뿌리지 말고.

기사 등록일: 20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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