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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범죄, 테러_기자수첩
 

생겨서는 안될 비극
생겨서는 안될 비극이 또 다시 벌어졌다. 6월12일 새벽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 클럽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50명이 사망하고 최소 53명이 부상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사상자 규모로 볼 때 9.11 다음으로 큰 테러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이 사건은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수사 중이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범인 오마르 마틴의 아버지는 오마르가 몇 달 전 거리에서 게이 남성들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몹시 불쾌해 했다는 증언이 게이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범인이 범행장소로 택한 펄스(Pulse) 나이트 클럽도 게이 나이트 클럽이라 증오범죄 심증을 굳혀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사건의 성격을 증오범죄이자 테러공격으로 규정했다. 수사당국은 범인이 IS의 이념을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분자 ‘외로운 늑대’로 추측하고 있다.
증오범죄
증오는 ‘좋아하지 않는 감정’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 ‘몹시 싫어함’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증오범죄는 종교, 인종, 국적, 성적 지향성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몹시 싫어하거나’ ‘사무치게 미워해’ 말이나 행동으로 위해를 가하는 범죄다.
증오범죄는 대부분 협박이나 단순 폭행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나치가 유대인을 ‘몹시 싫어해' 빚어진 집단 학살은 인류 최대의 증오범죄이고 지난 달 서울 강남역에서 일어난 여성 살인사건도 여성을 몹시 싫어해 일어난 증오 범죄다.
증오범죄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이유는 다른 범죄에 비해 더 잔인하고 더 폭력적이 될 수 있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여성 증오 범죄는 모든 여성이 범죄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증오범죄의 시작은 편견
편견이란 어떤 사물이나 집단, 개인에 대해 지니고 있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나 견해, 판단을 말한다. 편견이 무서운 이유는 한번 고착되면 이후에는 아무리 옳바른 정보가 주어지더라도 자신의 편견을 굳어지게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편견은 편견을 부정하는 증거나 주장에 대해 공격적이고 저항적이다.
그리고 편견은 객관적이나 과학적으로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고 도덕 윤리적으로 선악의 문제도 아닌 감정적인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 뉘우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 객관적 사실 여부를 떠나 감정적으로 미워하거나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어난 올랜도 나이트 클럽 총격사건도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빚어낸 사건이다. 이혼한 부인의 증언에 의하면 이번 사건의 범인은 그다지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IS에 충성을 맹세한 범인은 IS의 이념에 따라 게이 나이트클럽에 총격을 가해 무고한 생명을 살해했다.
IS는 동성애를 증오해 온갖 악랄한 방법을 동원해 동성애자를 살해하고 살해하는 장면을 공개한다. 그러나 동성애를 증오하는 것은 개신교 근본주의도 마찬가지라 극과 극은 통한다고 이슬람 근본주의나 개신교 근본주의나 동성애를 증오하는 면에서는 똑같다.
개신교 근본주의의 동성애 편견
서양사회에서 동성애 증오의 뿌리를 심어 준 것이 개신교 근본주의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IS 추종자에게서 일어났지만 개신교 근본주의도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물론 남 침례교 같은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은 IS처럼 무지막지 하지 않아 대놓고 동성애자를 혐오하거나 증오하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지는 않으나 고상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혐오하고 증오한다.
“우리는 그들은 미워하거나 혐오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죄를 깨닫고 회개하고 돌아오면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고 믿음 안에서 형제자매로 대해준다.” 그러나 동성애를 죄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 증오와 편견의 시발점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과학자들의 관찰과 실험에 의해 동물이나 식물의 8%-10%에서 동성애 성향이 발견되고 심지어 용맹의 상징인 숫사자들도 동성끼리 짝 짓기를 한다는 예에서 볼 수 있듯 동성애는 자연적인 현상이나 이런 사실을 받아 들이는 것을 거부한다.
신명기 민수기에 동성애를 죄라고 했고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문에 저주 받고 망했다고 믿고 있으니 동성애는 죄인 것이다. 동성애가 죄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의 동성애 혐오 와 증오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일점 일획도 떨어지지 않는 진리인 성경에 정당성을 근거하고 있으니 아무리 세속국가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고 법률적으로 차별을 없앤다 해도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하느님 것은 하느님에게로” 를 고집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율법이 완성되었고 그 율법의 정수가 사랑과 희생이라고 강조 하면서도 몇 가지 율법 규정은 예외적으로 지금도 적용되는데 동성애를 죄로 취급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이고 십일조라던가 일부 교단에서 여성에게 교권을 주지 않는 것도 성 차별이지만 성경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혐오범죄 방지법
미국에서 혐오범죄 방지법이 제정된 것이 1968년이다. 처음 법이 만들어질 당시에 이 법은 인종차별 방지에 목적을 두었다. 그러다 인권단체에서 법의 확대적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2009년 법 개정에서 성 소수자를 비롯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에 대한 차별도 증오범죄에 포함 되었다.
그러나 법 제정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사회적 인식변화다. 동성애도 이성애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캐나다는 비교적 열린 사회로서 현대 캐나다의 골격을 세운 자유당의 노력으로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는 분위기가 조성 되었으나 몇 천년동안 금기시 되어 왔던 동성애를 비롯한 성 소수자들 존재가 자유롭게 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전통이나 관습이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 인종, 성 정체성 등사회적 소수에 대한 편견의 시작은 적대적 언어에서 시작된다.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는 것도 적대적 언어다. 적대감을 말로써 표현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 두 번 째 단계는 편견 대상에 대한 회피현상이다. 같이 놀거나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편견의 대상을 따돌리는 것, 왕따 시키는 거다.
세 번째 단계는 차별이다. 편견의 대상에게 손해가 되고 해로운 차별을 가하는 것이다. 고용, 주거, 교육, 기타 사회적 권리에서 배제 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폭력이다. 폭력은 단순폭행에서 상해, 살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번에 일어난 게이 나이트클럽 사건도 편견의 마지막 단계인 살인으로 끝이 났다. 편견이 빚어낸 비극이다.
게이 프라이드 주간에
지난 토요일 에드먼튼에서는 게이 프라이드 주간이 시작되었는데 게이 프라이드 주간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게이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 아직 그들이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직도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캐나다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사고가 나자 앨버타에서는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관공서, 학교는 이번 금요일까지 조기를 계양 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에펠탑에도 올란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무지개 깃발이 조기로 걸렸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한국에서도 게이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진보 기독교회가 참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보수 근본주의 교단인 총신대학 동성애 모임이 학교 이름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참가한 것이다. 총신대 측은 “우리 총신대에 동성애 동아리가 없다”고 공식 부인하고 게이 축제가 열리는 코 앞에서 반대하는 시위를 했지만.
이번 올랜도 총격 사건은 비극적 사건이고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그러나 그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아 이 땅에 ‘차별 없는 사회’가 이루어지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이 테러의 폭력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기사 등록일: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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