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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을 맞으며_기자수첩
 
봄이 오는 길목, 입춘 우수가 지나고 잔설 사이로 대지가 맨살을 들어내며 겨울 내내 잉태했던 새로운 생명을 세상에 내보낼 채비를 할 때 봄의 전령사처럼 3.1절이 찾아 온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3.1절이 있다는 것은 일제의 식민지와도 같은 춥고 혹독했던 기나긴 겨울을 지내고 독립이라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환희를 맞이하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3.1운동 당시 국제정세에 밝았던 윤치호의 말처럼 만세나 부른다고 독립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강대국들이 조선에 독립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승만 말대로 “국제법 이란 게 강대국들의 논리를 대변할 뿐 현실적으로 실체도 없는데”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논리에 따라 약소국은 강대국의 식민지가 되는 현실에서 조선의 독립이 그 당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평화적 시위였던 독립만세 운동은 일제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진압으로 무수한 선열들이 죽고 부상을 당하고 감옥에 갇혔고 마침내 실패로 끝났다. 평화적 시위로 시작한 만세운동이 거듭됨에 따라 폭력 시위가 되기도 했지만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다. 조선 민중들의 만세 운동은 만 천하에 조선 민중의 독립의지를 알렸다.
3.1운동을 계기로 많은 독립지사들이 해외에서 산발적으로 벌이던 독립투쟁이 군사, 행정, 외교 면에서 조직적으로 적극적으로 독립투쟁에 나서게 되었다. 또한 독립을 열망하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의 독립투쟁에도 영향을 주었다.
윌슨 대통령, 민족자결주의
3.1운동은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 민주당 출신 윌슨 대통령이 우리와 인연이 있다면 민족자결주의를 천명해 3.1운동의 계기를 만들었고 이승만 대통령이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국제법 박사학위 과정에서 공부할 때 프린스턴 대학 총장으로 이승만의 스승이었다. 이승만이 박사학위 받은 날이 1910년 8월29일로 그날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날이었다.
1차대전후 전후 질서 회복을 골자로 한 14개 조항이 민족자결주의로 알려져 있다. 이 민족자결주의의 본질은 패전국의 식민지를 연합국이 가로채겠다는 것으로 제국주의 이기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패전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오스만 터키 제국은 철저히 인수분해 되어 많은 나라들이 독립했으니 민족자결주의 주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오스만 터키 제국에서 독립한 중동, 북 아프리카 신생국가들은 오늘날 모두 유럽이나 미국 등 전승국들의 영향력을 받으며 실질적 식민지 노릇을 하고 있다.
윌슨 대통령은 1차대전후 전후 질서 회복의 공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나 1921년 조선 대표들이 독립청원을 하려 찾아 갔을 때 정작 만나주지도 않았으니 민족자결주의란 미국인의 시각에서 본 세계질서 개편에 불과한 것으로 제국주의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민족자결주의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어찌 되었던 3.1운동을 계기로 우리 민족에게 독립의지를 고취 시켰다. 또한 1차대전 공동정범 독일도 가혹한 대우를 받게 되었는데 식민지를 모두 빼앗기고 천문학적 숫자의 엄청난 배상금과 알사스-로렌 지방을 다시 프랑스 에 돌려줘야 했다. 이 것은 나중에 히틀러가 2차대전을 일으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평화적 시위와 폭력적 진압
3.1운동의 시작은 전형적인 평화 시위였다. 조선 민중들은 고종황제의 국장이 거행 되던 날 전국에서 만세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기생들까지 만세시위에 참가했다. 그러나 일제는 경찰, 헌병을 동원해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총독부 공식 기록에 의하면 3월1일부터 5월말까지 집회 참가자가 106만명, 사망7,509명, 구속자 4만7천명을 기록했다. 전 국민의 6.3%가 시위에 참가했다.
역사학자 임종국 선생의 기록에 의하면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2개월동안 전국에서 1,214회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만세운동의 폭력적 진압의 대표적 사례는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을 들 수 있다. 1919년 4월15일 수원군 향남면, 현재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 소재 제암리 교회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이다. 3월31일 발안 장터에 약 천 여명이 모여 독립만세를 외쳤다. 진압과정에서 3명이 죽었다.
그 후 검거작전이 시작되었다. 헌병과 경찰은 시위 주도 마을을 습격 해 방화하고 주동자를 체포했다. 이에 흥분한 군중들 2천명이 모여 면사무소를 불태우고 순사 한 명을 죽였다.
이에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 “폭력 진압을 사과하러 왔다.”고 속여 마을 사람들은 제암리 교회에 모이게 한 후 교회를 둘러쌓고 무차별 사격으로 주민들을 학살했다. 사격이 끝난 후 석유를 뿌려 교회에 불을 질렀다.
잊을 수 없는 스코필드 목사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은 캐나다 출신 스코필드 목사에 의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스코필드 목사는 영국 국적으로 1907년 캐나다로 이민 왔다. 그 당시에는 영국과 일본이 동맹을 맺었던 시기로 영국 국적의 스코필드 목사가 독립운동 지원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스코필드 목사는 제암리 학살 사건을 만천하에 알렸을 뿐 아니라 탑골공원에서 열렸던 3.1만세 운동도 사진과 글로 전 세계에 알렸고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면회하는 등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스코필드 목사는 수의학자이자 세균학자로 감리교 목사로 한국 이름은 석호필(石虎弼)이다. 돌처럼 강하고 굳센 호랑이 마음으로 한국인을 돕겠다라는 뜻이다. 그는 1970년4월12일 83세에 국립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나 외국인 신분으로 국립 현충원에 매장 되었다.
스코필드 목사와 함께 독일인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도 한국인들에겐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독일 제1공영방송 카메라 기자인 힌츠페터는 동경 특파원 시절 광주 5.18을 현장 취재한 기록을 근거로 전 세계에 군부 독재의 만행을 알려 5.18이 폭동이라는 주장을 뒤집었다.
지난 1월25일 세상을 떠난 힌츠페터는 “광주에 묻어달라”는 유언대로 시신의 일부가 올해 5.18 행사 때 5.18묘역에 안장된다.
조국에 돌을 던지는 자들
스코필드 목사나 힌츠페터처럼 한국의 독립, 자유를 위해 헌신한 외국인들이 있는가 하면 독립과 자유를 훼손하고 조국의 운명을 외세에 의존하려는 자들이 있으니 뉴 라이트가 그런 부류들이다. 뉴 라이트는 이념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식민사관, 사회진화론을 표방한다.
뉴 라이트 인물 대부분은 종북의 원조인 주사파 출신의 사이비 좌파로 김일성 주체사상을 유일한 진리로 알고 있던 김일성 광신도들이 전향한 것이다. 이들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을 부정해1948년8월15일 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일제 식민지를 통해 근대화가 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낙성대 연구소의 안병직 전 서울대 교수와 그 제자 이영훈 교수 등이 일본 도요타 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일본 우익의 입장을 대변하는 연구 논문에 식민지 근대화론을 싣고 있다.
뉴 라이트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살아있어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는데도 왜곡을 일삼아 위안부들이 자발적 창녀였다고 폄하하고 있으니 피해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다음에는 어떤 왜곡을 일삼을지 모를 일로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올해는 3.1절 97주년으로 3년 더 있으면 100주년이 된다. 선열들이 독립을 열망해 만세운동을 시작한지 100년이 가까워지는데 우리는 아직도 친일파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친일파 명단 발표도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펴고 있으니 맨손으로 만세 부르다 희생당한 선열들에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친일문제를 해결하고 민족 정기를 올바로 세울 수 있을지.

기사 등록일: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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