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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으로 보는 앨버타 자화상_기자수첩
 
정권을 바꿔놓은 유가하락

2014년 중반부터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앨버타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라면 44년을 집권해 온 보수당의 몰락이다. 국제유가 하락이 앨버타 주정부가 책임일 일도 아니고 국제유가 결정에 앨버타 주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유가하락의 불똥은 보수당으로 튀었다.
일년 전 이때쯤 보수당 예산안 발표 때에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민심이 흉흉했다. 원유가 있는 한 평생 떵떵거릴 줄 알았던 앨버타에 50억 달러 적자예산은 충격이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줄줄이 대규모 해고를 발표했고 유가하락으로 인한 불경기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할 것 이라고 경제학자들이 분석을 내놓았다.
주정부 재원확보를 위해 PST 신설 여부가 도마에 올랐고 소득세 인상, 각종 인, 허가 요금이나 벌금 범칙금 인상, 담배세 인상 등 인상이 러시를 이루었다. 특히 보수당이 성역으로 취급하던 소득세율 일률적용이 누진제로 바뀐 것은 보수당이 얼마나 급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와일드 로즈와 NDP 등 야당이 “이 좋을 기회를 놓칠소냐”고 정치공세를 퍼부으며 보수당을 흔들었다.
프렌티스 당시 주 수상은 야당의 정치공세와 민심을 잠재우려 조기총선을 발표, 예산안을 신임투표로 연계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44년을 집권해온 보수당의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그러나 넘쳐나는 자신감은 교만이었고 교만의 결과는 만년 군소정당 NDP에게 정권이 돌아가는 앨버타 초유의 이변이 일어났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NDP의 예산안 적자 100억불 넘을 듯

NDP가 집권하고 일년이 지났다. 일년전보다 유가는 더 내려갔고 ‘엎친 데 덮친다’고 루니마저 동반 하락해 앨버타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4월초에는 2016/2017 예산안이 발표 될 텐데 조 쎄시 주 재무장관은 적자폭이100억달러가 상회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2019/2020 회계연도에나 균형예산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균형예산 여부는 유가가 얼마나 반등하느냐에 달려있는 문제지 주 정부 의지대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원유와 에너지에 목을 매고 있는 앨버타의 현실이다.
전임 보수당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PST(주 정부 판매세) 도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주 정부 살림이 어려워도 PST 도입은 정권의 명운이 걸린 어려운 문제다. 언젠가는 앨버타가 PST를 도입하겠지만.
그 때는 앨버타가 원유나 에너지가 구세주가 아니었다는 환상에서 깨어날 때가 될 것이다. 그러나 PST 도입하는 정권은 GST 도입한 멀루니 정권의 최후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세금 늘어나는 걸 좋아하는 유권자는 없을테니까.
이번 예산안 편성에서 주 정부가 얼마나 씀씀이를 줄일지 의문이나 NDP 정부의 특성상 정부 씀씀이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환경, 교육, 의료, 복지 등 NDP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들은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예산 삭감의 칼을 대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유가와 동반 하락하는 주 수상 인기도

변덕을 부리던 유가는 보수당의 44년 장기집권에 찬물을 끼얹었을 뿐 아니라 노틀리 주 수상의 지지율 역시 끌어내리고 있다. 돌풍을 일으키며 집권한 정당답게 집권 직후 노틀리 주 수상의 지지율이 53%를 기록했으나 유가하락과 함께 지지율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해 앵거스 리드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3%로 내려 앉았다. 8개월 사이에 거의 절반의 지지율이 빠진 것이다.
연예인의 인기나 정치인들의 지지도는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노틀리 주 수상의 지지도 하락은 획기적 동기가 없으면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앨버타에 이민자, 난민들이 많이 자리 잡았고 다른 주에서 이주해온 이주자들도 많지만 앨버타의 보수성이 물갈이 되기에는 아직 일러 사민주의 정당의 정책을 색안경 쓰고 바라보고 있다.
앨버타 특유의 보수성은 대규모 해고,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지연, 에너지 업계의 투자 감소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탄소세, 환경변화 정책 등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정책 보다는 경제부터 살리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자원의 저주’에 걸린 앨버타는 유가 반등이 없는 한 경제 살리기는 ‘백약이 무효’이자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저유가와 셰일가스

배타적 원유 카르텔 OPEC는 1차 오일 쇼크를 비롯해 1970년대부터 세계 에너지 시장을 좌지우지했다. OPEC는 회원국끼리 생산물량을 조절해 가격담합으로 세계 원유 소비자를 울렸다 웃겼다 했다.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던 OPEC의 에너지 시장 통제는 미국의 셰일가스가 등장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혜성같이 등장한 셰일가스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다. 사우디 아라비이를 비롯해 OPEC는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해 셰일가스와 ‘치킨 게임’을 시작했다. OPEC의 견제로 많은 셰일가스 회사들이 생산량을 줄였다. 계속되는 유가 하락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4분기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1,164만 배럴을 기록해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산유국이 되었다. 그 후 저유가로 생산량이 줄어 4월 미국은 하루 9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고 지난 년말 하루 900만 배럴로 생산량이 줄었다. 일부에서는 셰일가스 붐이 끝났다고 속단하고 있으나 셰일가스 붐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2019년에는 하루 생산량이 1,31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량이 줄었다는 것은 유가하락으로 인해 셰일가스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으나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셰일가스는 인간 기술혁신의 승리다. MIT technology는 “5년전보다 굴착 시간은 50% 짧아졌고 한번에 팔 수 있는 굴착거리는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노하우가 쌓이면서 채굴관련 기술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2011년-2014년 사이 셰일가스 시추, 굴착 관련 특허출원이 계속 증가하는 있는 것이 기술 혁신을 반증하고 있다. 미 에너지 정보청 자료에 따르면 셰일가스 시추, 굴착 관련 특허출원이 2011년 12.5%, 2012년 15.2%, 2013년 9.0%, 2014년 33.8% 늘어났다.
또한 저유가로 인해 자본이나 기술력이 취약한 셰일가스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인수 합병이 일어나 자본, 기술면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게 되었다. EOG Resource 경우에는 기술력 향상으로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으로 저유가 시대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고유가 시대는 다시 올까?

지난 주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고유가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하며 “이젠 자유시장이 열렸다”고 일갈했다. OPEC가 가격 조정자, 생산량 조정자의 역할을 내려 놓겠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셰일가스 등장은 고유가 시대의 산물이다. 그 동안 앨버타가 번영을 구가한 것도 고유가 덕택이었다.
앞으로는 원유시장에서 OPEC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미국,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의 영향력이 늘어날 것이다. 산유국이 처해 있는 정치, 경제 상황이 달라 OPEC가 생산량 조절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과거의 패턴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뉴 라이트들이 좋아하는 ‘시장 기능에 맡기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추세로 미뤄 볼 때 원유는 배럴당 50달러-60달러가 기준 가격이 될 것이라고 원유업계에서는 점치고 있다. 배럴 당 100 달러가 넘는 고유가는 상당기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앨버타의 장래

원유 외에는 가진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북미의 중동’ 앨버타는 유가로 인해 상당기간 고통을 당할 것이다. NDP 정부는 경제의 다각화, 직업 창출에 온 힘을 기울인다고 말하지만 앨버타의 체질을 바꾸는 경제의 다각화는 하루 이틀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고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야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몇 주 전 크리스티 클락B.C. 주 수상이 개원 연설에서 앨버타가 지나치게 자원에 의존해 현 경제상황을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고 쓴 소리를 했다. 그러자 야당 와일드 로즈에서 “이웃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발끈했으나 앨버타는 그 동안 자원에만 의존해온 타성을 버리고 이제라도 ‘지식기반 경제’로 정책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 외에도 NDP 정부는 현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환경정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민 와서 이번처럼 따뜻한 겨울을 지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춥지 않아 좋기는 했지만 환경변화라는 재앙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저유가로 인한 경제적 고통도 감내하기 어렵지만 환경이 파괴되고 자연이 훼손된다면 그 대가는 인간 생존의 문제로 지금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탄소세 부과가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를 생각한다면 NDP가 다음 총선에서 정권을 잃는 한이 있어도,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정권에 연연하지 말고 환경정책을 집권 기간 내에 마무리 짓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이 앨버타의 먼 장래로 볼 때 바람직한 일이다.

기사 등록일: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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