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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에도 봄이 오려나 _ 기자수첩
 

앨버타 춘래불사춘
올해는 겨울 없었다, 대신 예년보다 추운 가을이 계속되다 슬그머니 봄이 찾아오는 것 같더니 춘분을 전후해 한기가 느껴지는 걸 보니 순순히 물러나기에는 섭섭한 모양이다. 그래도 밤 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니 아무리 춥다 한들 공식적으로 봄이 시작되어 마음은 어느덧 고향의 진달래 개나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올해는 겨울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절기도 빨라져 부활절도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다. 부활절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종교 축일로서 빠르면 3월 네 번째 일요일 늦으면 4월 네 번째 일요일에 지키게 되는데 올해는 빠른 편으로 3월 네 번째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킨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고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고 죽었던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계절로 부활절을 봄에 지키는 것도 봄이 갖고 있는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기나긴 겨울 동안 차갑게 얼어붙은 땅 밑에서 움츠리고 있던 생명이 온기를 받아 꿈틀거린다.
북풍한설의 겨울이 지나면 화사하고 온화한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는 것이 고진감래라는 삶의 법칙인데 앨버타는 유가 하락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언제까지 일까?
앨버타의 어려운 경제상황도 때가 되면 지나가겠지만 다른 주 들과 달리 올해도 앨버타 경제는 기를 펴지 못할 것 같다. 에너지가 앨버타 수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유가 반등 없이 앨버타 경제가 기를 펼 수는 없으니 봄이 오긴 했으되 아직은 봄이 아닌 것이다.
유가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 곳이 2014년 중반으로2014년 통계를 보면 앨버타 총 수출액이 1천2백14억 달러다. 그 중 원유 수출이 7백62억 달러이고 천연가스 및 액화가스 수출액이 1백3십9억 달러다.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10년 동안 앨버타 수출액이 45%가 늘어날 동안 에너지 수출액은 115%가 늘었고 물량은 59% 늘었다. 비 에너지 수출 비율이 고작 14%로 에너지가 앨버타 경제에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형성되는 있는 한 경제에 관해 추위를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앨버타의 봄은 멀었다. 더구나 국제 원유 시장이 변해 과거에는 OPEC가 조정자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미국의 셰일가스업자를 바라봐야 한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의 사무총장도 4월에 있을 산유국의 생산동결 결정보다 미국의 생산량 감소가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 것에서도 유가 시장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자 미국의 페르미안, 이글 포드의 셰일 지역의 미완결 유정에서 생산재개를 위한 수압파쇄 공사가 시작되었다. 이 지역의 유정수가 줄어들어 현재 600-900개 남아 있는데 남아 있는 유정에서 생산을 재개하게 되면 하루 10만 배럴-3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셰일 유정은 개발 기간이 짧아 유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유가가 상승하면 즉각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현실은 배럴당 100달러가 넘은 고유가 시대가 다시 오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밖에서 보는 앨버타
한 때 앨버타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유가가 하락하기 전인 2014년 2월 실업률이 4.4%였다. 그러나 이번 2월 실업률은 7.9%로 캐나다 전체 평균 실업률 7.3%를 넘어섰다. 앨버타 경제가 움츠러들자 밖에서 앨버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 앨버타가 호황을 누릴 때 바라보던 부러운 시선이 냉소와 비웃음으로 변했다.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도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의견이 대두될 만큼 앨버타가 시기와 질투의 대상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 2월16일-26일 국영방송 CBC의 의뢰를 받아 EKOS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캐나다 다른 주에서는 앨버타의 역경을 비웃거나 빈정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92%가 에너지가 국가경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앨버타가 국가경제에 중요한 역할 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응답자 63%가 앨버타가 연방정부에서 인프라 자금 7억 달러를 즉각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응답자 56%가 연방정부는 앨버타의 실업보험 수혜를 가로막는 규정을 즉각 철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응답자 59%는 유가하락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앨버타가 연방정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응답자의 59%는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찬성하고 있다.
이스트 에너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논란의 대상이다. 현재 에너지는 전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으로 에너지 수출하고 미국은 그 동안 성공적인 에너지 개발로 40년만에 에너지 수출금지를 해제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에너지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 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출 다변화 정책 일환으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구상되었으나 환경문제가 걸려있다. 환경 개선으로 하나 밖에 없는 지구를 보존해야 되는 역할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지구를 살려야 한다는 것은 앨버타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전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다. 두 가지 모두 앨버타에 중요한 문제이므로 앨버타는 환경문제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앨버타의 어두운 면
약 2주전 캐나다 신용평가기관인 이큐팩스(Equifax)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앨버타 일인 평균 부채가 27,576달러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이 액수는 주택 모기지를 제외한 금액이다. 두 번째로 일인당 평균 부채가 많은 주는 사스캐추원으로 전년도 동기보다 14% 늘어난 23.941달러다.
일인당 평균 부채가 가장 적은 주는 매니토바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17,913달러다. 뒤를 이어 퀘벡이 18,070달러로 부채가 적었다.
앨버타에서도 캘거리가 일인당 부채가 가장 높아 28,421달러를 기록했고 에드먼튼 일인 평균 부채는 26,479달러다. 캐나다 전국 평균 일인 부채가 21,458달러임을 비교할 때 캘거리와 에드먼튼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캐나다 전체 개인 부채는 1조6천2백10억 달러로 일년 전 1조5천2백90억 달러에서 약 1천억 달러 늘어났다.
지난 5년간 오일 붐을 타고 앨버타에서는 픽업트럭이나 SUV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4분기 차량 할부금 연체율이 35%가 올라 전체적으로 2.4%가 할부금이 연체 되었다. 할부금 연체는 60일 혹은 그 이상 할부금을 납부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캐나다 전체 평균 차량 할부금 연체율은 1.4%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오일 업계 감원이 차량 할부금 연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체 에너지 개발 원유의 대안이 될까
에너지의 전지전능함을 믿는 에너지 교도들, 아직도 에너지가 앨버타를 구원하는 노아의 방주로 생각하는 에너지 구원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에너지는 생각했던 만큼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홍수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방주처럼 튼튼하고 안전하지도 않다.
아직 앨버타가 올해 예산안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적자액이 상당할 것이다. 100억 달러 적자가 예상되는데 주 정부는 2016/2017 예산 책정에 있어 직업창출과 경제 다양화에 최 우선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은데 현 상태에서 주 정부가 갖고 있는 옵션은 많지 않다.
그래도 꽁꽁 얼어붙은 땅 밑에서 잉태된 가녀린 생명이 발아되는 기적을 보듯 탈 에너지 경제, 경제의 다양성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중 하나가 대체 에너지 개발이다. 역설적이지만 탄소세 부과가 대체 에너지 개발에 채찍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앨버타는 2017년부터 톤당 20달러, 2018년에는 톤당 30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한다.
탄소 뿜어내는 기업들에게는 탄소세가 밉살스럽겠지만 탄소세의 일부가 대체 에너지 개발에 투자된다면 대체에너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약 2주전 글로벌 TV에서는 품질이 떨어지는 등급 외 캐놀라 오일을 이용해 친환경 연료를 만드는 기업을 소개했다.
이 대체 에너지 생산업체는 에드먼튼 지역에 35개의 직업을 창출하고 2020년에는 112,000톤의 탄소를 줄인다. 이 수치는 차량 23,000대가 뿜어내는 탄소량이다. 이것이 친환경적 기술혁신으로 앨버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다.
오일샌드에서 일하던 리암 힐더브란트는 작년 봄 오일 가격이 곤두박질 치는 걸 보면서 대체 에너지 사업을 구상했다. 그는 기존 건물에 태양열 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구상을 했다. 우선 공공건물 100군데를 태양열 에너지로 교체하는 것으로 앨버타 주 정부에 파트너쉽을 신청했다.
이 사업을 위해 오일샌드에서 해고된 동료 전기 기술자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들을 오일 전기 기술자에서 태양열 전기 기술자로 전환하는 재교육이 필요하다. 태양열 에너지 사업도 친환경적 기술혁신이지만 보수성향의 에너지 광신도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앨버타가 10년 주기로 널뛰듯 하는 에너지만 믿고 있을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전화위복이라고 유가가 곤두박질쳤다 요즘 배럴당 40달러 언저리에서 서성거릴 때가 앨버타에게는 기술기반 지식기반 사회로 가는 기회다. 당분간은 고통스럽고 어렵겠지만 “에너지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 영어로 better than nothing이 되어야 하고 대체 에너지, 재생 에너지 개발로 자원기반 경제에서 기술기반 지식기반 경제로 옮겨가야 한다.
클린 에너지 캐나다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세계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 기록적 자금을 투자했다. 4천9백70억달러를 태양열 에너지 개발, 풍력 에너지 개발에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도 동기에 비해 7% 늘어난 금액으로 낮은 유가가 대체 에너지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오일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 오일산업 종사자, 오일산업이 앨버타를 다시 부강하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 오일교도들은 대체 에너지, 재생 에너지가 몽상이라 고 비웃겠지만 세상은 변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기사 등록일: 20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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