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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총리 미국 국빈 방문_기자수첩
 


트뤼도 열풍 미국에도
트뤼도 총리의 미국 국빈방문이 화제다. 19년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총리로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장 크리티앵 총리 국빈 방문 이 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아버지 부시를 이어 받은 클린턴 대통령 때 캐나다 총리의 국빈방문이 있었고 이번엔 아들 부시의 뒤를 이어 받은 오바마 대통령 때 캐나다 총리의 국빈방문이 있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유명 연예인의 인기에 비견할만한 인기를 몰고 다니는 트뤼도 총리의 인기는 미국에서도 여전해 ‘트뤼도 매니아’가 미국으로 전염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든다. ‘트뤼도 열풍’의 진원지는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된다.
그는 총리가 된 후 조각에서 남녀 장관의 비율을 15:15로 정하고 의미를 묻자 “2015년 이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즉 시대적 요청이란 뜻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 시리아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했을 때 25,000명 난민 수용을 결정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실천했다.
또한 그 동안 무관심에 묻혀있던 원주민 소년, 여성들의 실종 및 살인사건에 대해 대대적으로 재조사를 실시했고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게이 퍼레이드 참석을 공언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보였다.
캐나다인으로서는 당연해 보이는 이런 결정이 미국인들에게 신선하고 새롭게 보이는 이유 중에 하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날드 트럼프에 있다.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대의원 확보 1위 트럼프 후보는 인종차별, 사회적 소수에 대한 편견 등을 여과 없이 쏟아내 반 이민정서, 극우주의 성향을 들어내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을 혼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자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는 안될 인물”이라고 기피하고 있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 가겠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어 국경 너머의 젊고 참신하고 사회적 소수를 보듬어 안는 이미지의 트뤼도 총리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19년만의 국빈 만찬
이번 국빈방문 중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비롯해 기후변화 및 환경정책, 테러리즘, 국경관리 협정 갱신 등의 현안을 논의한다. 양국 정상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시하는 성향을 공유해 우호적이고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정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임 보수당 집권 기간 동안에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승인 문제를 놓고 양국간 긴장관계가 형성 되었으나 해빙 무드를 타고 긴밀한 관계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한 듯 19년만에 가진 국빈만찬에는 트뤼도 총리의 모친 마가렛 트뤼도 여사를 비롯해 장인 장모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그 외 국빈만찬 캐나다 측 참석자는 디옹 외무장관을 필두로 9명의 장관, 주미 캐나다 대사, 자유당 의장이 정치, 외교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 외 실업계, 연예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캐나다 출신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 도 참석했다.
만찬에서 두 정상은 친구 이상으로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편안하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즈가 “가족이 상봉한 것 같았다.”라고 전 한 것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만찬 분위기가 중국, 일본 등 다른 외국 정상들과의 만찬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했던 캐나다 총리는 윌리엄 맥킨지 킹 총리가 처음으로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요트에서 원자폭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 1960년 죤 디펜베이커 총리가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국제 평화를 지키는 파트너로서 일 하자고 철석 같이 약속했다.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미국을 2회 국빈방문 했는데 닉슨 대통령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닉슨 대통령도 피에르 트뤼도 총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 때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은 코끼리 옆에서 잠을 자는 것과 같다. 더구나 그 코끼리는 미친 코끼리다.”라는 유명한 발언을 했다.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그 때 백악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캐나다 총리로서 최초로 유일하게 백악관 수영장을 이용한 총리로 남아 있다.
그 후 카터 대통령 때도 미국을 국빈 방문한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카터 대통령과 퀘벡 분리독립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브라이언 멀루니 총리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산성비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1997년 장 크리티앵 총리의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스티븐 하퍼 총리 때에는 국빈 방문이 없이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캐나다 총리들이 미국 방문 때 융숭한 대접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죤슨 대통령 때 미국을 방문한 피어슨 레스터 총리는 템플 대학교에서 강연하며 미국의 월남 정책을 비판했다 다음 날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죤슨 대통령에게 멱살을 잡힌 채 훈계를 듣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미국
캐나다가 미국보다 면적은 넓지만 인구, 경제규모는 약 1/10 차이가 난다. 캐나다 인구는 약 3천5백만영, GDP는 약 1조6천억 달러로 일인당 약 43,000달러다. 미국 인구는 약 3억2천명이다. GDP는 약 18조1300억 달러로서 일인당 56,000달러다.
캐나다와 미국은 똑같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을 한 사촌 정도 사이에다 똑같이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고 같은 NATO 동맹국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2012년 기준으로 미국은3천2백4십2억 달러 상당의 물품을 캐나다로부터 수입하고 2천9백2십4억 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수출했다. 캐나다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 사이의 단일 교역량이 미국 일본 교역량과 같은 수준이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하나의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미국은 남들이 보기에 사촌처럼 절친한 사이 같지만 같은 듯 하면서 다르다. 영국이라는 공통 조상 아래서 나왔으나 한쪽은 영국 왕을 모시는 입헌군주국이고 한쪽은 왕정을 부정하는 공화국이다.
외교적으로 캐나다는 미국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독자적으로 중립 외교정책을 구사해 월남전에도 참전하지 않았고 이라크전에도 참전하지 않았다. 군사적으로 미국의 북미 방공망을 이용하면서도 미국의 적성국가 쿠바와도 가깝게 지내고 대 북한 정책도 미국보다는 유연한 편이다. 이런 중립외교정책이 국제사회에서 적을 만들지 않고 있다.
캐나다, 친미와 반미 사이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미국과 10배 차이 나는 캐나다는 국경의 남쪽에서 불어오는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해도 받지 않을 수 없다. 경제뿐 아니라 같은 영어권이라서 미국의 TV, 라디오, 신문, 잡지, 서적을 통해 문화적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그럴수록 캐나다인은 미국으로부터 캐나다의 정체성을 지키려 한다. 이런 노력은 미국 독립 이후 계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미국이 독립전쟁 당시 캐나다는 미국 독립에 무관심하거나 냉담했다. 독립파들이 동부의 프랑스인들이나 영국인들을 독립전쟁에 참여 시키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모두가 독립전쟁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록 소수지만 영국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왕당파(Royalist)가 있었다. 이 왕당파는 독립파에게 박해를 당하자 캐나다로 집단 망명했다. 5만명 정도의 왕당파가 캐나다 정계의 주류가 되었다. 독립파는 전쟁을 해서라도 캐나다를 정복하려 했으나 영국군이 막아냈다.
영국군은 독립을 막지는 못했으나 독립파의 캐나다 침공은 막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일차대전까지 미국이 보기에 캐나다는 본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왕당파들로 영국에 앞잡이에 불과했다. 영국이 캐나다를 독립 시키지 않고 자치령으로 묶어 두었다 서서히 독립 시킨 것도 미국에 흡수 당할 것을 염려해서였다.
왕당파들이 보기에 독립파는 영국 왕의 은혜를 배반한 역적들로 자연적으로 반미성향을 띠었다. 왕당파들은 미국식의 무한한 개인의 자유에서 비롯되는 자본주의보다는 정부가 역할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왕당파의 기본적 인식이 캐나다를 유럽적으로 만들었고 미국식 자본주의 보다는 유럽식 사회주의가 가미된 사회를 만들었다.
역사적으로는 반미를 통해 캐나다 정체성을 유지해 왔으나 캐나다인의 일상은 미국을 벗어날 수 없어 많은 캐나다인이 GM 자동차를 타고 맥도날드 커피를 마신다. 현실적으로 최대의 무역상대국이다. 이번 트뤼도 총리의 국빈 방문이 미국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계기가 되어 세계 평화를 위해서 좋은 상대가 되고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소외된 소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도 좋은 정책을 나누는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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